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파트에서 층간소음 문제가 단지 밤잠 못 이루는 수준에서 끝난다고 생각했다면 큰 오산입니다. 최근 4년 새 층간소음으로 인한 갈등과 민원이 5배나 급증했고 심지어 흉기 난동이나 방화 시도 같은 강력 범죄로까지 이어지는 사례도 등장했죠. 소음 때문에 법정 다툼 뿐 아니라 무서운 폭력 사태까지 벌어질 수 있다는 사실, 놀랍지만 현실입니다.
소음을 크게 만드는 '중량충격음'은 신축 아파트에서는 슬래브 두께를 늘리는 등 기술적 대책이 있지만, 이미 오래된 아파트나 빌라에는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물리적인 한계가 뚜렷하다 보니 법과 제도의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고 오히려 갈등이 더 커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죠. 결국 제일 필요한 것은 이웃 간 진심 어린 배려와 이해입니다.
초기에는 고무망치로 천장을 두드리는 정도였던 보복 소음이 이제는 '골전도 스피커'를 이용한 정교한 괴롭힘 수단으로 발전했습니다. 이 골전도 기술은 보청기 등에 쓰이던 음파 전달 방식인데, 이마저도 층간갈등을 무자비하게 부추기는 도구로 전락한 셈입니다. 이런 장치 사용이 법적으로 어떻게 처리될지는 미지수지만, 분명한 건 법 밖에서 벌어지는 갈등이 심각해졌다는 사실입니다.
경찰도 층간소음 관련 갈등에 직접 개입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법원의 영장 없이는 집에 강제로 진입할 수 없고 결국 신고가 있어도 소음 측정 등 권고 수준에 머물러 실질적인 처벌이 어렵습니다. 보복 소음이 발각돼도 법적으로 문제 삼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주민 개개인의 평화 유지 노력이 절실한 현실, 참 씁쓸하지 않을 수 없어요.
웃픈 건 층간소음 보복대신 아기 울음소리를 틀어 놓는 게 차라리 합리적 해결책으로 여겨진다는 사실입니다. 실제로 이웃들이 아기 소리에는 관용적이라고 하네요. 층간소음 분쟁당사자도 어느 정도 감성적 완충 장치를 찾는다면 소음에 대한 분노를 조금은 줄일 수 있지 않을까요? 층간소음 문제는 결국 서로에 대한 ‘인간적인 배려’ 없이는 법과 제도만으로 완벽히 해결될 수 없는 복잡한 사회 현상이니까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