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권
원고 A는 피고 B에게 돈을 빌려주었고, 피고 B는 주식회사 C의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는 양도담보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피고 B가 채무를 갚지 못하자 원고 A는 이 주식의 주주임을 확인하고 주주명부에 명의를 변경해 달라고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원고 A가 이 사건 주식의 주주임을 확인하고, 피고 주식회사 C에게 주주명부상 명의개서 절차를 이행할 것을 명령했습니다.
원고 A는 2015년 4월 11일 피고 B에게 11억 원을 빌려주었고, 이에 대한 금전소비대차 공정증서가 2016년 4월 12일 작성되었습니다. 피고 B가 2018년 4월 30일까지 대여금을 갚지 못하자, 원고 A와 피고 B 등은 2019년 11월 13일 합의서를 작성하고, 피고 B는 자신이 소유한 주식회사 C의 주식을 원고 A에게 양도담보로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 계약에는 피고 B가 2020년 4월 30일까지 11억 원의 채무를 변제하지 못하면 주식의 소유권과 의결권 등 일체의 권리가 원고 A에게 확정적으로 이전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피고 B가 약속된 날짜까지 채무를 갚지 못하자, 원고 A는 자신이 주식의 정당한 주주임을 확인받고, 주식회사 C에게 주주명부상 명의를 자신으로 변경해 줄 것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주식 양도담보 계약이 별도의 정산 절차를 거치지 않고 담보 주식이 채권자에게 확정적으로 귀속되는 ‘강한 의미의 양도담보’인지 아니면 정산 절차가 필요한 ‘약한 의미의 양도담보’인지 여부가 쟁점이었습니다. 또한, 피고 B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주식 소유권 이전의 적법성과 주주확인 및 명의개서의무 존재 여부가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원고와 피고 B 사이에 별지 목록 기재 주식의 주주가 원고임을 확인한다. 피고 주식회사 C는 원고에게 별지 목록 기재 주식에 관하여 주주명부의 주주명의를 원고로 변경하는 명의개서절차를 이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한다.
재판부는 원고와 피고 B가 체결한 주식 양도담보 계약의 문언과 계약 체결 당시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이 계약이 채무불이행 시 담보 주식이 채권자에게 확정적으로 귀속되고 별도의 정산 절차가 필요 없는 ‘강한 의미의 양도담보’ 즉, 유담보의 특약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계약 당시 주식의 가치가 대여 원리금에 현저히 미치지 못했으므로 민법 제607조, 제608조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피고 B가 2020년 4월 30일까지 채무를 변제하지 못함에 따라 이 사건 주식의 소유권이 원고에게 확정적으로 귀속되었고,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주주명부상 명의개서 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피고들의 기망 또는 착오 주장, 3억 원 공제 주장, 제3자에 대한 매각 주장 등은 모두 배척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양도담보 계약의 해석, 특히 담보권 실행 시 정산 절차의 필요 여부에 대한 판단이 중요했습니다. 관련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양도담보의 성격: 채권 담보를 목적으로 재산권을 채권자에게 이전하는 양도담보는 그 계약의 내용에 따라 '약한 의미의 양도담보'와 '강한 의미의 양도담보'로 구분됩니다. 다른 특별한 약정이 없다면 채무불이행 시 정산 절차를 요하는 '약한 의미의 양도담보'로 추정됩니다.
약한 의미의 양도담보: 채무자가 채무를 갚지 못할 경우, 채권자가 담보 목적물을 처분하거나 평가하여 채무액에 충당하고, 남은 금액이 있다면 채무자에게 돌려주는 정산 절차를 거쳐야 하는 방식입니다.
강한 의미의 양도담보 (유담보의 특약): 채무자가 채무를 갚지 못하면 담보 목적물의 소유권이 별도의 정산 절차 없이 채권자에게 확정적으로 귀속되도록 약정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유담보의 특약'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만, 법적으로 일정한 제한이 있습니다.
민법 제607조 및 제608조: 이 조항들은 차용물 반환에 갈음하여 다른 재산권을 이전하는 계약(대물변제 예약)이나 담보 계약의 경우, 약정 당시 담보 목적물의 가액이 차용원리금을 초과하는 때에는 그 차액을 반환해야 한다는 취지로, 채무자 보호를 위한 규정입니다. 즉, 담보물 가치가 채무액보다 훨씬 클 경우 채권자가 부당하게 이득을 취하는 것을 방지하고자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양도담보 계약 당시 주식의 가치가 채무액보다 현저히 낮았으므로, 민법 제607조 및 제608조의 적용을 받지 않아 유담보의 특약이 유효하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양도담보 계약 제2조, 제3조에 '채무를 변제하지 아니하면 주식의 소유권 및 의결권 기타 일체의 권리가 확정적으로 양수인에게 이전하고, 그 취득 시 평가금(또는 변제가액)은 1주당 5,000원의 액면가액으로 보며, 위 변제가액은 채무의 이자에 우선 충당한다'는 문언이 명시되어 있어, 이는 정산 절차를 필요로 하지 않는 유담보형의 귀속정산 약정에 해당한다고 보아 '강한 의미의 양도담보'로 해석했습니다. 또한, 계약 당시 원고가 피고들에 비해 우월한 지위에서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기 어렵고, 주식 가치가 채무액에 현저히 미치지 못했으므로 민법 규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주장을 인용하였습니다.
양도담보 계약을 체결할 때는 담보권 실행 시 정산 절차가 필요한 '약한 의미의 양도담보'인지 아니면 별도 정산 없이 채권자에게 담보물이 확정적으로 귀속되는 '강한 의미의 양도담보'(유담보의 특약)인지를 명확하게 계약서에 기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강한 의미의 양도담보'의 경우, 계약 체결 당시 담보물의 가치가 채무 원리금을 현저히 초과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합니다. 만약 담보물의 가치가 지나치게 높다면 민법 제607조, 제608조에 따라 그 효력이 부정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채무불이행 시 담보권이 어떻게 실행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계약서에 상세히 명시하여 추후 분쟁을 예방해야 합니다. 또한, 담보물이 제3자의 압류 등으로 강제 집행될 가능성도 있으므로, 담보권 실행 절차와 관련하여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비한 법적 검토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