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의 뇌 전이암 진단 지연으로 환자 편마비가 발생한 사건

흉부외과 의사인 피고인 A는 폐암 환자의 뇌 MRI 검사 결과 전이성 뇌종양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조기에 진단 및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환자의 뇌종양이 커지고 결국 편마비가 발생하는 상해를 입게 한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원심 법원은 피고인에게 업무상과실치상죄를 인정하여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했고, 이에 검사는 형량이 가볍다고, 피고인은 무죄를 주장하며 형량이 무겁다고 각각 항소했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피고인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과 피해자의 편마비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며, 양측의 양형 부당 주장 모두를 기각하여 원심의 벌금형을 유지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의사 A): 폐암 환자를 진료하던 흉부외과 의사로, 환자의 뇌 MRI 검사 결과 전이성 뇌종양 의심 소견을 인지하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환자에게 편마비 증상이 발생하게 한 혐의로 기소된 인물입니다.
• 피해자 (환자): 폐암 환자로, 피고인 A의 진료 과정에서 뇌 전이암을 조기에 진단받지 못해 결국 편마비 증상이 발생한 당사자입니다.
• 검사: 원심의 형(벌금 1,000만 원)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항소한 측입니다.

분쟁 상황

피해자는 폐암 환자로, 2013년 12월 11일 뇌 MRI 검사 결과 좌측에 1.4cm 크기의 종양성 병변이 발견되었고 영상의학과 의사는 이를 단일 부위 전이성 병변으로 판독했습니다. 흉부외과 의사인 피고인 A는 폐암 환자의 뇌 MRI 결과 전이성 뇌종양이 의심될 경우 신경외과 협진, 조직검사 또는 경과 관찰, 환자에게 뇌 전이 가능성 설명 등의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아 뇌 전이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이후 피해자는 2014년 3월경 우측 상하지 저린 증상을 호소했고, 2014년 6월 15일에는 오른쪽 손가락의 힘이 약해지는 증상을 호소했습니다. 그러나 피고인은 2015년 7월 7일에야 다시 뇌 MRI 검사를 실시했고, 이때 4.5cm 크기의 뇌종양이 발견되어 결국 피해자는 수술 후 편마비 증상이 발생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의 초기 진단 지연이 피해자의 편마비 발생에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피고인 의사 A가 환자의 전이성 뇌종양을 조기에 진단하고 적절히 처치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했는지 여부, 피고인의 주의의무 위반과 피해자의 편마비 증상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는지 여부, 그리고 원심의 벌금 1,000만 원 형량이 적정한지 여부(양형 부당)였습니다.

법원의 판단

항소심 법원은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이 피해자의 전이성 뇌종양을 조기에 진단하고 이에 맞는 처치를 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했으며, 이러한 피고인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 행위와 피해자의 편마비 발생 상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검사와 피고인 양측의 양형 부당 주장도 모두 기각하고 원심의 벌금 1,000만 원 형량이 너무 가볍거나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검사와 피고인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여 원심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결론

이 판결은 의료인이 환자의 검사 결과를 면밀히 확인하고 이상 소견 발견 시 즉각적이고 적절한 추가 조치 및 협진을 통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제공해야 하는 중대한 업무상 주의의무를 가진다는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이러한 주의의무 위반으로 환자에게 심각한 상해가 발생하면 형사상 업무상과실치상죄가 성립될 수 있으며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까지 지게 됩니다. 법원은 초기 진단 지연이 환자의 치료 기회를 상실시키고 더 심각한 결과를 초래했을 경우 인과관계를 인정하여 의료인의 책임을 묻는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형법 제268조 (업무상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 치사상)​: '업무상 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사람을 사망이나 상해에 이르게 한 자는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 조항은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하여 타인에게 상해를 입혔을 때 적용됩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 의사 A는 흉부외과 의사로서 폐암 환자의 뇌 MRI 검사 결과를 토대로 뇌 전이암을 조기에 진단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할 전문가적 주의의무가 있었음에도 이를 소홀히 하여 환자가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지 못하고 편마비 상해를 입게 되었으므로, 이 조항에 따라 업무상과실치상죄가 적용되었습니다.
2. 인과관계: 법원에서 어떤 행위가 특정 결과의 원인이라고 인정하기 위한 법리입니다. 이 판례에서는 피고인이 뇌 전이암을 조기에 진단하지 못한 과실과 피해자의 편마비 증상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었습니다. 법원은 만약 2013년에 조기에 치료를 받았다면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과 같은 방사선 요법으로 신경학적 장애 없이 종양이 치료될 수도 있었을 것이고, 종양의 크기와 치료 예후의 밀접한 관련성을 고려할 때 진단 지연으로 종양의 크기가 커져 수술적 치료가 불가피해지고 수술 후 편마비 발생 가능성도 훨씬 높아졌다는 점 등을 근거로 피고인의 과실이 피해자의 상해 발생에 중요한 원인이 되었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피고인의 주의의무 위반이 없었더라면 피해자의 상해 발생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개연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3. 의료인의 주의의무: 의료인은 의료 행위를 수행함에 있어 당시의 의학 수준에 비추어 최선을 다하고 위험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요구되는 고도의 전문가적 주의의무를 다해야 합니다. 특히 진단 과정에서 의심스러운 소견이 발견되면 추가적인 검사, 다른 과와의 협진 등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내릴 의무가 포함됩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내용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의료 기록의 중요성: 모든 진료, 검사 결과, 의사와의 상담 내용은 상세하게 기록하고 보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영상의학과 판독 결과 등 전문적인 소견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2. 증상 변화의 적극적인 소통: 환자나 보호자는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증상이나 기존 증상의 변화를 의료진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기록해야 합니다. 작은 증상이라도 놓치지 않고 명확히 전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의료인의 추가 확인 및 설명 요청: 환자나 보호자는 검사 결과에 대한 설명을 듣고 추가적인 확인이나 다른 전문가와의 협진 필요성에 대해 적극적으로 질문할 권리가 있습니다. 의학적 소견에 대해 의문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명확한 설명을 요구해야 합니다.
4. 조기 진단의 중요성: 뇌종양과 같은 질병은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할수록 예후가 좋으므로, 의심되는 증상이 있거나 정기 검진에서 이상 소견이 발견되면 반드시 추가 검진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5. 의료사고 발생 시 민형사상 책임: 의료인의 과실로 인해 환자에게 상해가 발생한 경우, 형사상 업무상과실치상죄가 성립할 수 있으며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합니다. 이 사건의 경우, 해당 병원은 이미 민사상 손해배상금 70,057,964원을 피해자에게 지급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