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40년 전 미국으로 이민 간 후 헤어진 형제를 찾기 위해 그의 주민등록초본 또는 주소를 공개해달라고 정보공개 청구를 하였으나 공공기관이 비공개 결정한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에서 법원이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사건입니다.
원고 A는 40년 전 헤어진 형제 B를 찾기 위해 피고 강원도 고성군수에게 형제의 주민등록초본 또는 주소 공개를 청구했습니다. 그러나 피고는 주민등록초본 또는 주소가 정보공개법상 비공개 대상 정보이며 원고가 주민등록법상 초본 교부 신청 자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비공개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에 원고는 가족을 찾는 중대한 목적이 있으므로 정보 공개가 이루어져야 하며 피고가 제3자인 형제 B에 대한 통지 절차를 거치지 않아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헤어진 가족의 주소 정보를 찾는 목적으로 한 정보공개 청구가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 제6호의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 정보공개법이 아닌 해당 법률이 우선 적용되는지에 대한 판단이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법원은 원고의 정보공개 청구가 주민등록법에 따라 주민등록초본 발급 요건에 해당하지 않아 비공개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주소 공개 청구를 주민등록초본 발급 목적과 동일하게 보았으며 정보공개법이 아닌 주민등록법이 우선 적용되므로 정보공개법상 제3자 통지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은 절차상 하자가 아니라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하여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정보공개법)과 주민등록법이 주요하게 적용됩니다.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6호는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를 비공개 대상 정보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주소 정보는 일반적으로 사생활 보호의 대상이 되는 정보로 분류됩니다. 또한 정보공개법 제4조 제1항은 '정보의 공개에 관하여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법률에 따른다'고 명시하여 다른 개별 법률이 정보공개법에 우선하여 적용될 수 있음을 규정합니다. 주민등록법 제29조 제2항은 주민등록표 열람 또는 등·초본의 교부를 신청할 수 있는 대상을 본인이나 세대원 외에 일정한 법적 요건을 충족하는 이해관계인으로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주소 공개 청구를 주민등록초본 발급과 동일하게 보아 주민등록법의 적용을 받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정보공개법 제11조 제3항은 정보공개 청구 대상 정보가 제3자와 관련이 있는 경우 공공기관이 제3자에게 통지하고 의견을 들을 수 있도록 하는 절차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주민등록법이 우선 적용되므로 정보공개법상 제3자 통지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이 절차상 하자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개인의 주소나 주민등록초본과 같은 정보는 사생활 보호를 위해 엄격하게 관리되는 민감한 정보입니다. 헤어진 가족을 찾고자 할지라도 법에서 정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개인 정보를 얻기 어렵습니다. 정보공개 청구 시 다른 법률에 해당 정보 공개에 대한 특별한 규정이 있다면 해당 법률이 정보공개법에 우선하여 적용되므로 반드시 관련 법률의 내용을 확인해야 합니다. 이 사건의 경우 주민등록초본 발급에 관한 주민등록법이 정보공개법보다 우선 적용되었고 주민등록법은 본인, 세대원, 또는 일정한 이해관계인 등 제한된 경우에만 주민등록표 열람 또는 등·초본 교부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개인 정보 공개가 가능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