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품 공급 확약서 변조로 인한 입찰 참가 자격 제한 취소 사건

주식회사 A는 한국국제협력단의 기자재 공급업체 입찰에서 낙찰자로 선정된 후, 피고의 요청에 따라 '2년간 무상 기술지원 확약' 문구가 포함된 물품공급 및 기술지원 확약서를 제출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주식회사 A는 실제 공급업체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 승낙 없이 해당 문구를 임의로 추가하여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에 한국국제협력단은 주식회사 A의 행위를 '계약에 관한 서류 변조'로 보아 3개월간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내렸습니다. 주식회사 A는 확약서가 '계약에 관한 서류'가 아니고 '변조'도 아니며 '공정한 경쟁을 저해할 염려'도 없다고 주장하며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확약서가 계약에 관한 중요한 서류이고, 공급업체의 승낙 없는 임의적인 문구 추가는 변조에 해당하며, 이러한 변조 행위가 공정한 경쟁의 집행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여 주식회사 A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주식회사 A): 소프트웨어 개발 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 한국국제협력단 입찰에 낙찰자로 선정되었으나 부정당업자 제재조치를 받아 그 취소를 주장한 업체.
• 피고 (한국국제협력단): 대한민국과 개발도상국과의 우호협력 증진을 위한 협력사업을 수행하는 공공기관으로, 주식회사 A에게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내린 주체.

분쟁 상황

한국국제협력단(KOICA)은 2022년 9월 'B 기자재 공급업체'를 선정하기 위한 입찰을 공고했고, 2022년 12월 주식회사 A를 낙찰자로 선정했습니다. 이후 한국국제협력단은 2023년 3월 주식회사 A에게 물품공급계획서 상 소프트웨어의 품질보증 및 하자보수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수정하고, 일부 제품에 대한 기술지원 확약서를 추가로 제출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주식회사 A는 한국국제협력단의 요구에 따라 2023년 3월 여러 차례에 걸쳐 공급업체 명의의 물품공급 및 기술지원 확약서를 제출하는 과정에서 '2년간 무상 기술지원을 확약한다'는 문구를 공급업체의 명시적인 동의 없이 임의로 기재했습니다. 한국국제협력단은 해당 문구의 해상도와 라인이 기존 양식과 다른 점을 확인하고 재확인을 요청했으며, 결국 주식회사 A가 계약에 관한 서류를 변조했다고 판단하여 2023년 4월 낙찰자 선정을 취소했습니다. 이어 2023년 6월 2일, 한국국제협력단은 주식회사 A에 대해 2023년 6월 2일부터 2023년 9월 1일까지 3개월간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는 '부정당업자 제재처분'을 내렸습니다. 이에 주식회사 A는 해당 처분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한국국제협력단을 상대로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본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원고가 제출한 물품공급 및 기술지원 확약서가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계약에 관한 서류'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원고가 확약서에 '2년간 무상 기술지원 확약' 문구를 임의로 기재한 행위가 '변조'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만약 변조에 해당한다면 이러한 변조 행위가 '경쟁의 공정한 집행을 저해할 염려'가 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 주식회사 A의 청구를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주식회사 A가 제출한 물품공급 및 기술지원 확약서가 한국국제협력단과의 계약 체결 시 제출해야 할 '계약에 관한 서류'에 해당하며, 해당 확약서에 공급업체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 승낙 없이 '2년간 무상 기술지원 확약' 문구를 임의로 추가한 행위는 '변조'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이러한 변조 행위는 계약의 성실한 이행 확보 및 피고가 입을 불이익 방지 필요성을 고려할 때, '경쟁의 공정한 집행을 저해할 염려'가 있는 행위라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한국국제협력단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은 정당하다고 보아 주식회사 A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기각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본 사건에는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이하 '국가계약법')과 동법 시행령이 주로 적용되었습니다.

1. 국가계약법 제27조 제1항 제9호 가목 및 동법 시행령 제76조 제2항 제1호 가목: 이 조항은 '입찰 또는 계약에 관한 서류를 위조ㆍ변조하거나 부정하게 행사한 자 또는 허위서류를 제출한 자로서 경쟁의 공정한 집행을 저해할 염려가 있는 자'에 대해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할 수 있는 근거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 '계약에 관한 서류'의 해석: 법원은 이 사건 물품공급 및 기술지원 확약서가 계약 체결 시 물품공급계획서와 함께 제출되어야 하는 서류이므로 '계약에 관한 서류'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더 나아가, 설령 계약 이행에 관한 서류로 보더라도 동 조항의 '계약에 관한 서류'에는 계약 체결 단계의 서류뿐만 아니라 계약의 적정한 이행 확보와 관련된 서류까지 포괄적으로 포함된다고 해석하여, 계약의 모든 단계에서 서류의 진실성이 중요함을 강조했습니다.
   • '변조'의 판단 기준: 사문서의 변조는 작성권한 없는 자가 타인 명의 문서를 변경하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법원은 명의자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 승낙이 없는 상태에서 문서를 변경한 경우 변조가 성립하며, 단지 명의자가 사실을 알았다면 승낙했을 것이라고 '기대하거나 예측'한 것만으로는 승낙이 추정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례의 법리를 적용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주식회사 A는 공급업체들이 2년 무상 기술지원 기간을 사전에 정확히 인지하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심지어 일부 공급업체는 기간 연장에 따른 추가 보수를 요청하는 등 명시적 승약이 없었으므로, 임의적인 문구 추가 행위는 변조로 인정되었습니다.
   • '경쟁의 공정한 집행을 저해할 염려'의 의미: 법원은 '경쟁의 공정한 집행'이 계약의 체결 단계뿐만 아니라 계약의 성실한 이행을 확보하여 사업의 목적이 원활히 달성되도록 하는 이행 단계까지 포함한다고 해석했습니다. 원고의 확약서 변조 행위로 인해 공급업체가 기술지원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수원국이 기자재 사용을 포기할 상황이 발생하여 피고가 사업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우려가 있으므로, 이는 경쟁의 공정한 집행을 저해할 염려가 있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2. 구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2016. 9. 2. 대통령령 제27475호로 개정되기 전) 제76조 제1항 제8호: 이전에 '계약에 관한 서류를 위조 또는 변조한 경우'를 부정당업자 제재 사유로 규정했던 이 조항은 현행 법령이 내용을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정비한 것에 불과하며, '계약에 관한 서류'의 의미가 실질적으로 변경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설명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공공기관과의 계약에서 서류를 제출할 때에는 다음과 같은 사항에 특히 유의해야 합니다.

1. 모든 제출 서류는 계약 체결 시점뿐만 아니라 계약 이행 과정에서도 중요한 법적 효력을 가질 수 있으므로, 내용의 정확성과 진실성을 철저히 확인해야 합니다.
2. 특히, 실제 물품 공급업체 등 타 업체 명의의 서류를 제출하는 경우, 해당 업체로부터 내용 변경이나 추가에 대한 명시적인 동의나 승낙을 반드시 서면으로 받아야 합니다. 단순히 묵시적 동의나 추정적 승낙만으로는 추후 법적 분쟁 발생 시 변조 책임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3. 계약 조건이나 제출 서류 내용에 중대한 변경이 필요하다면, 관련 당사자들과 충분히 협의하고 변경된 내용에 대한 서면 동의를 얻는 등 명확한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공급업체가 변경된 조건(예: 2년 무상 기술지원)에 대한 대가(예: 견적 단가 상승)를 요구할 수도 있음을 인지하고 사전에 조율해야 합니다.
4. 입찰 관련 서류의 변조는 단순히 계약 불이행을 넘어 '부정당업자 제재'로 이어져 일정 기간 공공기관 입찰 참여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는 중대한 결과를 초래하므로, 사소한 수정이라도 신중하게 처리해야 합니다.
5. 계약 이행 과정에서 서류 수정이 불가피할 경우, 원본 작성자의 동의와 함께 변경된 내용에 대한 명확한 근거와 이력을 남겨두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