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장례 시설 용도 변경 불허가 취소 사건

주식회사 A는 기존 제조업소 건물을 동물화장시설, 동물전용납골시설, 동물전용장례식장으로 용도 변경하고자 광주시에 신청하였으나 시는 이를 반려하였습니다. 회사는 이 처분이 위법하다고 소송을 제기하였고 법원은 반려 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관련 당사자

• 주식회사 A: 애견장례 및 동물장묘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로, 건물의 용도변경을 신청한 원고입니다.
• 광주시장: 건축물 용도변경 허가권을 가진 행정기관으로, 원고의 신청을 반려한 피고입니다.
• E 마을회 및 E 이장: 원고의 동물장묘시설 설치에 반대 의견을 표명한 지역 주민 대표입니다.

분쟁 상황

주식회사 A는 2020년 8월 25일 광주시에 기존의 2종 근린생활시설(제조업소) 건물을 동물화장시설, 동물전용납골시설, 동물전용장례식장으로 용도 변경해달라고 신청했습니다. 광주시는 관련 부서 협의와 보완 요청을 거쳐 2020년 10월 13일 이 신청을 반려했습니다. 반려 사유로는 인근에 주민 쉼터 및 주민 공동 텃밭 건립 예정, 교통 혼잡 및 안전사고 우려, 주민 불편 및 갈등, 당초 보완사항 미이행, 주변 환경 훼손 우려 등이 제시되었습니다. 한편 E 마을회는 2020년 10월 6일 D 토지에 주민 쉼터 건립 신청을 하고 E 이장은 동물화장시설 설치 반대 현수막을 설치하는 등 지역 주민들의 반대 움직임도 있었습니다. 이에 주식회사 A는 광주시의 반려 처분이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은 광주시장이 주식회사 A의 동물장묘시설 용도 변경 신청을 반려한 처분이 과연 적법한지에 대한 다툼입니다. 구체적으로는

1. 신청 건물 인근에 동물보호법상 동물장묘시설 설치가 금지되는 '공중이 수시로 집합하는 시설이나 장소'가 존재하는지 여부,
2. 광주시장이 주장한 반려 사유들(교통 혼잡 우려, 주민 갈등, 보완사항 미이행, 주변 환경 훼손 우려 등)이 중대한 공익상의 필요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광주시장)가 2020년 10월 13일 원고(주식회사 A)에게 내린 묘지관련시설(동물화장시설, 동물전용납골시설), 장례시설(동물전용장례식장) 용도변경허가신청 반려처분을 취소한다고 판결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광주시장의 용도변경 신청 반려 처분이 법규에서 정하는 제한에 위배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중대한 공익상의 필요를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사유가 부족하며 단지 인근 주민들의 반대만을 이유로 허가를 거부할 수 없다는 법리를 적용하여 해당 처분을 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 판결에는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1. 건축법 제11조 제1항 (건축허가), 제14조 제1항 (건축신고), 제19조 제2항 (용도변경 허가/신고)​: 건축허가권자 또는 용도변경 허가권자는 건축(용도변경) 신청이 관계 법규에서 정하는 제한에 배치되지 않는 한 당연히 허가를 해야 하며, 중대한 공익상의 필요가 없는데도 관계 법령 외의 사유로 허가를 거부할 수 없습니다. 여기서 '관계 법규'는 건축물 자체에 대한 제한을 의미하며, 건축물 내 시설의 운영이나 사용에 제한을 가하는 법규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2. 동물보호법 제33조 제3항 제5호 나목 (동물장묘시설 설치 제한)​: 이 조항은 20호 이상의 인가밀집지역, 학교, 그 밖에 공중이 수시로 집합하는 시설 또는 장소로부터 일정 거리(본 사례에서는 300m) 이내에는 동물장묘시설을 설치할 수 없도록 규정합니다. 판례는 '공중이 수시로 집합하는 시설 또는 장소'를 20호 이상의 인가밀집지역이나 학교에 준할 정도로 많은 공중이 현존하는 시설 또는 장소로 엄격하게 해석했습니다.
3. 민원 처리에 관한 법률 제10조 제1항 (구비서류 요구 제한)​: 행정기관은 민원을 접수·처리할 때 민원인에게 관계 법령 등에서 정한 구비서류 외의 서류를 추가로 요구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 적용됩니다. 본 사례에서는 피고가 요구한 지역 주민과의 갈등 해소 방안 등이 법령상 구비 서류가 아님을 지적했습니다.
4. 대법원 판례의 법리: 행정처분의 적법 여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처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며, 처분 이후에 추가된 새로운 사유로는 처분 당시의 흠을 치유할 수 없습니다. 또한 '인접 주민들의 반대'는 그 자체만으로는 건축(용도변경) 허가를 불허할 적법한 사유가 될 수 없으며, 법령의 근거 없이 인근 주민들의 민원만을 이유로 한 반려 처분은 위법하다는 법리가 재확인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건축물의 용도변경 신청이 건축법 등 관련 법규에서 정한 제한에 위배되지 않는다면 행정청은 특별히 중대한 공익상의 필요가 없는 한 허가를 거부할 수 없습니다. 단순히 인근 주민들의 막연한 반대나 민원만으로는 적법한 불허가 사유가 될 수 없으며, 특히 동물장례시설과 같은 특정 시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법적 허가 거부의 정당한 이유가 될 수 없습니다. '동물보호법'에서 정한 동물장묘시설의 설치 제한(공중이 수시로 집합하는 시설로부터 300미터 이내 금지) 조항을 적용할 때 '공중이 수시로 집합하는 시설이나 장소'는 20호 이상의 인가밀집지역이나 학교에 준할 정도로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이어야 합니다. 단순한 원두막이나 일시적 방문객이 이용하는 주유소 등은 여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행정처분의 적법성은 원칙적으로 처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며, 처분 이후 발생한 사정이나 추가된 사유로는 이전 처분의 위법성을 치유할 수 없습니다. 행정기관은 민원을 처리할 때 관계 법령에서 정한 구비서류 외의 서류를 추가로 요구해서는 안 되며, 민원인이 보완 요청 사항을 이행했다면 그 점을 충분히 고려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