
최근 정부가 내놓은 ‘K-반도체 2강 도약’ 전략에 국내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계가 들썩이고 있어요. 그동안 스타트업들이 가장 어려워했던 ‘생산 파트너’ 확보 문제와 연구개발, 자금 지원 등이 대대적으로 개선될 전망이거든요. 특히 인공지능용 반도체에 힘을 실으려는 의지가 돋보인 점이 업계에도 좋은 소식으로 받아들여졌죠.
중소 팹리스들은 막대한 비용 부담에 글로벌 기업 사이에서 고군분투해 왔어요. 흔히 수천 억 원이 투입되는 칩 개발은 작은 내수 시장만으로는 절대 버틸 수 없는 구조예요. 큰 손도 못 잡고, 검증용 시제품 생산도 어려워 개발 자체가 지체되는 상황은 혁신의 발목을 꽉 붙잡는 셈이죠.
정부가 밀고 있는 ‘상생 파운드리’ 사업은 중소 팹리스들이 R&D 단계에서 시제품을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할 예정이에요. 문제는 과거 비슷한 시도가 실패했던 전례가 있어서 이번에는 실효성 있는 운영과 지속적 지원이 관건이라는 점이에요. 4조 원이 넘는 투자 규모도 부담이자 기회가 될 수 있어요.
2011년에 나온 ‘지멤스’라는 이름의 MEMS 파운드리 사업은 공정 운영 미숙과 기술력 부족으로 결국 해산됐어요. 이후에도 비슷한 이유로 많은 팹리스 지원 사업이 힘겨워졌죠. 이런 좌절을 딛고 지속적인 투자와 관심이 없다면 이번에도 같은 길을 갈 수 있다는 경고는 무시할 수 없어요.
김경수 팹리스산업협회장은 정부 정책의 장기 연속성과 세심한 관리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해요. 4~5년의 시간이 걸릴 수도 있지만 ‘상생 파운드리’가 제대로 자리 잡으려면 계속된 업그레이드와 장비 유지에 상당한 비용과 노력이 뒤따라야 하니까요.
굳이 숨길 필요는 없죠. 팹리스 산업 살리기는 단순한 정책 퍼주기 게임이 아니라 글로벌 경쟁 속에서 국내 중소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강력한 밑받침을 마련하는 문제라는 점을 말이에요. 만약 이번 기회를 잘 살린다면 미래 반도체 산업의 ‘숨겨진 주역’들이 나오지 않을까요? 너무 낙관하기엔 현실이 냉정하지만 그래도 희망을 놓지 않는 편이 낫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