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 원 약정금 진위 및 아파트 명의신탁 여부 판단 사건

원고 A는 사망한 채무자로부터 50억 원의 약정금 채권이 있다고 주장하며, 채무자의 상속인인 피고 B에게 해당 약정금과 이자의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피고 B는 약정금의 근거가 된 차용증의 진정성립을 다투고, 특정 아파트의 매매대금 지급이 명의신탁에 의한 것이므로 이자 지급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하며 항소했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고 승소로 판결한 제1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사망한 채무자에게 50억 원을 대여해주었다고 주장하며 채무자의 상속인인 피고 B에게 대여금과 이자의 지급을 청구한 채권자입니다.
• 피고 B (변경 전 성명: AH): 사망한 채무자의 상속인으로서, 원고 A의 50억 원 약정금 청구에 불복하고 차용증의 진정성립과 아파트 명의신탁 여부를 다툰 사람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 A는 망인에게 50억 원을 대여한 후 차용증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망인 사망 후 그의 상속인인 피고 B에게 대여금 반환을 청구했습니다. 피고 B는 차용증에 날인된 인감의 시기, 서명 부재, 인감증명서 발급 경위, 필적 감정 결과 등을 이유로 차용증의 진정성립을 부정하고 위조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또한, 망인이 다주택자 중과세를 피하고자 원고 A에게 아파트를 명의신탁한 것이므로, 아파트 매매대금 지급을 이자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하며 대립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망인(사망한 채무자)의 50억 원 약정금 차용증이 진정하게 성립되었는지 여부.
2. 망인이 원고에게 특정 아파트를 명의신탁한 것인지 여부.

법원의 판단

항소심 법원은 피고 B의 항소를 기각하고 제1심 법원이 원고 A에게 승소 판결한 것이 정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법원은 50억 원 약정금에 대한 차용증의 진정성립을 인정했으며, 특정 아파트에 대한 명의신탁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피고 B는 원고 A에게 50억 원과 이에 대한 이자를 지급해야 합니다.

결론

항소심 법원은 제1심 판결의 이유를 대부분 인용하며 일부 내용을 추가 및 수정하고 피고의 추가 주장에 대해 판단한 결과, 1심 판결이 정당하다고 보아 피고 B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최종적으로 피고 B는 원고 A에게 청구취지대로 5,000,000,000원과 이에 대한 2016년 10월 20일부터 2018년 9월 30일까지는 연 1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4%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해야 합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민사소송법 제420조 (제1심 판결의 인용)​: 이 조항은 항소심 법원이 제1심 판결을 그대로 인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항소심 법원이 제1심 법원의 사실관계 인정과 법리 적용이 타당하다고 판단할 때 사용됩니다. 본 사건에서도 항소심 법원은 제1심 판결의 이유를 대부분 그대로 인용하면서 필요한 부분만 추가하거나 수정하여 판결을 내렸습니다.
2. 처분문서와 보고문서의 증명력: 법률행위가 그 문서에 의해 행해졌음을 증명하는 문서를 '처분문서'라고 하며, 이는 기재된 내용대로 법률행위가 있었음을 강력하게 추정하는 증명력을 가집니다. 반면, 과거의 사실을 단순히 보고하거나 기술하는 문서는 '보고문서'로 분류되며, 처분문서보다는 증명력이 약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차용증 중 과거 차용 사실을 확인하는 부분은 보고문서의 성격이 있으나, 변제기, 이자, 연체 이자율 약정 부분은 새로운 법률행위를 담고 있으므로 처분문서로 보아 증명력을 인정했습니다.
3. 문서의 진정성립 추정 및 복멸: 어떤 문서에 본인의 인영(도장 찍힌 흔적)이 날인되어 있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문서가 본인의 의사에 따라 작성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러나 이 추정은 반대되는 증거에 의해 깨질 수 있습니다(복멸). 피고는 차용증에 찍힌 인감이 망인의 인감대장에 신고된 것과 다르다는 등의 이유로 진정성립을 다투었으나, 법원은 인감 신고 여부만으로 도장 소지를 단정하기 어렵고 여러 정황상 차용증의 진정성립이 추정된다고 판단했으며, 피고가 제시한 증거만으로는 그 추정이 깨졌다고 보지 않았습니다.
4. 부동산 명의신탁의 증명책임: 부동산 등기는 적법한 등기원인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따라서 다른 사람에게 부동산 명의를 신탁했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그 명의신탁 사실을 증명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는 망인이 원고에게 아파트를 명의신탁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등기권리증을 원고가 소지하고 있고 원고가 단독으로 소유권을 행사한 점 등을 종합하여 명의신탁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금전 거래 시에는 차용증을 반드시 작성하고, 차용증에는 빌려준 금액, 이자율, 변제 기한, 연체 이자율, 당사자 정보(성명, 주소, 연락처), 작성일 등을 명확하게 기재해야 합니다.
2. 차용증에 서명이나 인감 날인을 할 때에는 반드시 본인이 직접 하도록 하고, 인감 날인 시에는 신고된 인감과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3. 중요한 법률 문서 작성 시에는 여러 증인이 입회한 상태에서 서명 또는 날인하거나, 객관적인 증빙 자료(계좌이체 내역, 대화 기록, 녹취록 등)를 철저히 보관하여 추후 분쟁 발생 시 증거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4. 문서의 진정성립이 다투어질 경우, 필적이나 인영 감정이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평소 본인의 필적이나 인영이 담긴 공신력 있는 문서를 잘 보관해두면 증명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5. 명의신탁을 주장하는 경우에는 명의신탁 사실을 증명할 책임이 주장하는 사람에게 있습니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등기권리증 소지 여부, 부동산 매매대금 및 관련 세금의 실질적인 납부 주체, 재산 관리 및 처분 행위 등 객관적인 증거를 제시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