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주차장 불법 용도 변경에 대한 시정명령 유지 판결

건물 소유자 A와 B가 화성시 동부출장소장으로부터 주차장의 불법 용도 변경에 대한 원상회복명령, 시정명령, 계고처분을 받자 이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1심에서는 원고들의 일부 청구가 인용되었으나 항소심은 원상회복명령과 계고처분은 시에서 직권으로 취소했으므로 소의 이익이 없어 각하했습니다. 시정명령에 대해서는 출장소장의 권한이 적법하며, 원고들이 건축물대장만 믿고 매수했더라도 신뢰보호 원칙에 위배되거나 재량권 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시정명령 취소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A, B: 주차장이 불법 용도 변경된 건물의 소유자로서, 행정청의 시정명령 등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한 원고들입니다.
• 화성시 동부출장소장: 주차장 불법 용도 변경에 대해 원상회복명령, 시정명령, 계고처분 등을 내린 행정기관의 장으로서, 이 사건의 피고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들은 화성시에 위치한 건물을 매수하였는데, 해당 건물의 주차장 일부가 건축 당시부터 주거용으로 불법 용도 변경되어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화성시 동부출장소장은 불법 용도 변경 사실을 확인하고 원고들에게 원상회복명령, 시정명령, 그리고 계고처분을 내렸습니다. 원고들은 건축물대장을 믿고 건물을 매수했는데, 행정기관의 이러한 처분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1. 행정기관이 소송 진행 중에 관련 처분을 직권으로 취소했을 경우, 해당 처분의 무효 확인 또는 취소를 구하는 소송의 이익이 유지되는지 여부
2. 지자체 출장소장이 주차장 불법 용도 변경에 대한 시정명령을 내릴 적법한 권한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
3. 건축물대장에 불법 사항이 기재되어 있지 않아 이를 믿고 건물을 매수한 소유자에게 시정명령을 내리는 것이 신뢰보호의 원칙에 반하거나 행정기관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인지 여부

법원의 판단

항소심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1. 원상회복명령 무효 확인 및 계고처분 취소 청구: 피고인 화성시 동부출장소장이 2022년 1월 12일자로 이 사건 소송의 경과에 따라 원상회복명령과 계고처분을 직권으로 취소한 사실이 인정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해당 명령 및 처분은 효력을 상실하여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므로, 이를 다투는 소는 소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보아 각하했습니다.
2. 시정명령 취소 청구:
   • 권한 유무: 건축법 제19조 제2항, 제79조 제1항 및 관련 조례에 따르면, 사용승인을 받은 건축물의 용도를 무단으로 변경한 경우 이에 대한 시정명령을 할 권한은 출장소장에게 위임되어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주차장법상의 원상회복명령과는 근거 법령이 다르므로, 출장소장에게 시정명령 권한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 신뢰보호 원칙 및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 건축물대장에 불법 용도 변경에 대한 기재가 없었더라도, 이를 피고가 불법을 용인하거나 시정명령을 하지 않겠다는 공적 견해를 표명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오랜 기간 시정명령이 없었다고 해서 발생한 기대 역시 정당한 신뢰로 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 원고들이 건물의 현황을 그대로 이전받았더라도, 사용승인서나 주차장 현황 사진 등을 통해 위법 상태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며, 이러한 확인 절차를 매수자에게 기대하기 어렵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 원고들이 위법 상태를 직접 초래하지 않았더라도, 건축법상 소유자로서 시정명령을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 공공복리 증진을 위한 시정명령의 공익적 필요가 크고, 원고들에게도 위법을 시정할 기회가 있었으며, 시정명령을 할 수 없다고 보면 건축행정의 원활한 수행이 어렵다는 점 등을 종합하여 재량권 일탈·남용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결론

결과적으로 항소심 법원은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상회복명령 무효 확인 및 계고처분 취소 청구는 각하하며, 시정명령 취소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소송 비용은 원고들이 1/3, 피고가 나머지를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행정처분 직권 취소와 소의 이익 소멸 (대법원 2020두49953 판결 참조): 행정기관이 소송 도중 다툼의 대상이 된 행정처분을 스스로 취소하면, 그 처분은 효력을 잃게 됩니다. 이 경우 처분을 다투는 소송은 더 이상 다툴 대상이 없어지므로 소의 이익이 소멸하여 법원으로부터 '각하'될 수 있습니다. 본 사례에서 화성시 동부출장소장이 원상회복명령과 계고처분을 직권으로 취소하자, 법원은 이에 대한 소를 각하했습니다.
2. 건축법 제79조 제1항 (위반 건축물 등에 대한 조치): 이 조항은 허가권자가 건축법을 위반한 건축물에 대해 건축주, 공사시공자, 소유자 등에게 건축물의 철거, 개축, 수리, 용도변경, 사용제한 또는 사용금지 등의 시정명령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 화성시 동부출장소장은 이 조항에 근거하여 주차장을 무단 용도 변경한 건물 소유자에게 시정명령을 내릴 권한이 있다고 인정되었습니다. 이 권한은 특정 조례에 따라 출장소장에게 위임될 수 있습니다.
3. 건축법 제80조 제1항 (이행강제금): 시정명령을 받은 사람이 기한 내에 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허가권자는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 이는 건축물의 안전과 공공복리를 증진하기 위한 조치로, 위법 상태를 직접 초래하지 않은 현 소유자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입니다. (대법원 2013두20137 판결 참조)
4. 신뢰보호의 원칙: 국민이 행정기관의 일정한 언동(행정기관이 명시적으로 어떤 입장을 표명하거나, 장기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특정 상태가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를 형성하게 한 경우 등)을 신뢰하여 행동하였고, 그 신뢰가 보호할 가치가 있을 때, 행정기관은 그 신뢰에 반하는 처분을 해서는 안 된다는 행정법의 일반 원칙입니다. 그러나 본 사례에서는 건축물대장에 불법 사항이 없었고 오랫동안 단속이 없었더라도, 공공의 이익이 크고 매수자가 충분히 위법 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신뢰보호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5. 재량권 일탈·남용: 행정기관이 법에 따라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는 재량권을 부여받았을 때, 그 결정이 법의 목적을 벗어나거나 사회 통념상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법원은 시정명령으로 달성하려는 공익적 목적(건물의 안전, 기능, 미관 향상)이 크고, 원고들이 주장하는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시정명령이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보기 어려워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1. 건물 매수 전 꼼꼼한 확인: 건축물대장뿐만 아니라, 사용승인서, 건축물 현황도, 주차장 현황 사진 등 건물의 모든 관련 서류를 면밀히 확인하고 실제 현황과 일치하는지 비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주차장 등 용도 변경이 쉬운 부분은 더욱 주의 깊게 살펴보세요.
2. 위법 건축물에 대한 소유자의 책임: 건물의 소유자는 해당 건축물의 위법 상태를 직접 초래하지 않았더라도, 위법 건축물에 대한 시정명령 및 이행강제금 부과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매수 당시에는 문제가 없었더라도 향후 법규 위반이 확인되면 책임을 질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합니다.
3. 행정처분의 권한 확인: 행정기관의 처분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될 때는 해당 처분을 내린 기관이 적법한 권한을 가지고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정명령과 같은 행정처분은 관련 법규에 따라 그 권한이 위임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4. 신뢰보호 원칙 적용의 한계: 행정기관이 오랫동안 위법 사실을 적발하지 않았거나 건축물대장에 불법 사항이 기재되어 있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항상 신뢰보호 원칙이 적용되어 행정처분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공공의 이익(건축물의 안전, 기능, 미관 향상 등)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시정명령이 정당하다고 인정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