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 노동
A 주식회사는 조달청으로부터 레미콘 입찰 담합을 이유로 6개월간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받았습니다.
이후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진행하는 입찰에 참여 가능 여부를 문의했으나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조달청의 제한 처분을 근거로 참여가 불가능하다고 회신했습니다.
이에 A 주식회사는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입찰참가자격 제한이 법률적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며 입찰참가자격 지위확인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공기업·준정부기관 계약사무규칙 제15조가 상위 법률인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의 위임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무효이며,
조달청의 제한 처분이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입찰에 자동으로 확대 적용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A 주식회사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습니다.
A 주식회사는 2020년 11월 12일 조달청으로부터 레미콘 연간 단가계약 입찰에서 사전에 투찰물량을 합의하고 참여하였다는 이유로 6개월간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2023년 8월 5일부터 2024년 2월 4일까지 효력 유지)을 받았습니다.
A 주식회사는 2023년 8월 4일 한국토지주택공사에 현재 또는 향후 진행될 입찰 참여 및 계약 체결 가능 여부를 확인해 달라는 취지의 공문을 발송했습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는 2023년 8월 9일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39조, 공기업·준정부기관 계약사무규칙 제15조,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제27조를 근거로 조달청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기간 동안에는 자사 입찰 참여도 제한된다고 회신했습니다.
이에 A 주식회사는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이러한 조치가 법적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며 입찰참가자격 지위확인 가처분을 신청했습니다.
조달청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이 다른 공공기관인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입찰에 당연히 효력이 확장되는지,
그리고 공기업·준정부기관 계약사무규칙 제15조가 상위 법률의 위임 범위를 넘어 위법하여 효력이 없는지가 주요 쟁점입니다.
법원은 A 주식회사의 신청을 받아들여 한국토지주택공사가 2024년 2월 4일까지 실시할 입찰에 관하여 A 주식회사가 입찰참가자격자의 지위에 있음을 임시로 정했습니다. 또한 소송비용은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공공기관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이 다른 기관에 자동적으로 확대 적용되지 않으며,
관련 하위 규정(여기서는 공기업·준정부기관 계약사무규칙)이 상위 법률의 위임 범위를 벗어날 경우 그 효력을 인정받기 어렵다는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따라서 입찰참가자격이 제한된 회사가 다른 공공기관의 입찰에 참여하고자 할 때 법률적 근거가 없는 제한에 대해 다툴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습니다.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공공기관운영법) 제39조: 이 조항은 공공기관의 계약에 대한 공정한 경쟁이나 적정한 이행을 해칠 것이 명백한 자에 대해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한 기준 등에 필요한 사항을 기획재정부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위임은 제한의 기준과 기간 산정에 국한되며, 다른 공공기관에 제한 효력을 확대 적용하는 것에 대한 위임까지 포함한다고 볼 수 없습니다.
공기업·준정부기관 계약사무규칙 제15조: 이 규칙은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제27조를 원용하여 공정한 경쟁을 해칠 자에 대해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그러나 법원은 공공기관운영법의 위임 범위를 넘어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효력 확장 조항을 적용하여 다른 공공기관의 입찰에까지 그 효력을 확대하는 것은 위임입법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 보아 그 대외적 효력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상위 법률의 명확한 위임 없이 하위 법규가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는 내용을 규정할 수 없다는 원칙에 따른 것입니다.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국가계약법) 제27조: 이 조항은 중앙관서의 장이 부정당업자의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는 경우 다른 중앙관서의 장도 해당 업자의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확장제재' 조항을 포함합니다.
그러나 이 판결에서는 국가계약법 제27조의 '확장제재' 규정이 공공기관 간에는 당연히 적용된다고 볼 수 없으며,
어떤 처분청의 제재가 다른 처분청의 입찰에까지 효력이 당연히 확장되려면 별도의 법률상 근거가 있어야 한다고 명시했습니다.
즉, 한국토지주택공사가 A 주식회사에게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하려면 조달청의 처분과 별개로 법률에 근거한 자체적인 제재 처분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위임입법의 한계: 법률이 하위 법규에 특정 사항을 위임할 때에는 그 위임의 목적과 범위를 명확히 해야 합니다.
만약 하위 법규가 위임 범위를 넘어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는다면,
이는 위임입법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서 법률적 효력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타 기관 제재의 자동 확장 여부 확인: 한 공공기관으로부터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받았다고 해서 다른 공공기관의 입찰 참여까지 자동으로 제한되는 것은 아닙니다.
각 기관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규정과 법률적 근거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상 중앙관서 간의 확장 제재 조항이 공공기관 간에는 직접 적용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위 규정의 위법성 검토: 공공기관의 계약 관련 규칙이나 규정이 상위 법률의 위임 범위를 넘어 과도하게 권한을 제한하거나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면 그 효력을 다툴 수 있습니다.
관련 법령의 위임 범위와 해당 규칙의 내용이 일치하는지 면밀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적극적인 권리 구제 절차 활용: 부당하다고 판단되는 입찰참가자격 제한에 대해서는 가처분 신청 등 신속한 권리 구제 절차를 통해 본안 소송 이전에라도 임시적인 지위를 확보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이는 입찰 절차가 진행되어 버리면 나중에 승소하더라도 실질적인 권리 구제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공공기관의 재량권 한계 인식: 공공기관도 법률에 근거하지 않은 자의적인 판단으로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할 수 없습니다.
어떤 제재든 반드시 명확한 법률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