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방송통신위원회 위원 정족수 미달 과징금 처분 취소 판결
지상파 방송사업자인 B 주식회사는 D 선거를 앞두고 L 대선후보 관련 의혹을 보도했습니다. 이후 B 주식회사는 해당 보도 내용의 진실성 논란으로 자체 사과방송을 하였고, 방송통신위원회는 B 주식회사의 보도가 방송심의규정을 위반했다고 판단하여 2천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B 주식회사는 이 과징금 처분이 실체적으로나 절차적으로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B 주식회사의 보도 내용 자체는 방송심의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인정했으나, 과징금 처분 당시 방송통신위원회가 적법한 의결정족수를 갖추지 못했다는 절차적 하자를 이유로 과징금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B 주식회사: D 선거를 앞두고 L 대선후보에 대한 의혹을 보도하여 과징금 처분을 받은 지상파 방송사업자입니다.
- 피고 방송통신위원회: B 주식회사의 보도에 대해 방송심의규정 위반을 이유로 과징금을 부과한 합의제 행정기관입니다.
- M 기자 및 A PD: B 주식회사의 보도를 취재하고 제작한 담당 기자와 PD입니다.
- I, J, K, Q: 보도 내용의 핵심 인물 또는 관련 진술자들입니다.
- L 대선후보: B 주식회사의 보도 내용에서 H 개발사업 관련 의혹의 중심에 있는 인물입니다.
분쟁 상황
지상파 방송사업자인 B 주식회사는 D 선거를 불과 며칠 앞둔 2022년 2월 21일과 28일, 'E' 프로그램을 통해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원고 B 주식회사의 보도 내용이 방송심의규정상의 객관성, 공정성, 균형성을 위반하여 진실을 왜곡하거나 시청자를 혼동케 했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피고 방송통신위원회가 과징금 처분을 의결할 당시, 위원회 정원 5명 중 3명이 결원인 2인 체제(위원장 1인, 위원 1인)로 의결한 것이 '재적위원 과반수 찬성'을 규정한 방통위법 제13조 제2항을 위반한 절차상 중대한 하자인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 방송통신위원회가 2024년 1월 9일 원고 B 주식회사에 대하여 방송심의규정 위반을 이유로 부과한 2천만 원의 과징금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소송비용은 피고 방송통신위원회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B 주식회사의 보도 내용이 진실을 왜곡하고 불명확한 내용을 사실인 것처럼 방송하여 방송심의규정을 위반했다는 처분 사유 자체는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방송통신위원회가 과징금 처분을 의결할 당시, 위원회 정원 5명 중 3명이 결원인 상태에서 위원장 1인과 위원 1인, 총 2인만으로 의결한 것은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방통위법)이 규정한 '재적위원 과반수 찬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중대한 절차상 하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합의제 행정기관으로서 방송통신위원회는 다양한 배경과 관점을 가진 위원들의 토론과 숙의를 통해 공정하고 신중한 결정을 도출해야 하는데, 2인 체제에서는 이러한 기능이 구조적으로 구현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특히 국회 몫의 위원 3인이 결원인 상태에서 대통령이 지명한 2인의 위원만이 의사결정을 주도한 점은 합의제 행정기관의 설립 취지에 반한다고 지적하며, 절차적 위법을 이유로 과징금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 적용되거나 관련되는 법령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방송법 제6조 제1항 (방송의 공정성과 객관성): '방송에 의한 보도는 공정하고 객관적이어야 한다'고 명시하여, 방송이 진실을 왜곡하지 않고 증명 가능한 객관적 사실에 기초해야 하며 사회적 쟁점을 다룰 때 편향되지 않아야 할 의무를 규정합니다.
-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9조 (공정성) 및 제14조 (객관성): 이 규정들은 방송법의 원칙을 구체화한 것으로, '진실 왜곡 금지', '사회적 쟁점 시 공정성 및 균형성 유지', '사실의 정확하고 객관적 처리', '불명확한 내용으로 시청자 혼동 야기 금지' 등의 세부적인 심의 기준을 제시합니다. 법원은 이 사건 보도가 충분한 검증 없이 추측성 진술만을 단정적으로 보도하고, 진위가 불분명한 내용으로 시청자를 혼동케 한 점을 들어 해당 규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습니다.
-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방통위법) 제13조 제2항 (의결정족수): '위원회의 회의는 재적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이 조항을 단순히 형식적인 '재적위원'의 과반수가 아닌, 합의제 행정기관으로서 방송통신위원회가 실질적으로 기능하기 위한 최소한의 위원, 즉 3인 이상의 위원이 재적하는 상태에서 과반수 찬성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했습니다. 이는 방송의 자유 보장, 기관의 정치적 독립성, 다원성, 견제와 균형을 보장하려는 입법 취지를 반영한 것으로, 2인 체제에서는 이러한 합의제 기관의 본질적 기능인 숙의 과정이 구현되기 어렵다고 보아 절차상 위법을 인정하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 방통위법 제5조 제2항 (위원 임명 방식): 위원 5인 중 대통령 지명 2인, 국회 추천 3인(여당 1인, 야당 2인)으로 위원을 임명하도록 규정하여, 방송 규제 및 감독에 있어 정치적 다원성과 견제, 균형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려 한 입법자의 의지를 보여줍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언론 보도의 진실성 및 객관성 의무: 선거와 같이 사회적 파급력이 큰 시기에는 공인에 대한 의혹 제기 보도를 할 경우, 사실에 대한 철저한 사전 조사와 교차 검증이 필수적입니다. 추측에 기반하거나 편향된 정보만을 인용하여 시청자에게 잘못된 인상을 줄 수 있는 보도는 방송심의규정 위반으로 엄격한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합의제 행정기관의 의결 절차 준수: 방송통신위원회와 같이 여러 위원으로 구성된 합의제 행정기관의 처분은 법률에서 정한 위원 구성 및 의결정족수 요건을 엄격히 준수해야만 적법성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위원회 위원들의 결원으로 인해 법이 예정한 최소한의 구성에 미치지 못하는 상태에서 의결된 처분은 절차상 중대한 하자로 인해 취소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기관의 의사결정이 독단적으로 흐르지 않고 다양한 의견이 반영되는 숙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합의제 기관의 본질적 취지와 관련이 깊습니다.
- 내부 진상조사 및 사과방송의 영향: 잘못된 보도에 대한 자체 진상조사 및 사과방송은 언론사의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줄 수 있으나, 이미 내려진 행정처분의 실체적 위법성을 인정하는 근거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인정이 행정처분 자체의 절차적 하자를 치유하는 것은 아니므로, 처분 절차의 적법성 여부는 별개로 판단됩니다.
- 관련 법령의 엄격한 해석: 행정기관의 권한 행사에 대한 법령은 기관의 설립 취지, 입법 목적, 다른 규정과의 체계적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엄격하게 해석되어야 합니다. 특히 헌법이 보장하는 언론의 자유와 밀접하게 관련된 규제 기관의 경우 더욱 신중한 해석이 요구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