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해배상
원고는 실체 없는 가상화폐 투자에 속아 피고 주식회사 C 명의의 계좌로 돈을 송금했습니다. 이 계좌는 피고 회사의 대표인 D가 성명불상자에게 빌려준 것으로, 사기에 악용되었습니다. 법원은 피고 회사와 D가 성명불상자의 불법행위를 용이하게 한 공동불법행위 책임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직접 사기 범행에 가담한 것은 아니므로 피고들의 책임을 60%로 제한하여 33,780,000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2024년 7월 27일경, 신원 미상의 사기범이 'E'라는 가상의 인물 명의를 도용하여 원고에게 실체 없는 '<코인명>'이라는 가상화폐 투자를 권유했습니다. 원고는 이 권유에 속아 같은 날 피고 주식회사 C 명의 계좌로 여러 차례에 걸쳐 총 56,300,000원을 송금했습니다. 그러나 매수를 권유한 가상화폐와 거래소는 모두 허위였습니다. 이때 피고 주식회사 C의 대표인 피고 D는 법적으로 타인에게 대여가 금지된 회사 명의의 통장을 개설한 후 이를 성명불상자에게 건네주었고, 이 통장이 원고의 투자금을 송금받는 데 악용되었습니다. 피고 회사와 피고 D는 자신들이 빌려준 통장이 불법적인 용도로 사용될 수 있음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제공했고, 이에 원고는 사기로 인한 손해 전액에 대해 피고들에게 공동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게 되었습니다.
법률상 금지된 회사 명의 통장을 타인에게 제공하여 사기 범행에 사용되도록 방조한 경우, 통장 명의 회사와 그 대표에게 공동불법행위 책임이 인정되는지 여부와 그 책임의 범위가 주된 쟁점입니다. 또한, 직접 사기범이 아닌 방조자에게도 피해자의 부주의 등을 이유로 손해배상 책임이 제한될 수 있는지 여부도 논의되었습니다.
법원은 피고 주식회사 C와 피고 D가 연대하여 원고에게 33,780,000원과 이에 대하여 2024년 7월 27일부터 2025년 6월 13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되었으며, 소송비용 중 40%는 원고가, 60%는 피고들이 각 부담하도록 결정했습니다.
피고들이 회사 명의의 통장을 성명불상자에게 제공하여 가상화폐 사기에 사용되도록 방조한 책임이 인정되어 손해배상 의무를 지게 되었습니다. 다만, 피고들이 직접적인 사기 범행에 가담한 것은 아니며 피해자의 송금 경위 등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그 책임이 전체 손해액의 60%로 제한되었습니다.
이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은 민법 제760조(공동불법행위)입니다.
민법 제760조 제3항은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뿐만 아니라, 직접적인 불법행위를 저지르지 않았더라도 타인의 불법행위를 용이하게 하거나 유발한 경우에도 그 행위에 가담한 사람에게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함을 규정합니다. 이 판례에서는 피고 D가 피고 회사 명의의 통장을 성명불상자에게 건네주어 원고를 상대로 한 사기 범행(불법행위)을 쉽게 만들었으므로, 피고 회사와 피고 D는 직접 사기를 친 것은 아니지만 민법 제760조 제3항에 따라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연대하여 원고에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인정되었습니다.
또한, 책임 제한의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액을 정할 때, 피해자에게도 과실(부주의)이 있다면 배상액이 감액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고의로 불법행위를 저지른 직접 가해자에게는 피해자의 부주의를 이유로 책임 제한을 할 수 없지만, 과실에 의해 불법행위를 방조한 사람(이 사건의 피고들)에 대해서는 피해자의 송금 경위와 같은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책임을 제한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법원은 피고들이 직접 사기를 주도한 것이 아닌 '방조'에 해당하고 원고의 송금 경위 등을 참작하여 피고들의 손해배상 책임을 전체 손해액의 60%로 제한했습니다.
투자를 권유받을 때는 상대방의 신원을 철저히 확인하고, 특히 가상화폐나 신종 투자 상품의 경우 실체가 불분명하거나 검증되지 않은 곳이라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름을 도용한 투자 권유, 실체가 불분명한 가상화폐 또는 거래소는 사기일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신중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개인이나 법인 명의의 통장을 타인에게 대여하거나 양도하는 행위는 법으로 엄격히 금지되어 있으며, 이는 보이스피싱이나 금융 사기 등 각종 범죄에 악용될 수 있으므로 절대 타인에게 통장을 넘겨주어서는 안 됩니다. 만약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피해를 입었다면, 즉시 송금 내역과 대화 기록 등 관련 증거를 확보하여 경찰에 신고하고, 금융기관에 지급정지를 요청하는 등 신속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통장을 빌려주거나 넘겨준 사람 또한 사기 방조 등의 혐의로 형사 처벌 및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으니 이러한 행위는 절대 해서는 안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