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권/채무 · 보험
A 보험회사는 망 B의 상속인들을 상대로 보험금지급채무가 없음을 확인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상속인들은 망인이 병원에 입원 중 화장실에서 넘어져 후유장해가 발생했고 이에 따라 보험금 5억 7천여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반소를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상속인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망인이 병원 화장실에서 낙상 사고를 당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보험회사의 청구를 받아들여 보험금 지급 채무가 없음을 확인하고, 상속인들의 보험금 청구는 모두 기각했습니다.
망 B는 2018년 2월 9일 흉추 악성종양 전이 및 골절로 F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던 중 2019년 7월 17일 사망했습니다. 망인의 상속인들은 망인이 2018년 2월 11일 오후 F병원 9층 화장실에서 좌변기에서 일어나다 미끄러져 좌변기 모서리에 등을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고, 이 사고로 흉추의 장해 및 하반신마비가 초래되었으며, 해당 장해에 대한 사고 기여도가 30%에 달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따라 상속인들은 보험회사에 보험금 572,153,73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청구했습니다. 반면 보험회사는 망인이 화장실에서 넘어진 사실이 없거나, 설령 사고가 있었다 하더라도 망인의 장해 발생에 중대하거나 직접적인 요인으로 볼 수 없다고 맞섰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망인이 2018년 2월 11일 F병원 화장실에서 넘어져 상해를 입었다는 '보험사고 발생 사실'이 객관적인 증거로 인정되는지 여부였습니다.
법원은 A 주식회사의 청구를 받아들여, 별지 목록에 기재된 각 보험계약에 따른 A 주식회사의 상속인들에 대한 보험금지급채무가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했습니다. 또한, 상속인들이 제기한 보험금 지급 반소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상속인들이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상속인들이 망인의 병원 화장실 낙상 사고 발생 사실을 객관적인 증거로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다고 판단하여, 보험회사의 보험금 지급 채무가 없다는 주장을 인정하고 상속인들의 보험금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보험계약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받기 위해서는 보험사고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보험금을 청구하는 자(피보험자 또는 수익자)가 입증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망인의 상속인들이 병원 화장실 낙상 사고의 발생을 증명해야 했습니다. 법원은 제출된 증거들을 바탕으로 사고 발생 여부를 판단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병원의 간호기록지에 망인의 낙상과 관련된 상당한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2018년 2월 11일 화장실 낙상 사실이나 그에 대한 응급조치 기록이 전혀 없고, 오히려 '지난 3개월간 낙상 경험: 없음'으로 지속적으로 기재된 점을 중요한 증거로 보았습니다. 또한, 망인 또는 보호자가 의료진에게 낙상 사고를 고지하지 않았거나, 의료진이 이를 기록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판단했습니다. 일부 의료 기록에서 '화장실에서 넘어진 후 발생한 통증 악화'와 같은 내용이 있었으나, 이는 기존에 넘어졌던 사고로 인한 통증이 악화되었다는 취지로 해석될 여지가 크며, 사고 발생 시점도 피고들이 주장하는 시점과 다르거나 불분명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최종적으로 진단서나 감정 결과에 나타난 외상의 기여도는 환자 측의 진술을 전제로 한 판단일 뿐, 사고 발생 자체를 증명하는 직접적인 증거가 아니라고 보아 피고들의 주장을 배척했습니다.
보험금 청구 시에는 보험사고의 '발생 사실'과 '사고와 상해 또는 장해 간의 인과관계'를 명확히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인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병원 내에서 발생한 사고의 경우, 사고 직후 의료진에게 즉시 알리고 병원 기록(간호기록지, 경과기록지 등)에 구체적인 사고 내용이 명확히 기재되도록 요청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사고 발생 경위에 대한 진술은 신빙성을 높일 수 있도록 사고를 직접 목격했거나, 사고 상황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객관적 자료가 함께 제출되어야 합니다. 또한, 진단서나 의학적 감정은 환자의 진술을 전제로 작성될 수 있으므로, 사고 자체의 발생 여부를 증명하는 직접적인 증거가 아닐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합니다. 병원 기록과 같은 객관적인 자료가 우선적으로 고려됩니다. 환자의 기존 질환이 사고 후 발생한 상해나 장해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될 수 있으므로, 사고의 발생이 기존 질환의 악화가 아닌 새로운 상해나 장해의 직접적인 원인임을 입증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