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 및 자가격리자 변호사시험 응시 제한 조치 위헌 확인 사건

법무부장관이 제10회 변호사시험 실시와 관련하여 코로나19 확진자의 응시를 금지하고, 자가격리자의 응시 사전 신청 기한을 제한하며, 고위험자를 의료기관으로 이송하도록 공고한 조치가 청구인들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여 위헌임을 확인한 사건입니다. 헌법재판소는 감염병 확산 방지라는 목적의 정당성은 인정했지만, 확진자의 응시 기회를 보장하는 대안이 있었고, 자가격리자 신청 기한을 제한하거나 고위험자를 일률적으로 이송하는 것이 시험 운영 편의를 위한 것으로 피해 최소성 및 법익 균형성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청구인들: 제10회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예정이었던 사람들로, 코로나19 관련 응시 제한 조치로 인해 시험 응시 기회가 박탈되거나 제한될 위기에 처하여 기본권 침해를 주장한 사람들입니다.
• 피청구인: 법무부장관으로, 제10회 변호사시험의 주관 기관으로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이유로 확진자 응시 금지, 자가격리자 신청 기한 제한, 고위험자 의료기관 이송 등의 응시 제한 조치를 공고한 주체입니다.

분쟁 상황

코로나19가 1급 감염병으로 지정·관리되던 시기인 2020년 말, 법무부장관은 2021년 1월 5일부터 9일까지 실시될 제10회 변호사시험과 관련하여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응시자 준수사항 및 유의사항을 공고했습니다. 이 공고에는 코로나19 확진환자의 시험 응시를 전면 금지하고, 자가격리자는 2020년 12월 22일부터 2021년 1월 3일 18시까지 사전 신청해야만 별도 장소에서 응시할 수 있도록 했으며, 시험 중 발열 등 고위험 증상이 있는 응시자는 의료기관으로 이송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에 청구인들은 이러한 조치가 자신들의 직업선택의 자유, 건강권, 생명권,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2020년 12월 29일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습니다.

핵심 쟁점

법무부장관이 공고한 제10회 변호사시험 관련 코로나19 확진환자 응시 금지, 자가격리자 사전 신청 기한 제한(2021. 1. 3. 18:00까지), 그리고 시험장 내 고위험자 의료기관 이송 조치가 헌법상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변호사시험 응시 예정자들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헌법재판소는 피청구인의 '제10회 변호사시험 일시·장소 및 응시자준수사항 공고'(법무부공고 제2020-360호) 제4의 나.항 '자가격리자 시험 응시 사전 신청' 가운데 신청기간 중 "2021. 1. 3.(일) 18:00" 부분 및 "사전 신청 마감을 2021. 1. 3.(일) 18:00까지로 제한" 부분과, 피청구인이 2020. 11. 23.에 한 '코로나19 관련 제10회 변호사시험 응시자 유의사항 등 알림' 가운데 '(붙임 1) 코로나19 응시자 유의사항' 중 "코로나19 확진환자는 시험에 응시할 수 없습니다." 부분, '자가격리자 시험 응시 사전신청'의 신청기간 중 "2021. 1. 3.(일) 18:00" 부분 및 "사전 신청 마감을 2021. 1. 3.(일) 18:00까지로 제한" 부분, '(붙임 3) 응시자 시험장 출입 및 발열 검사 절차' 중 '고위험자의 의료기관 이송'에 관한 부분이 각 청구인들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여 위헌임을 확인했습니다. 이미 행위가 종료되었으므로 동일 또는 유사한 기본권 침해의 반복을 방지하기 위하여 선언적 의미에서 위헌확인 결정을 내렸습니다.

결론

헌법재판소는 법무부의 코로나19 관련 변호사시험 응시 제한 조치들이 응시 예정자들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한다고 판단하여 위헌임을 확인하였습니다. 이는 감염병 유행 상황이라 할지라도 기본권 제한은 최소한에 그쳐야 하며, 구체적인 상황과 대안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결정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헌법 제15조 (직업선택의 자유)​: 모든 국민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가지며, 이 사건에서 변호사시험 응시 기회는 변호사라는 직업을 선택하기 위한 필수 전제이므로, 직업선택의 자유와 직접적으로 관련됩니다.
2. 헌법 제37조 제2항 (기본권 제한의 한계)​: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고 규정합니다. 이는 '과잉금지원칙'과 '법률유보원칙'의 근거가 됩니다.
3. 과잉금지원칙: 기본권 제한 시 다음의 네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는 헌법 원칙입니다.
   •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감염병 확산 방지 및 시험 운영 관리라는 목적은 정당하며, 응시 제한은 감염병 전파 가능성을 낮출 수 있어 적합성은 인정되었습니다.
   • 침해의 최소성: 법무부의 조치는 확진환자가 별도 장소에서 응시할 대안, 자가격리자 신청 기한 유연화, 고위험자 분류 기준 명확화 및 예비 시험실 활용 등 피해를 최소화할 다른 방안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채택하지 않아 충족되지 못했습니다.
   • 법익의 균형성: 시험 운영의 행정 편의나 제한적 감염병 확산 방지라는 공익에 비해, 변호사시험 응시 기회 박탈로 인한 응시자들의 중대한 직업선택의 자유 침해가 훨씬 크다고 보아 충족되지 못했습니다.
4. 법률유보원칙 (재판관 이선애의 별개의견)​: 기본권 제한은 반드시 법률에 근거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재판관 이선애는 변호사시험법 제5조(응시자격) 및 제6조(응시 결격사유)가 특정 사유들을 열거하고 있으므로, 법무부장관이 감염병 확산 방지를 이유로 확진환자 등에게 새로운 응시 결격사유를 창설할 법률적 근거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변호사시험법 시행령 제2조는 시험 공고에 관한 사항을 정할 뿐, 응시 자격이나 결격사유를 변경할 권한을 부여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감염병예방법 역시 입원·격리·이동 제한 등 강제조치를 정할 뿐 시험 응시 제한과 같은 새로운 기본권 제한을 예정하고 있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참고 사항

1. 감염병 유행 시 시험 주관 기관은 확진자 및 격리자의 시험 응시 기회를 최대한 보장하기 위한 대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합니다.
2. 병원이나 생활치료센터 내 별도 시험장 마련, 시험 운영 인력 확보 방안 등을 사전에 충분히 검토해야 합니다.
3. 자가격리자 응시 신청 기한은 충분한 유연성을 확보하여, 시험 직전 또는 시험 기간 중 자가격리 통보를 받는 응시자들도 응시할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합니다. 기한 이후 발생한 상황에 대한 명확한 응시 방안을 공지해야 합니다.
4. 고위험자 분류 및 의료기관 이송과 같은 강력한 조치는 그 정의와 판단 기준을 명확히 하고,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5. 발열 등 증상이 있는 응시자를 위한 예비 시험실 활용 등 감염병 확산 방지 목적을 달성하면서도 응시 기회를 최대한 보장하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6. 감염병 확산 방지라는 공익도 중요하지만, 시험 응시 기회 박탈로 인한 개인의 중대한 불이익을 고려하여 기본권 제한은 과잉금지원칙에 따라 최소한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다른 시험(예: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방역 사례를 참고하여 효과적인 대책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