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보증채무와 관련하여 부동산 담보 및 개인 연대보증 계약의 효력 다툼

주식회사 A는 D사의 물품대금 채무에 대해 개인 B가 연대보증을 선 계약이 사해행위이므로 취소해달라고 주장했습니다. 반대로 기술보증기금은 D사의 대출채무에 대해 B가 제공한 근저당권 설정 계약이 사해행위이므로 취소하고 배당액을 경정해달라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양측의 주장을 모두 기각하며, 개인 B의 재산 상태를 면밀히 분석한 결과 해당 계약들이 사해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주식회사 A: D사에 물품을 공급하고, D사의 물품대금 채무에 대한 개인 B의 연대보증 계약이 사해행위라며 취소를 주장한 회사입니다.
• 기술보증기금: D사에 신용보증을 제공하고, D사의 채무에 대한 개인 B의 근저당권 설정 계약이 사해행위라며 취소 및 배당표 경정을 주장한 기관입니다.
• B (개인): 주식회사 D의 채무에 대해 주식회사 A에게는 연대보증 계약을, 기술보증기금에는 부동산에 대한 근저당권 설정 계약을 맺은 사람입니다.
• D (회사): 주식회사 A로부터 물품을 공급받고 기술보증기금의 신용보증으로 대출을 받은 회사로, 채무로 인해 본 사건의 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분쟁 상황

주식회사 A는 D사에게 물품을 공급하였으나 대금을 받지 못하게 되자, D사의 연대보증인 B를 상대로 채무 변제를 요구했습니다. 한편 D사의 대출채무를 신용보증한 기술보증기금은 B로부터 담보를 제공받은 상태였습니다. 주식회사 A는 D사가 기술보증기금에 근저당권을 설정해준 것이 다른 채권자들의 권리를 해치는 '사해행위'라며 해당 계약을 취소하고 경매 배당금을 다시 분배해달라고 '본소'를 제기했습니다. 이에 맞서 기술보증기금은 B가 주식회사 A와 맺은 연대보증 계약이 사해행위라며 해당 계약을 취소해달라고 '반소'를 제기했습니다. 결국 양측은 자신들의 채권을 우선적으로 회수하기 위해 상대방이 B와 맺은 계약의 유효성을 다투게 된 것입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개인 B가 주식회사 A와 맺은 연대보증 계약과 기술보증기금에 설정해준 근저당권이 '사해행위'(채권자의 권리를 해치는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였습니다. 이를 판단하기 위해 법원은 각 계약 체결 당시 B의 재산 상태(적극재산과 소극재산)를 자세히 파악하고, 각 계약이 B의 채무 초과를 심화시켰는지, 그리고 계약의 목적이 정당했는지를 검토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항소심 법원은 원고(주식회사 A)의 본소에 대한 항소와 피고(기술보증기금)의 반소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이는 제1심 법원의 판결과 동일한 결론으로, 주식회사 A가 제기한 근저당권설정계약 취소 청구와 기술보증기금이 제기한 연대보증계약 취소 청구 모두 이유 없다고 본 것입니다. 항소 비용은 각자 부담하도록 결정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주식회사 A가 주장한 기술보증기금과의 근저당권설정계약이 사해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기술보증기금이 주장한 주식회사 A와의 연대보증계약 역시 사해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원고와 피고 모두 각자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주로 '채권자취소권'과 '사해행위'에 대한 법리를 다루고 있습니다.

• 채권자취소권 (민법 제406조):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하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의 재산을 줄이거나 채무를 늘리는 법률행위(사해행위)를 한 경우, 채권자가 그 행위를 취소하고 재산을 원상회복시킬 수 있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이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서는 채무자의 행위로 인해 채무 초과 상태가 되거나 이미 채무 초과 상태인 채무자의 재산 상태가 더욱 악화되어야 합니다.

• 사해행위 판단 기준: 사해행위 여부를 판단할 때는 다음과 같은 점들을 고려합니다.

  1. 채무 초과 상태: 계약 당시 채무자의 적극재산보다 소극재산이 더 많아지는지 또는 이미 채무 초과 상태인 채무자의 재산이 더 줄어드는지 여부입니다. 이 사건에서 B의 근저당권설정계약 당시(2018년 6월 14일), B의 적극재산 중 일반 채권자들의 공동 담보에 제공된 부분은 89,679,680원이었고, 소극재산은 114,835,917원이었습니다. 따라서 이 시점에는 B가 채무 초과 상태에 있었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D의 사업 지속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고, 추가 대출을 통해 사업을 계속하려 했던 점 등을 고려하여 사해행위로 보지 않았습니다.
  2. 물상 담보된 재산의 처리: 채무자의 재산이 이미 다른 채권자의 채권에 대한 물상 보증(담보)으로 제공된 경우, 해당 재산의 가액에서 피담보채권액을 공제한 잔액만을 채무자의 적극재산으로 평가합니다(대법원 2012다64792 판결). 이 사건에서 B가 중소기업은행과 F에게 물상 담보로 제공한 채권최고액(총 144,000,000원 + 65,000,000원) 중 실제 발생한 피담보채무액은 적극재산에서 제외되었습니다.
  3. 채무자의 사해의사: 채무자가 자신의 행위가 채권자를 해할 것을 알고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B가 주식회사 A와 연대보증계약을 체결한 것이 D의 사업 지속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판단하여 사해의사가 없었다고 보았습니다.

• 국세징수법 제7조 (제2차 납세의무): 제2차 납세의무는 주된 납세의무자의 징수 부족 등 법적 요건이 발생하고, 납부 고지서에 의해 통지됨으로써 구체적으로 확정됩니다. 이 사건에서 기술보증기금은 B의 제2차 납세의무액(부가가치세 체납액 34,606,850원)을 소극재산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계약일(2018년 3월 2일) 당시 해당 요건이 충족되었다는 증거가 없어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직면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계약 시점의 재산 상태 파악의 중요성: '사해행위' 여부를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해당 계약이 체결될 당시 채무자의 적극재산(재산)과 소극재산(채무)을 정확히 산정하는 것입니다. 특히, 다른 채권자를 위해 이미 담보로 제공된 재산의 가치는 일반 채권자들을 위한 적극재산에서 제외됩니다.

2. '채무초과' 상태의 의미: 단순히 빚이 재산보다 많다고 해서 모두 사해행위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채무자의 채무 초과 상태 여부뿐만 아니라, 해당 계약이 불가피한 사업 계속을 위한 조치였는지 등 구체적인 상황과 목적도 함께 고려합니다.

3. 장래 발생할 채권의 인정 여부: 채권자취소권을 행사하기 위한 '피보전채권'은 계약 당시 이미 발생한 채권이 아니더라도, 가까운 장래에 채권이 성립할 고도의 개연성이 있다면 인정될 수 있습니다.

4. 제2차 납세의무 등 특수한 채무: 제2차 납세의무와 같은 특수한 형태의 채무는 주된 납세의무와는 별개로 법적 요건이 충족되고 납부 고지서가 통지되어야 구체적으로 확정됩니다. 따라서 단순히 세금이 발생했다고 해서 계약 당시의 소극재산에 바로 포함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