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중 임시총회 회칙 개정의 유효성을 다툰 사건

H종회는 임시총회를 개최하여 회칙을 개정했습니다. 이에 대해 종원 A는 임시총회 소집 과정에서 일부 종원에게 통지가 누락되는 등 절차상 하자가 있었고, 총회 개최 장소 및 시간이 임의로 변경되어 의결권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하며 회칙 개정 결의의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또한 총회 회의록에 기재된 참석 종원 수의 신뢰성 문제도 제기했습니다. 1심 법원은 임시총회 소집 절차에 하자가 있었음을 인정하면서도, 종중 정기총회 개최 장소 변경의 부득이한 사정, 변경된 장소의 근접성, 기존 관행에 따른 총회 개최 시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일부 종원들의 의결권 침해가 없었다고 판단하여 총회 결의가 적법하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회의록 참석 종원 수의 신뢰성 문제에 대해서도 도기록 및 현장 영상 등 증거를 통해 참석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법원은 원고 A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고, 1심 판결과 같이 H종회의 회칙 개정 결의는 유효하다고 최종 판단하며 원고 A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H종회의 종원으로서, H종회의 임시총회 회칙 개정 결의가 무효임을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한 사람.
• 피고 H종회: 종중의 정식 명칭으로, 임시총회를 통해 회칙을 개정하였고 원고 A의 주장을 반박하며 소송에 임한 단체.

분쟁 상황

H종회는 2019년 12월 30일 임시총회를 개최하여 회칙을 개정했습니다. 그러나 종원 A는 이 임시총회의 소집 과정에서 일부 종원들에게 통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총회 개최 장소와 시간이 임의로 변경되어 자신의 의결권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총회 회의록에 기재된 참석 종원의 수가 실제 125명인지에 대해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이 임시총회에서 이루어진 회칙 개정 결의가 무효임을 확인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특히, 2019년 초 종손 F와 종중 간의 의왕시 M 토지 및 N 토지의 소유권을 둘러싼 다툼이 발생했고, 2016년 6월경 종갓집 앞 토지가 종손 F에 의해 O에게 처분된 상황이었으므로, 피고 H종회가 예전과 같이 종손 F 등의 협조를 얻어 종갓집 내지 그 앞 토지에서 정기총회를 개최하기 어려운 부득이한 사정이 있었던 것이 중요한 배경이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H종회가 임시총회를 소집하는 과정에서 일부 종원들에게 소집 통지를 누락하는 등 절차상의 하자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임시총회 결의가 유효한지 여부. 둘째 임시총회 개최 장소와 시간이 임의로 변경되어 일부 종원들의 의결권이 침해되었는지 여부. 셋째 임시총회 회의록에 기재된 참석 종원의 수가 실제와 다르거나 조작되어 회의록의 증명력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 A의 항소를 기각하고 제1심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법원은 임시총회의 소집 절차에 일부 하자가 있었음을 인정했지만,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여 결의의 유효성을 인정했습니다.

1. 정기총회 개최 장소 변경의 부득이한 사정: 2019년 초 종손 F와의 토지 소유권 분쟁과 종갓집 앞 토지 처분 등으로 기존 종갓집 내지 그 앞 토지에서 정기총회를 개최하기 어려운 부득이한 사정이 있었습니다.
2. 새로운 장소의 근접성: 변경된 D대군 사당과 기존 종갓집 사이는 약 78m로 도보 약 1분 정도의 거리이며, 종갓집은 D대군 사당으로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나올 수밖에 없는 곳에 위치하여 종원들이 쉽게 인지할 수 있었습니다.
3. 총회 개최 시간의 적절성: 피고의 관행상 기신제 직후 정기총회를 개최하였으며, 이번에는 기신제 직전으로 앞당겨 개최했으나 개최시간(10:40경부터 11:10경까지)은 기신제에 매우 근접하여 기신제에 참석한 종원들이 같은 장소에서 개최된 정기총회에 참석하여 의결이 진행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할 때, 총회 개최 장소와 시간을 변경한 것이 일부 종원들의 의결 참여를 배제할 목적이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그로 인해 일부 종원들의 의결권이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정기총회는 적법하게 개최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또한, 참석 종원 수와 관련하여 원고가 제기한 회의록 신뢰성 문제에 대해서는 이 사건 정기총회 회의록에 성원보고 기재가 없고 도기록에 서명 또는 날인을 누락하거나 인적사항 기재가 불분명한 종원이 일부 존재하더라도, 피고가 참석자 도기록을 통해 수를 확인할 수 있었고, 회의록과 인적사항을 기재한 종원 수가 일치하며, 도기록 작성 및 의결 참여 과정을 촬영한 현장 영상이 존재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회의록 중 참석 종원 수 부분의 증명력을 부인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결론

법원은 H종회가 임시총회에서 한 회칙 개정 결의가 소집 절차에 일부 하자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정황상 종원들의 의결권이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으며 회의록의 참석 종원 수도 신뢰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최종적으로 유효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에 따라 원고 A의 항소는 기각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서 직접적으로 인용된 법령은 민사소송법 제420조(제1심판결의 인용)로, 항소심에서 제1심 판결의 이유를 그대로 인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절차 규정입니다. 그러나 이 사건의 주요 법리는 종중 총회 결의의 유효성과 관련한 민법상의 원칙 및 판례를 따릅니다.

1. 종중 총회 소집 절차의 하자: 종중 총회는 종중 규약 또는 관습에 따라 적법하게 소집되어야 합니다. 일부 종원에게 소집 통지가 누락되는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는 경우, 원칙적으로 총회 결의는 무효로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판례는 모든 절차상 하자가 반드시 결의의 무효를 초래하는 것은 아니며, 하자가 경미하고 결의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결의가 유효하다고 볼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이 판례에서는 소집 절차의 하자를 인정했음에도 불구하고, 개최 장소와 시간 변경의 부득이한 사정, 종원들의 인식 가능성, 기존 관행과의 연계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일부 종원의 의결권 침해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함으로써 총회 결의의 유효성을 인정한 것입니다.
2. 종중 총회 결의의 효력: 종중 총회는 종중의 최고 의사결정기관으로서, 그 결의는 종중원 전체에게 효력을 미칩니다. 따라서 적법하게 소집되고 의결된 총회 결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효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회칙 개정이라는 중요한 의사결정이 이루어졌으므로, 절차의 적법성과 결의 내용의 합리성이 중요하게 다루어졌습니다.
3. 회의록의 증명력: 총회 회의록은 총회에서 이루어진 의사 진행과 결의 내용을 기록하는 중요한 문서입니다. 회의록은 총회 결의의 증거 자료가 되며, 그 기재 내용에 중대한 오류나 조작이 없는 한 신뢰성을 가집니다. 이 판례에서는 일부 도기록 누락에도 불구하고 현장 영상 등 다른 증거 자료를 통해 참석 종원 수를 확인할 수 있었고, 전반적인 회의록의 증명력을 부인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회의록의 형식적 완결성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신뢰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원칙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법리들은 종중의 운영 및 의사결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을 해결하는 데 있어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참고 사항

종중 총회와 관련된 분쟁을 피하거나 해결하기 위해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종중 총회 소집 절차의 철저 준수: 종중 규약에 명시된 소집 절차를 정확히 따르고, 모든 종원에게 소집 통지가 정당하게 이루어졌음을 증명할 수 있는 기록(내용증명, 문자 발송 기록 등)을 남겨야 합니다. 특히 일부 종원에게 소집 통지가 누락되는 상황은 총회 결의의 유효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 총회 장소 및 시간 변경 시 명확한 고지 및 사유 설명: 총회 개최 장소나 시간을 변경해야 할 부득이한 사유가 발생하면, 이를 종원들에게 명확히 고지하고 합리적인 사유를 설명해야 합니다. 변경된 장소가 기존 장소와 매우 가깝거나 기존 관행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유효성이 인정될 여지가 있지만, 임의적 변경으로 비춰지면 의결권 침해 주장의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 회의록 및 참석자 명부의 정확한 작성 및 보존: 총회의 회의록은 참석 종원 수, 의결 내용, 의사 진행 과정 등을 상세하고 정확하게 기록하고, 참석 종원들에게 서명 또는 날인을 받은 참석자 명부(도기록)를 함께 보존해야 합니다. 필요한 경우 총회 현장을 촬영한 영상 등을 함께 보관하여 객관적인 증거 자료로 활용하는 것이 분쟁 발생 시 도움이 됩니다.
• 내부 갈등 발생 시 중재 노력: 종중 내부에서 토지 분쟁 등 갈등이 발생했을 경우, 총회 개최 등 주요 의사결정 전에 갈등 해소를 위한 중재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는 총회 절차의 원활한 진행과 결의의 정당성 확보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