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 징계위원회 위원 정보 공개 거부 취소 판결

과거 자신에게 징계 처분을 내렸던 군 징계위원회 위원들의 이름과 직위 공개를 청구한 원고 A씨가 제7군단장에게 정보 공개를 거부당하자, 이에 불복하여 정보비공개결정 취소 소송을 제기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피고인 제7군단장의 정보비공개결정이 위법하다고 판단하여 그 취소를 결정했습니다. 이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정보공개법)상 비공개 사유의 엄격한 해석과, 피고가 제시한 비공개 사유가 타당하지 않다는 점에 근거한 판결입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과거 제7군단 소속으로 근무하다 품위유지의무 위반으로 근신 7일의 징계를 받은 군인으로, 자신에 대한 징계 처분을 심의한 징계위원회 위원들의 정보 공개를 요구했습니다.
• 피고 제7군단장: 원고 A에게 징계 처분을 내린 군단의 장으로, 징계 위원회 위원들의 정보 공개를 거부한 주체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 A씨는 2017년 10월부터 2018년 5월까지 제7군단 소속으로 근무하던 중, 2018년 5월 23일 품위유지의무 위반(협박, 모욕)을 이유로 피고인 제7군단장으로부터 근신 7일의 징계 처분을 받았습니다. 원고는 이 징계 처분을 취소하기 위한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원고는 2021년 1월 4일 피고에게 자신을 징계했던 징계위원회 위원들의 이름과 직위를 공개해달라고 청구했습니다. 하지만 피고는 2021년 1월 6일, 해당 정보가 군인사법 제61조와 군인징계령 제14조의2 제2호에 따라 비공개 사항으로 규정되어 있다는 이유로 정보 공개를 거부했습니다. 이에 원고는 피고의 정보비공개결정이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취소 소송을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1호에 따른 '다른 법률 또는 법률에서 위임한 명령에 따라 비밀이나 비공개 사항으로 규정된 정보'의 범위 해석이었습니다. 특히 군인사법과 군인징계령이 정보공개법상의 비공개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중요하게 다루어졌습니다.
2. 행정소송 과정에서 피고인 처분청이 처음에 제시한 비공개 사유 외에 다른 사유를 추가하거나 변경할 수 있는 조건과 범위에 대한 법리적 판단이 요구되었습니다.
3.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5호에 따른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고도의 개연성'이 존재하는 비공개 대상 정보의 해석과 적용 여부였습니다.

법원의 판단

피고인 제7군단장이 2021년 1월 6일 원고 A씨에게 내린 정보비공개결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결론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의 정보비공개결정이 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1.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1호 해당 여부 불인정: 군인사법 제61조는 징계위원회 운영에 필요한 사항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고, 군인징계령 제14조의2 제2호는 징계위원회의 회의 공개를 제한하고 있지만, 이 법령들이 징계 관련 정보의 공개 여부나 범위를 명확히 규정한 '정보공개에 관한 다른 법률의 특별한 규정'으로 볼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이를 근거로 한 정보 비공개 결정은 적법하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2. 처분 사유 추가 변경 불허: 피고가 소송 과정에서 '이 사건 정보 공개가 징계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5호의 사유를 추가하려 했으나, 이는 당초 처분 사유(다른 법률에 따른 비공개)와 기본적 사실관계 및 입법 취지가 달라 새로운 주장으로 보아야 하며, 행정소송법상 허용되지 않는 처분 사유의 추가 또는 변경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3.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5호 적용 불가: 설령 처분 사유 추가가 허용된다고 가정하더라도, 이미 징계 심의 및 의결 업무가 완료되었고 징계 위원들의 성명과 직위만 공개될 뿐 의견까지 공개되는 것이 아니므로, 정보 공개가 징계 업무의 공정성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고도의 개연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원고가 징계처분 취소소송에서 징계위원회 구성의 하자를 다투기 위해 해당 정보가 필요하다는 점도 고려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종합적인 판단에 따라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여 피고의 정보비공개결정을 취소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판결과 관련된 주요 법령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정보공개법) 제1조 (목적)​: 이 법은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국정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함으로써 국민의 국정 참여를 유도하며,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합니다. 이는 정보 공개 제도의 기본 정신이자, 모든 정보 공개 관련 판단의 기준이 됩니다.
• 정보공개법 제3조 (정보공개의 원칙)​: 공공기관이 보유·관리하는 정보는 국민의 알권리 보장 등을 위하여 이 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적극적으로 공개해야 합니다. 이 조항은 정보 공개가 예외가 아닌 원칙임을 명확히 합니다.
• 정보공개법 제4조 제1항 (다른 법률과의 관계)​: 정보공개에 관한 다른 법률의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 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릅니다. 여기서 '특별한 규정'은 정보공개법의 적용을 배제하겠다는 입법자의 의사가 해당 다른 법률을 통해 명확히 표출된 경우여야 한다고 엄격하게 해석됩니다.
•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1호 (비공개 대상 정보)​: '다른 법률 또는 법률에서 위임한 명령에 따라 비밀이나 비공개 사항으로 규정된 정보'는 비공개될 수 있습니다. 이 조항은 다른 법률에 의한 비공개 규정을 존중하는 취지이지만, 해당 법률에 비공개 의사가 명확해야만 적용됩니다. 본 사건에서는 군인사법과 군인징계령이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5호 (비공개 대상 정보)​: '인사관리에 관한 사항이나 의사결정 과정 또는 내부검토 과정에 있는 사항 등으로서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이나 연구·개발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는 비공개될 수 있습니다. 이 조항이 적용되려면 정보 공개가 업무의 공정성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고도의 개연성'이 객관적으로 입증되어야 하며, 비공개로 보호되는 이익과 공개로 보호되는 국민의 알 권리 등을 비교 형량해야 합니다.
• 행정소송법상 처분 사유 추가·변경 법리: 행정처분 취소 소송에서 처분청(피고)은 최초 처분의 근거로 삼은 사유와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다고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만 다른 사유를 추가하거나 변경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은 처분 사유를 법률적으로 평가하기 전의 구체적인 사회적 사실관계가 서로 같은지 여부에 따라 판단됩니다.
• 군인사법 제58조의2 (징계위원회 구성)​: 징계위원회의 구성에 관한 규정입니다. 이 정보는 징계처분 시 징계위원회 구성의 적법성을 다투는 데 필요한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 군인사법 제58조의3 제1항 (징계위원의 제척사유)​: 징계위원이 심의대상자와 친족 관계에 있거나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경우 징계위원에서 제외되어야 한다는 규정입니다. 이는 징계위원회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징계위원 정보를 통해 제척 사유 위반 여부를 확인할 필요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참고 사항

비슷한 상황에서 정보 공개를 청구하거나 비공개 결정을 다툴 때 다음과 같은 점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공공기관의 정보 비공개 결정이 나왔을 때, 해당 결정이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정보공개법)과 다른 관련 법률의 비공개 규정을 엄격하게 해석하여 적용했는지 면밀히 살펴보아야 합니다.
•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다른 법률 또는 법률에서 위임한 명령에 따라 비밀이나 비공개 사항으로 규정된 정보'라는 주장은, 해당 다른 법률에 정보공개법의 적용을 배제하거나 비공개할 수 있다는 입법자의 의사가 명확히 표현되어야만 인정됩니다. 단순히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와 같은 일반적인 위임 규정만으로는 비공개 사유가 되기 어렵습니다.
• 행정처분 취소 소송에서 처분청(피고)은 처분을 내릴 때 밝혔던 사유와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다'고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만 다른 사유를 추가하거나 변경할 수 있습니다. 완전히 다른 근거로 비공개 사유를 변경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5호에 근거하여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정보 공개를 거부하려면, 정보 공개로 인해 업무의 공정성이 객관적으로 '현저하게 지장을 받을 고도의 개연성'이 입증되어야 합니다. 추상적인 가능성만으로는 비공개 사유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 정보 공개 여부를 판단할 때는 비공개로 보호하고자 하는 이익(예: 업무의 공정성)과 정보 공개로 달성되는 공익(예: 국민의 알 권리, 국정 투명성)을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신중하게 비교 형량해야 합니다.
• 특정 업무가 이미 완료된 후에 해당 업무 관련 정보 공개를 청구하는 경우, 그 정보 공개가 향후 업무 수행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주장은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징계 심의가 이미 끝난 경우 징계위원의 정보 공개가 향후 심의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 정보 공개를 통해 본인의 다른 권리(예: 징계 처분 취소를 위한 재판에서 위법성 입증)를 구제받을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 정보 공개의 필요성이 더 크게 인정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