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
피고 회사에서 이사로 재직하다 퇴직한 원고가 회사에 임원 퇴직금 또는 근로자 퇴직금을 요구하였으나,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 사건입니다. 원고는 회사의 정관에 임원 퇴직금 규정이 없더라도 1인 회사 관행을 통해 퇴직금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하거나, 자신이 실질적으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이므로 법정 퇴직금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임원 퇴직금에 대한 주주총회 결의나 관행이 인정되지 않고, 원고가 실질적인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증거도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원고 A는 피고 B 주식회사에서 2006년 3월부터 2019년 11월까지 등기이사로 근무하다 퇴직했습니다. 퇴직 후 원고는 피고 회사에 퇴직금을 청구했으나, 회사가 지급을 거부하자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원고는 임원 퇴직금의 경우, 회사의 정관에 별도의 퇴직금 규정이 없더라도 회사가 실질적인 1인 회사(대표이사 C가 대주주)이고, 과거 퇴직 임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는 관행이 있었으므로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선택적으로, 원고는 자신이 등기이사였지만 실제로는 사용자인 회사의 지휘·감독을 받아 일하는 근로자였으므로, 근로기준법에 따른 법정 퇴직금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피고 회사는 정관에 따라 임원 퇴직금을 주려면 주주총회 결의가 필요하나 그러한 결의가 없었고, 원고가 근로자도 아니므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며 맞섰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피고 회사의 정관에 임원 퇴직금에 대한 별도의 규정이나 주주총회 결의가 없는 상황에서, 실질적인 1인 회사라는 점과 과거 퇴직 임원에게 퇴직금을 지급한 관행을 근거로 임원 퇴직금 청구가 가능한지 여부입니다. 둘째, 피고 회사의 등기이사였던 원고가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먼저 임원 퇴직금 청구에 대해 판단했습니다. 상법 제388조에 따라 이사의 보수 또는 퇴직금은 정관에 규정되지 않은 경우 주주총회의 결의로 정해야 하며, 이는 강행규정입니다. 피고 회사가 사실상 1인 회사(대표이사 C가 71.12% 지분 소유)에 해당한다는 점은 인정되었으나, 원고 재직 중 임원 퇴직금 지급을 위한 주주총회 소집이나 의사록 작성 증거가 없었고, 퇴직 임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는 관행이 있었다는 증거도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1인 회사라는 사정만으로 퇴직금 지급에 대한 주주총회 결의가 있었거나 묵시적인 약정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다음으로 근로자 퇴직금 청구에 대해 판단했습니다. 주식회사의 이사는 회사로부터 사무처리를 위임받은 자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하는 근로자와는 다릅니다. 다만, 등기이사라고 하더라도 지위가 형식적이거나 명목적이고, 실제로는 대표이사 등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했다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원고는 피고 회사의 등기이사였으며, 구체적인 업무 지휘·감독을 받거나 업무일지·보고서를 제출했다는 객관적인 증거가 없었습니다. 또한,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에 근로계약서나 근로조건에 대한 합의가 있었다고 볼 만한 증거도 없었습니다. 원고가 대표이사 C의 조카이자 피고 회사의 주주였으며, 다른 회사(E 주식회사)를 설립하여 대표자로 있으면서 두 회사의 경영을 병행한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원고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원고의 임원 퇴직금 및 근로자 퇴직금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고 보아 기각했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하여 중요한 법령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상법 제388조 (이사의 보수): 주식회사의 이사에 대한 보수는 정관에 금액을 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주주총회의 결의로 이를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보수'에는 이사의 퇴직금도 포함되므로, 정관에 명확한 규정이 없거나 주주총회 결의가 없으면 이사 퇴직금 청구권을 행사하기 어렵습니다. 이는 회사의 재정 건전성 및 주주 이익 보호를 위한 강행규정입니다.
1인 회사에서의 주주총회 결의: 주식회사의 주식을 한 사람이 모두 소유한 1인 회사에서는 실제 주주총회를 개최하지 않았더라도, 그 1인 주주의 의사에 따라 결의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에도 주주총회 의사록이 작성되었거나, 증거에 의해 주주총회 결의가 있었음을 명확히 인정할 수 있어야 퇴직금 지급의 정당성이 확보됩니다. 즉, 1인 주주의 '의사'가 있었음을 증명하는 것이 중요하며, 단순히 1인 회사라는 사실만으로 모든 결의가 있었다고 추정되지는 않습니다.
상법 제382조 제2항 (이사와 회사와의 관계): 이사는 회사로부터 일정한 사무처리를 위임받은 관계에 있습니다. 이는 이사가 회사의 기관으로서 회사를 위하여 업무를 수행하는 '수임인'의 지위에 있음을 의미하며,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와는 법적 성격이 다릅니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의 판단 기준: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나 명칭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됩니다. 등기이사 등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지위가 형식적이거나 명목적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으며 일정한 노무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보수를 받았다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판단 시에는 업무 내용의 구체적 지시 여부,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정의 적용 여부, 근무 시간과 장소의 구속 정도, 업무 수행 과정에서의 지휘·감독 여부, 고정급 형태의 보수 여부, 소득세 원천징수 여부, 사회보장제도 가입 여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회사의 이사 등 임원의 퇴직금은 정관에 규정을 두거나 주주총회 결의를 통해 명확하게 정해야 합니다. 설령 회사가 실질적으로 1인 회사라고 하더라도, 주주총회 결의가 있었다는 명확한 증거(예: 주주총회 의사록)가 없거나, 퇴직금 지급 관행이 객관적으로 입증되지 않으면 퇴직금 청구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등기이사 등 임원이라 할지라도 실제 근무 형태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와 같다면 퇴직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를 인정받으려면 근로계약서, 출퇴근 기록, 업무 지시 및 보고 체계, 근무 시간 구속, 고정 급여 지급, 4대 보험 가입 등 자신이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종속적으로 근로를 제공했음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충분히 준비해야 합니다. 단순히 급여에서 고용보험료가 원천징수된 사실만으로는 근로자로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회사의 지분 소유 여부, 다른 회사 겸직 여부, 대표이사 등 경영진과의 관계 등도 근로자성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모든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