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카카오톡 ‘친구’ 탭이 인스타그램식 피드형 인터페이스로 바뀌면서 사용자들이 멘붕에 빠졌습니다. 기존에 가나다순으로 깔끔하게 정리됐던 전화번호부가 친구들의 일상 스토리, 프로필 변경 내역 등으로 도배되었거든요. 갑자기 상사나 거래처 사람들의 사생활이 타임라인을 통해 쏟아지자 "내가 왜 부장님 출근길 인증샷을 봐야 하지?"라는 원성이 빗발쳤죠.
카카오는 프로필 업데이트가 월평균 1340만 명에 달한다는 데이터를 들며 "친구 탭을 타임라인처럼 개편하면 더 자연스러운 소통이 가능할 것"이라 설명했어요. 근데 현실은 “매달 일상을 공유하는 사람이 4명 중 1명”이라는 점과 “그걸 모두가 보고 싶어 하느냐”는 건 별개였던 거죠. 이용자들은 치밀어 오르는 프라이버시 침해 불만과 함께 앱 평점 테러에 탈카톡까지 언급하며 격렬히 저항했습니다.
대부분 기업이라면 ‘아직 시간이 필요해’라며 버티기도 하지만 카카오는 딱 일주일 만에 기존 친구 탭 원래대로 복구하겠다고 선언했어요. 피드형은 아예 없애지 않고 ‘소식’ 메뉴 별도 분리로 절충하는 모양새였는데요. 사용자 요구를 이토록 빠르게 수용한 흔치 않은 사례지만 적어도 이번 사안에선 “시간이 해결해 줄 거야”란 경영진 자신감이 완전히 빗나간 셈이 됐습니다.
이번 개편은 단순 UI 변화라기보다 광고 노출 공간 확대와 카톡의 소셜 플랫폼 전환 전략이 숨겨졌다는 평가도 적지 않습니다. 현재 포화된 카카오톡 유저 수를 보며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찾아야하는 현실에서 보면 이해할 만한 선택이기도 하죠. 하지만 공공재처럼 써온 국민 메신저에서 사용자 신뢰와 프라이버시 문제는 언제든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점, 잊으면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