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감정평가사 A는 국토교통부장관으로부터 위임받아 표준지 공시지가 조사·평가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2019년과 2020년 평가 과정에서 이 사건 표준지(C 답)에 3층 다가구주택이 신축되었음에도 인접한 E 토지를 표준지로 오인하여 평가함으로써, 건물이 들어선 표준지가 여전히 논밭으로 조사되는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이 오류를 발견하고 공시지가를 정정한 후, 감정평가사 A에게 신의성실의무 위반을 이유로 견책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에 감정평가사 A는 징계 처분이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당시 전산 시스템 오류, 지자체 자료 불일치, 건물의 개별주택가격 공시 지연 등 감정평가사 A의 착오에 합리적인 근거가 있었음을 인정하여, 감정평가사 A의 과실이 신의성실의무 위반에 해당할 정도의 주의의무 위반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 국토교통부의 견책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감정평가사 A는 국토교통부장관으로부터 2018년, 2019년, 2020년 경남 하동군 일대 1,193필지에 대한 표준지 공시지가 조사·평가 업무를 위임받아 진행했습니다. 2019년과 2020년 평가 당시, 이 사건 표준지(C 답) 지상에 2018년 6월 25일 완공된 3층 다가구주택이 있었음에도, 감정평가사 A는 인접한 E 토지를 이 사건 표준지로 오인하여 평가했습니다. 이로 인해 건물이 신축된 표준지가 논밭(전)으로 평가되는 오류가 발생하여 공시지가가 잘못 산정되었고, 국토교통부는 2021년 3월 29일 해당 공시지가를 정정했습니다. 이후 감정평가관리·징계위원회는 감정평가사 A가 감정평가사법 제25조 제1항의 신의와 성실의무를 위반했다고 보아 2021년 10월 1일 견책 처분을 내렸습니다. 감정평가사 A는 이 징계 처분이 위법하다며 처분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감정평가사가 표준지 공시지가 조사·평가 과정에서 토지를 오인하여 발생한 징계 처분의 적법성 여부가 주요 쟁점입니다. 구체적으로는 감정평가사법 제25조 제1항의 '신의와 성실로써 공정하게 감정평가를 하여야 할 의무' 위반에 반드시 고의 또는 중과실이 필요한지, 원고의 과실이 징계 사유가 될 정도의 신의성실의무 위반에 해당하는지(KAIS 프로그램 오류, 지자체 자료 불일치 등 고려), 그리고 징계 처분이 비례의 원칙, 평등의 원칙, 자기구속의 원칙을 위반했는지 등이 다루어졌습니다.
법원은 피고 국토교통부장관이 2021년 10월 1일 원고 A에게 한 견책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소송에 들어간 비용은 피고 국토교통부장관이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법원은 감정평가사의 '신의와 성실로써 공정하게 감정평가를 하여야 할 의무'가 반드시 고의나 중과실이 있는 경우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의 경우, 원고가 표준지를 오인하게 된 과정에서 사용된 KAIS 프로그램의 오류 가능성, 지자체에 요청한 건축허가 내역 등의 자료에서도 이 사건 건물이 확인되지 않은 점, 이 사건 건물의 개별주택가격 공시가 늦어진 점 등 여러 객관적 사정이 있었음을 인정했습니다.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할 때, 원고의 과실이 감정평가사법 제25조 제1항이 규정하는 신의성실의무 위반에 해당할 정도의 주의의무 위반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법원은 피고의 견책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이 사건은 주로 '감정평가 및 감정평가사에 관한 법률'(이하 '감정평가사법')의 '신의와 성실로써 공정하게 감정평가를 하여야 할 의무' 위반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1. 감정평가사법 제25조 제1항 (감정평가법인등의 의무) 이 조항은 '감정평가법인등은 ...품위를 유지하여야 하고, 신의와 성실로써 공정하게 감정평가를 하여야 하며,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잘못된 평가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이 규정이 '신의와 성실로써 공정하게 감정평가를 할 의무'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잘못된 평가를 하여서는 아니 될 의무'를 별도로 규정하고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따라서 '신의와 성실로써 공정하게 감정평가를 할 의무' 위반이 반드시 고의나 중과실이 있는 경우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감정평가사로서 갖추어야 할 지식과 경험에 비추어 구체적인 상황에서 통상 갖추어야 할 주의의무를 성실히 이행하여 편파적이지 않게 감정평가를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이 사건에서는 원고가 주의의무를 위반했으나, 전산 자료의 오류, 다른 공적 자료와의 불일치 등 여러 객관적 사정들이 원고의 오인에 합리적인 근거를 제공한 것으로 인정되어, 그 과실이 징계 사유가 될 정도의 신의성실의무 위반에까지 이르지는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2. 감정평가사법 제39조 제2항 제4호 이 조항은 감정평가사에게 내릴 수 있는 징계의 종류 중 하나로 '견책'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3. 행정법의 일반원칙 (징계 처분의 위법성 판단) 징계 처분과 같은 행정처분은 법규정 위반뿐만 아니라 재량권 일탈·남용, 비례의 원칙, 평등의 원칙, 자기구속의 원칙 등 행정법의 일반원칙 위반 시 위법하다고 판단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의 과실이 징계 사유가 되는 신의성실의무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처분 자체의 위법성을 인정했습니다.
4. 부동산 가격공시에 관한 법률 제17조 제1항 제4항 및 동법 시행령 제3조, 제34조 제2항 제1호 이 법령들은 개별주택가격의 공시 시기 및 예외 규정을 담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이 사건 건물의 개별주택가격이 완공 후 뒤늦게 공시된 이유를 설명하는 근거로 인용되었으며, 이는 원고가 건물 신축 여부를 인지하기 어려웠던 합리적인 사정 중 하나로 고려되었습니다.
감정평가사는 표준지 공시지가 조사·평가 시 전산 자료인 KAIS 프로그램 외에도 토지대장, 토지이용계획확인원, 건축물대장 등 공부 자료를 반드시 대조하여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건물의 신축과 같이 토지 현황에 큰 변화가 있는 경우, 항공사진이나 지적도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있으므로 현장 조사를 통해 건물의 실제 존재 여부와 위치를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KAIS 프로그램 하단에 '참고용이며 실제와 상이할 수 있으니 필히 공부 확인 요망'이라는 문구가 있음을 인지하고, 전산 자료 오류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어 추가적인 교차 확인 절차를 거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공시지가 산정 오류를 방지하기 위해 지자체에 건축허가, 건축신고, 개발행위허가 내역 등 추가 자료를 요청하여 검토하는 노력이 필요하며, 이는 감정평가사의 주의의무를 다하는 과정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건물이 신축되었음에도 개별주택가격이 늦게 공시될 수 있는 예외적인 상황이 있으므로, 가격 정보의 부재가 반드시 건물이 없다는 의미는 아님을 주의해야 합니다. 평가 과정에서 자료 간 불일치나 의심스러운 부분이 발견될 경우, 주저하지 말고 관련 기관에 문의하여 정확한 정보를 확인하는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야 합니다. 단기간 내에 많은 필지를 평가해야 하는 경우라도, 현황 변화가 예상되거나 중요한 지번의 토지에 대해서는 더욱 세심한 주의와 확인 절차를 거치는 것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