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가전 설치 직원의 발목 상해 요양급여 불승인 사건

생활가전 설치 및 수리 업무를 하던 원고 A씨가 좌측 발목 불안정증 진단을 받고, 업무 중 중량물 운반과 특정 사고로 인해 상병이 발생하거나 악화되었다며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했습니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은 사고가 확인되지 않고, 업무 강도가 높지 않으며, 상병이 만성적인 개인 질환의 진행으로 보인다며 요양급여 승인을 거부했습니다. 이에 A씨는 요양불승인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업무와 발목 상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A씨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법원은 감정의 소견을 인용하여 A씨의 발목 상병이 급성 소견이 아닌 만성적 병변이며, 과거 동호회 활동 등 비업무적 요인으로 악화되었을 가능성을 높게 보았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B 주식회사에서 생활가전제품 설치 및 수리 업무를 수행하다 좌측 발목 불안정증을 진단받고, 업무상 재해를 주장하며 요양급여를 신청했다가 거부당하자 소송을 제기한 근로자
• 피고 근로복지공단: 근로자 A씨의 요양급여 신청에 대해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요양불승인 처분을 내린 기관

분쟁 상황

원고 A씨는 2018년 B 주식회사에 입사하여 생활가전제품 설치 및 수리 업무를 해왔습니다. 이 업무는 중량물 운반 등으로 인해 발목에 지속적인 부담을 줄 수 있는 작업이었습니다. A씨는 2021년 12월 3일 제빙기 철거 작업을 하던 중 좌측 발목을 접질리는 사고를 겪었고, 2022년 2월 '좌측 발목 불안정증' 진단을 받았습니다. 이에 A씨는 업무상 사고 및 업무상 질병으로 인한 요양급여를 신청했으나, 피고 근로복지공단은 2022년 7월 13일 해당 사고가 확인되지 않고, 업무 부담 정도가 높지 않으며, 상병이 만성적인 개인 질환의 진행 및 악화로 판단된다는 이유로 요양급여 불승인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에 A씨는 이 처분에 불복하여 법원에 요양불승인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원고 A씨의 '좌측 발목 불안정증'이 업무상의 재해로 인정될 수 있는지, 즉 A씨의 업무 내용이나 주장하는 사고와 상병 발생 또는 악화 사이에 법적으로 인정되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 A씨의 청구를 기각하고, 소송 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이는 근로복지공단의 요양불승인 처분이 적법하다고 인정한 것입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 A씨가 주장하는 사고나 업무로 인해 발목 상병이 발생하거나 자연 경과 이상으로 악화되었다는 점과 업무와 상병 간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법원은 진료기록 감정의의 소견을 중요하게 받아들여, A씨의 발목 상병이 급성 외상보다는 오랜 기간에 걸친 만성적인 병변으로 보이며, 개인 질환이나 과거 활동으로 인한 기왕증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주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에 규정된 '업무상의 재해' 인정 여부를 다루고 있습니다.

•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 (업무상의 재해)​: 이 조항은 '업무상의 재해'를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로 정의합니다. 즉, 재해가 근로자의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야 산업재해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법적 근거입니다. 법원은 이를 판단할 때 단순히 업무 중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며,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존재해야 한다고 봅니다.

• 상당인과관계의 법리: 상당인과관계란 업무가 재해 발생의 원인이 되었거나, 기존 질병을 자연적인 진행 속도 이상으로 빠르게 악화시켰다는 개연성이 인정되는 관계를 의미합니다. 이는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100% 명확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해당 근로자의 건강 상태, 기존 질병 유무, 종사한 업무의 성질, 근무 환경 등 간접적인 사실들을 종합하여 업무와 재해 사이의 관련성이 추단될 수 있을 정도로 증명되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발목 불안정증이 만성적인 진구성 병변이며 개인 질환의 자연 경과적 진행으로 판단했고, 업무와 상병 발생 또는 악화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습니다.

• 증명 책임: 업무상 재해를 주장하는 근로자(원고)는 자신의 상병이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중량물 운반과 특정 사고를 주장했으나, 법원은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러한 상당인과관계를 충분히 증명하지 못했다고 보았습니다.

참고 사항

비슷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증거 확보의 중요성: 업무 중 사고나 질병 발생 시 즉시 병원 진료를 받고, 발생 시점, 경위, 증상에 대한 상세한 기록을 남겨야 합니다. 또한 동료 증언, 현장 사진, 작업일지 등 사고나 업무 연관성을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를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기존 질병 유무 확인: 발목 불안정증과 같은 만성 질환의 경우, 개인적인 질환의 진행이나 악화로 판단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업무와의 연관성을 입증하기가 더 어려울 수 있습니다. 취업 전후 건강 상태, 기존 질병 여부, 관련 치료 이력 등을 철저히 관리하고 업무와의 관련성을 증명할 수 있는 의학적 소견을 준비해야 합니다.
• 업무 부담 정도 기록: 중량물 운반 등 신체 부담이 큰 업무를 수행했다면, 구체적인 작업 내용, 작업 시간, 운반한 물건의 무게와 빈도 등을 상세하게 기록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이는 업무 강도와 상병 발생 또는 악화 간의 연관성을 입증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 의료 자문의 역할: 법원은 의료 기록 감정 촉탁 결과 등 의료 전문가의 소견을 매우 중요하게 판단합니다. 따라서 자신의 상병이 업무와 관련되어 발생했음을 입증할 수 있는 신뢰성 있는 의학적 소견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 만성 질환의 인과관계: 만성 질환의 경우 특정 사고보다는 장기간에 걸친 업무상 부담이나 특정 작업 환경이 질병을 유발하거나 악화시켰다는 점을 입증해야 합니다. 이 경우 업무 환경 분석, 유해요인 노출 정도 등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