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재개발 조합의 사업계획 불허가 취소 사건

고양시 덕양구 B 일원에서 주택재개발사업을 추진하는 A구역 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 고양시장에게 사업시행계획인가를 신청했으나, 고양시장은 이주대책 미흡, 재정비촉진계획 불부합, 일조권 검토 미반영 등을 이유로 인가신청을 거부했습니다. 이에 조합은 거부처분이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구역 재개발정비사업조합): 고양시 덕양구 B 일원에서 주택재개발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설립된 조합으로, 고양시장에게 사업시행계획인가를 신청했다가 거부당하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 피고 (고양시장): A구역 재개발정비사업조합의 사업시행계획 인가 신청을 거부한 행정기관의 장입니다.

분쟁 상황

고양시 덕양구 B 일원에서 주택재개발사업을 추진하던 A구역 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고양시장에게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신청했으나, 시는 2020년 10월 16일 세 가지 이유를 들어 이를 거부했습니다. 시는 이주대책이 미흡하고, C재정비촉진계획상 특성화계획에 부합하지 않으며, 건축교통공동위원회 일조권 관련 조건부 의결 내용이 사업계획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조합은 시의 거부처분으로 인해 사업이 2년 이상 지연되고 조합원들의 손해가 막대하다며, 이 거부처분이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취소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피고 고양시장의 사업시행계획인가 거부처분이 법에서 정한 이유제시 의무를 위반했는지 여부와, 이주대책, 재정비촉진계획 부합 여부, 일조권 관련 판단 등에서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위법이 있는지 여부였습니다.

법원의 판단

1. 피고가 2020. 10. 16. 원고에 대하여 한 사업시행계획인가신청 거부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결론

법원은 피고 고양시장이 내린 사업시행계획인가 거부처분이 절차상 하자(이유제시 의무 위반)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거부 사유들이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한다고 보아 위법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구체적으로, 법원은 원고 조합의 이주대책이 관련 법령(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토지보상법)과 조합 정관에 따른 적법한 대책이며, 고양시가 다른 재개발 사업에서 인가한 사례와 비교했을 때 원고의 이주대책이 구체적이지 않다고 판단한 것은 합리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C재정비촉진계획의 특성화계획 내용이 추상적이고, 원고가 계획한 공공시설 기부채납 등이 계획에 부합하며, 총괄계획가 회의에서도 문제가 제기되지 않았던 점 등을 고려할 때, 원고의 사업계획이 특성화계획에 명백히 배치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일조권 관련 조건부 의결은 용도지역상 일조권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 일반상업지역에 대한 것이고, 인근 공동주택에 대한 일조권 침해 정도를 알 수 있는 자료가 없는 상황에서 인가 거부 사유가 될 정도로 공익상 필요성이 크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법원은 피고의 거부처분이 사실을 오인하거나 비례의 원칙 위배, 행위 목적 위반 등에 해당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했으므로 위법하다고 판결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판결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진 관련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2020. 12. 22. 법률 제1768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0조 제1항, 제52조 제1항, 제61조 제1항: 이 법은 정비사업의 시행 절차를 규정하며, 사업시행자가 정비사업을 시행하기 위해 정비계획에 따라 사업시행계획서를 작성하여 시장·군수 등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고 명시합니다 (제50조 제1항). 이때 계획서에는 임시거주시설을 포함한 주민이주대책 및 세입자의 주거 및 이주 대책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합니다 (제52조 제1항 제3, 4호). 또한 사업시행자는 주택 소유자 또는 세입자에게 임대주택 등의 시설에 임시로 거주하게 하거나 주택자금 융자를 알선하는 등 임시거주에 상응하는 조치를 해야 합니다 (제61조 제1항). 법원은 이 조항에서 임시거주 시설과 주택자금 융자 알선은 선택적으로 조치할 수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토지보상법) 제78조 제1항, 제5항, 제9항 및 구 토지보상법 시행규칙 제54조 제2항, 제55조 제2항: 이 법령들은 공익사업으로 인해 이주하게 되는 주거용 건축물 세입자에게 주거이전비 및 이사비를 보상해야 하는 기준을 정하고 있습니다. 사업인정고시일 등 당시 해당 사업시행지구에서 3개월 이상 거주한 세입자에게는 가구원수에 따라 4개월분의 주거이전비(구 토지보상법 시행규칙 제54조 제2항)와 이사비(구 토지보상법 시행규칙 제55조 제2항)를 보상하도록 규정하며, 이는 재개발사업 이주대책 수립의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 행정절차법 제23조 제1항: 행정청이 어떠한 처분을 내릴 때에는 당사자에게 그 근거와 이유를 명확하게 제시해야 하는 의무가 있습니다. 이는 행정청의 자의적인 결정을 막고, 처분을 받은 당사자가 그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고 불복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돕기 위함입니다. 다만, 처분서에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았더라도 처분 당시 당사자가 어떠한 이유로 처분이 내려졌는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면,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 도시재정비 촉진을 위한 특별법 (도시재정비법) 제13조 제3항, 제34조 제1항: 이 법은 도시의 재정비를 촉진하기 위한 특별법으로, 재정비촉진계획과 관련하여 사업시행계획이 해당 계획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검토하는 근거가 됩니다. 도시재정비위원회 자문 등은 이 법에 따라 이루어집니다.
• 재량행위의 법리 (대법원 2007. 7. 12. 선고 2007두6663 판결 등)​: 주택재개발사업시행 인가는 상대방에게 이익을 주는 수익적 행정처분으로서, 법령에 행정처분의 요건이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지 않은 이상 행정청의 재량행위에 해당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재량행위도 사실을 잘못 파악했거나, 비례·평등의 원칙을 위배했거나, 해당 행위의 목적을 벗어났거나, 부정한 동기에 근거하여 이루어진 경우에는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으로 보아 위법한 처분으로 취소될 수 있습니다.
• 건축법 및 건축법 시행령 (구 건축법 시행령 2018. 9. 4. 대통령령 제2913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의5 제6항 제2호 카목 등)​: 건축물의 높이 제한, 일조권 확보 등 건축 관련 규정을 다룹니다. 특히 용도지역에 따라 일조권 적용 여부가 달라질 수 있으며, 지방자치단체의 심의 기준이 건축법령 및 관계 법령에서 정하는 기준보다 과도한 기준을 명시하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참고 사항

행정기관이 재개발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거부할 때는 명확하고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해야 합니다. 모호한 사유는 이유제시 의무 위반으로 이어질 수 있으나, 해당 처분 과정에서 민원인이 충분히 내용을 인지하고 불복할 수 있었다면 절차상 하자로 인정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재량행위인 사업시행계획 인가 거부처분은 사실오인, 비례·평등 원칙 위배, 행위 목적 위반 등 재량권 일탈·남용이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게 검토됩니다. 사업시행계획 수립 시에는 이주대책, 재정비촉진계획, 건축 관련 규정 등을 철저히 준수하고, 심의 과정에서 제기된 보완 요청 사항에 대해 성실히 대응해야 합니다. 특히, 이주대책은 구 도시정비법 제61조 제1항 및 토지보상법 등 관련 법령에 따라 수립되어야 하며, 임시거주시설 제공이나 자금 융자 알선은 선택적으로 조치될 수 있고, 법령상 보상 대상이 아닌 세입자에 대한 추가적인 지원 계획도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재정비촉진계획의 특성화 계획 등은 추상적인 경우가 많으므로, 사업시행계획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반영되었는지를 명확히 제시하고 관련 심의 과정에서 이견이 없었음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건축법령상 높이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 지역에서는 일조권 관련 조건부 의결 내용이 공익적 가치를 침해한다고 볼 만한 명확한 증거가 없다면 인가 거부 사유가 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행정청이 오랜 기간 동안 특정 사유에 대해 보완 요청을 하지 않다가 갑자기 거부처분을 내리는 경우, 그 사유가 보완 가능한 것임에도 보완 기회를 주지 않은 점은 재량권 일탈·남용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