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회사 임시주주총회 결의의 효력 다툼 판결

이 사건은 주식회사 H의 소액 주주들이 법원의 허가를 받아 개최된 임시주주총회에서 내려진 여러 결의들이 무효이거나 부존재하며 취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제기한 소송입니다. 원고 주주들은 임시주주총회의 소집 절차, 의장 선임, 주주 참석 및 의결권 행사 방식, 자본시장법 위반 여부, 위임장 위조 및 철회 위임장 사용, 위임장 기재 오류 등 다양한 하자를 주장했으나, 법원은 대부분의 청구에 대해 소의 이익이 없거나 원고들의 주장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아 각하 또는 기각했습니다. 특히 부결된 안건이나 임시의장 선임, 후속 총회에서 추인된 정관 변경 결의에 대해서는 소의 이익이 없다고 판단했고, 자본시장법상 대량보유 보고의무 위반이나 위임장 위조에 대해서도 결의의 효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이사 및 감사의 해임 및 선임 결의에 대해서는 관련 분쟁 해결의 유효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보아 소의 이익을 인정하고 본안 판단을 진행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주식회사 A, B, C, D (각 5주 소유), E (50,000주 소유) - 주주총회 결의의 무효, 부존재, 취소를 주장하는 주식회사 및 개인 주주들.
• 피고: 주식회사 H - 반도체 및 관련 제품 개발, 제조, 판매업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 임시주주총회 결의의 유효성을 주장.
• 원고들보조참가인: F, G - 피고의 대표이사였던 F을 포함하여 원고들 주장을 지지하는 자들.
• 피고보조참가인: I - 피고 측의 주장을 지지하는 자.
• 임시주주총회 소집 허가 신청인: 주식회사 J, K, L - 법원에 임시주주총회 소집 허가를 신청한 피고의 주주들.
• 새로운 임원진: AB, AC - 이 사건 임시주주총회에서 공동대표이사로 선임되어 회사를 운영한 자들.

분쟁 상황

피고 주식회사 H는 반도체 관련 사업을 하는 회사이며, 원고들은 피고 회사의 주주들입니다. 피고의 주주들인 주식회사 J, K, L은 법원의 허가를 받아 2022년 11월 11일에 피고의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했습니다. 이 임시주주총회에서는 임시의장 선임, 정관 변경, 기존 이사 및 감사 해임, 새로운 이사 및 감사 선임 등의 안건이 논의되었고, 일부는 가결되고 일부는 부결되었습니다. 원고들은 이 임시주주총회 결의 과정에 여러 하자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해당 결의들의 무효 확인, 부존재 확인 또는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원고들이 주장한 주요 하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소집 절차상 하자: 법원의 소집 허가를 받은 주주들이 아닌 피고의 대표이사 명의로 총회 소집이 공시되었다는 점.
2. 결의 방법상 하자: 정당한 의장 권한이 없는 자(대표이사가 아닌 J회사 측 진행자)에 의해 총회가 진행되었다는 점, 일부 주주들의 참석 및 의결권 행사가 물리적으로 배제되었다는 점, AB, AH, J회사 간 공동 경영 및 의결권 공동 행사 합의에도 불구하고 자본시장법상 대량보유 보고의무를 위반하여 의결권이 제한되어야 함에도 정족수에 포함되었다는 점, 위조되거나 철회된 위임장을 사용하여 의결권이 산정되었다는 점, 의결권 권유 절차에 하자가 있고 위임장 기재에 오류가 있었다는 점 등입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법원에 의해 소집 허가된 임시주주총회에서 내려진 결의들이 법률상 다툴 이익이 있는지 여부입니다. 특히 부결된 안건, 임시의장 선임 결의, 그리고 후속 총회에서 추인된 정관 변경 결의에 대해 소의 이익이 인정되는지가 쟁점이었습니다. 둘째, 주주총회 결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 E이 소송 도중 주식을 매도하여 주주 자격을 상실한 경우 당사자 적격이 유지되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임시주주총회의 소집 절차와 진행 방식에 법률상 하자가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이는 소집권자가 누구였는지, 의장 권한 없는 자에 의해 진행되었는지, 일부 주주의 참석 및 의결권이 부당하게 배제되었는지 등을 포함합니다. 넷째, AB, AH, J회사 간 의결권 공동 행사 합의가 자본시장법상 대량보유 보고의무 위반에 해당하는지, 그로 인해 의결권이 제한되어야 하는지 여부입니다. 다섯째, 위조되거나 철회된 위임장을 사용하여 의결권을 산정한 것이 결의의 효력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1. 피고의 2022년 11월 11일 임시주주총회에서 부결된 안건들과 임시의장 선임에 관한 안건들, 그리고 후속 총회에서 추인된 정관 변경 안건에 대한 원고들의 청구는 소의 이익이 없어 모두 각하했습니다.
2. 원고 E의 결의 취소 청구 부분은 소송 제기 후 주식을 매도하여 주주 자격을 상실했으므로 당사자 적격이 없어 각하했습니다.
3. 이사 및 감사의 해임 및 선임 결의에 대한 무효 또는 부존재 확인 및 취소 청구는 과거 법률관계이지만 이후 파생되는 법률관계(신주발행 등)에 영향을 미치므로 확인의 이익이 있다고 보아 본안 판단을 진행했습니다. 그러나 원고들의 주장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모두 기각했습니다.
   • 소집 절차상 하자 없음: 형식적으로 회사 대표이사 명의였으나, 법원 소집 허가 결정에 따른 것이고 소수 주주가 회사 협조를 받는 것이 금지되지 않으며, 소집 통지서에 소집권자가 명시되어 하자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 의장 권한 하자 없음: 소수 주주가 소집 허가를 받은 경우 임시의장 선임 및 진행이 하자라 볼 수 없고, 대표이사가 진행 권한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습니다.
   • 주주 참석 및 의결권 배제 하자 없음: 신분 확인된 주주의 출입을 물리력으로 제지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 자본시장법상 대량보유 보고의무 위반 아님: AB, AH, J회사 간 의결권 공동 행사 합의는 인정되나, 각자의 보유 주식 합계가 발행 주식 총수의 5%를 초과하지 않았고, 의결권을 위임한 주주들의 주식까지 보고의무 대상이 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대량보유 보고의무 위반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 위조된 위임장에 의한 의결권 산정 효력 있음: 위임장이 파기되고 찬반 표시가 다르게 재작성된 사실은 인정되나, 회사가 대리인의 자의적 의결권 행사를 알았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결의의 효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본인과 대리인 간의 문제로 판단했습니다. 또한, 위조된 부분이 제외되더라도 의결정족수를 충족했다고 보았습니다.
   • 철회된 위임장 산정 하자 없음: 총회 전 철회 의사표시가 도달한 위임장이 의결정족수에 포함되었다는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 의결권 권유 절차 하자 및 위임장 기재상 오류 하자 없음: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규정은 단속규정이고, 기재상 오류로 주식수가 잘못 반영되었다는 증거가 없으므로 결의 효력에 영향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들의 주장을 대부분 받아들이지 않아, 부결된 안건, 임시의장 선임 결의, 정관 변경 결의(추인으로 인한), 원고 E의 결의 취소 청구(자격 상실로 인한)는 모두 각하되었으며, 나머지 주위적 및 예비적 청구는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소송비용은 원고들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원고들보조참가인들이, 나머지는 피고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들이 각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상법 제376조 (결의취소의 소)​:
   • 주주총회의 소집 절차나 결의 방법이 법령 또는 정관에 위반하거나 현저하게 불공정한 때, 또는 결의 내용이 정관에 위반한 때에는 주주, 이사 또는 감사가 결의의 날부터 2개월 내에 결의 취소의 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 이 기간은 제척기간에 해당하며, 결의 취소를 구하려면 소 제기 시부터 판결 확정 시까지 주주의 지위를 유지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 E이 소 제기 후 주식을 매도하여 주주 자격을 상실했기 때문에 그의 결의 취소 청구는 당사자 적격이 없다고 판단되어 각하되었습니다.
2. 상법 제366조 제2항 (소수 주주의 총회 소집 허가)​:
   • 발행 주식 총수의 100분의 3 이상에 해당하는 주식을 가진 주주는 회의의 목적 사항과 소집의 이유를 기재한 서면을 이사회에 제출하여 임시총회 소집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사회는 청구일로부터 2주 내에 총회 소집 절차를 밟아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청구한 주주는 법원의 허가를 받아 총회를 소집할 수 있습니다.
   • 이 사건에서 J회사 등이 법원의 소집 허가를 받아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했지만, 회사 측의 협조를 받아 소집 절차를 진행한 것이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었습니다.
3. 상법 제368조 제2항 (대리인에 의한 의결권 행사)​:
   • 주주는 대리인으로 하여금 그 의결권을 행사하게 할 수 있으며, 이 경우 대리인은 대리권을 증명하는 서면을 총회에 제출해야 합니다.
   • 이 사건에서 대리인이 주주의 의사에 반하여 의결권을 행사한 사실이 인정되었으나, 회사가 이를 알았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의결권 행사는 유효하며 주주총회 결의의 효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회사에게 대리권의 존재 여부 외에 본인의 의사까지 확인할 의무를 부과하기 어렵다는 법원의 입장입니다.
4.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제147조 제1항, 제133조 제3항, 시행령 제141조 (주식 등의 대량보유 보고의무)​:
   • 주권상장법인의 주식 등을 본인과 특별관계자의 합계가 그 주식 총수의 5% 이상 보유하게 된 자는 그 보유 상황, 보유 목적 등을 금융위원회와 거래소에 보고해야 합니다.
   • '특별관계자'는 특수관계인과 '공동보유자'를 포함하며, '공동보유자'는 주식 등의 취득/처분 또는 의결권 공동 행사 합의를 한 자를 의미합니다.
   • 이 사건에서 AB, AH, J회사 사이에 의결권 공동 행사 합의가 있었던 사실은 인정되었으나, 이들의 보유 주식 합계가 5%를 초과하지 않았고, 단순히 의결권을 위임한 주주들의 주식까지 보고의무 대상이 된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판단되어 보고의무 위반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5. 자본시장법 제150조 제1항, 시행령 제158조 (대량보유 보고의무 위반 시 의결권 제한)​:
   • 고의나 중과실로 자본시장법 제147조 제1항에 따른 보고를 하지 않은 자는 일정 기간 동안 5%를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습니다.
   • 보고의무 위반이 인정되지 않았으므로, 의결권 제한도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6. 소의 이익 (확인의 이익)​:
   • 일반적으로 과거 법률관계는 확인의 소의 대상이 될 수 없지만, 현재적 또는 잠재적 분쟁의 전제가 되어 관련 분쟁을 일거에 해결하는 유효·적절한 수단이 될 경우 예외적으로 확인의 이익이 인정됩니다 (대법원 2020다249148 판결 등 참조).
   • 부결 결의나 임시의장 선임 결의는 해당 결의가 법률상 불이익을 초래하지 않으므로 소의 이익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 종전 주주총회 결의에 하자가 있더라도 후행 주주총회에서 적법하게 추인 내지 재의결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하자 있는 종전 결의에 대해 부존재나 무효 확인 또는 취소를 구할 소의 이익이 없다는 판례(대법원 1997다27596, 27602 판결 등)가 적용되었습니다.
7. 단속규정의 효력: 자본시장법상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에 관한 규정은 단속규정에 불과하여, 그 절차상의 하자만으로는 곧바로 주주총회 결의의 무효 또는 취소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직면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하세요.

1. 주주총회 결의 취소 소송의 제소기간과 주주 자격: 주주총회 결의 취소의 소는 결의일로부터 2개월 이내에 제기해야 하며, 소송을 제기한 주주는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주주 지위를 유지해야 합니다. 소송 도중 주식을 매도하여 주주 자격을 상실하면 소송을 계속할 수 없게 됩니다.
2. 소의 이익 판단: 부결된 안건, 임시의장 선임 등과 같이 그 결의가 존재하더라도 직접적인 법률상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는 경우에는 소송을 제기할 이익이 없다고 판단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미 다른 적법한 절차를 통해 해당 결의 내용이 추인되었다면, 기존 결의의 효력을 다툴 이익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3. 과거 법률관계 다툼의 가능성: 일반적으로 과거의 법률관계는 확인의 소의 대상이 되기 어렵지만, 특정 결의(예: 임원 선임/해임)가 이후의 다른 중요한 법률관계(예: 신주발행, 다른 총회 결의)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관련된 분쟁을 해결하는 유효한 수단이 될 경우 예외적으로 소의 이익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4. 자본시장법상 대량보유 보고의무: 주권상장법인의 주식을 본인과 특별관계자(특수관계인, 공동보유자)의 합계가 5% 이상 보유하게 되면 금융위원회와 거래소에 보고해야 합니다. 여기서 '공동보유자'는 공동으로 주식을 취득하거나 의결권을 공동 행사할 것을 합의한 자를 말합니다. 그러나 단순히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를 통해 위임장을 확보한 주주들까지 모두 공동보유자로 보아 보고의무가 발생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5. 대리인에 의한 의결권 행사: 주주총회에서 대리인이 주주의 의결권을 행사하는 경우, 회사는 대리권을 증명하는 서면을 확인할 의무가 있지만, 대리인이 주주의 의사에 반하여 의결권을 행사했는지 여부까지 확인할 의무는 없습니다. 대리인의 자의적인 의결권 행사는 주주와 대리인 간의 위임계약 위반 문제로 발생하며, 회사가 이를 알고 있었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주주총회 결의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을 수 있습니다.
6. 주주총회 소집 및 진행 절차상 하자: 소집 절차의 경미한 하자가 있거나, 의결권 권유 절차와 같은 단속규정 위반의 경우, 그것만으로 주주총회 결의가 무효나 취소되는 직접적인 사유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실질적으로 주주의 의결권이 침해되었거나 결의의 공정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가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