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으로 환전 가능한 가상화폐 게임, 사행성 인정 등급분류 거부 사건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인 주식회사 A는 자신들이 제작한 게임 'B'에 대해 게임물관리위원회에 등급분류를 신청했습니다. 그러나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이 게임이 베팅과 배당을 내용으로 하고 우연적인 방법으로 결과가 결정되며 그 결과에 따라 재산상 이익 또는 손실을 주는 '사행성게임물'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등급분류를 거부했습니다. 이에 주식회사 A는 해당 게임이 사행성게임물이 아니며, 다른 유사 게임과 비교하여 형평성 원칙에도 어긋난다며 등급분류 거부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이 사건 게임물이 게임산업법상 사행성게임물에 해당한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주식회사 A (게임 'B'를 제작한 소프트웨어 개발 및 판매 회사)
• 피고: 게임물관리위원회 (게임물 등급분류 결정을 담당하는 공공기관)

분쟁 상황

주식회사 A는 2020년 8월 27일 게임 'B'에 대한 등급분류를 게임물관리위원회에 신청했습니다. 그러나 게임물관리위원회는 2020년 10월 15일 이 게임이 사행성게임물 또는 사행성유기기구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등급분류를 거부했습니다. 이에 주식회사 A는 게임 'B'가 '재산상 이익 또는 손실'을 주는 게임물이 아니며, 유사한 게임을 등급분류한 다른 사례와 비교하여 평등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이 사건 거부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 게임물 'B'가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상 '재산상 이익 또는 손실'을 주는 사행성게임물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피고의 등급분류 거부 처분이 평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이 사건 게임물 'B'가 게임머니인 '실버'와 가상화폐 '이더리움'을 당첨금으로 지급하고, 이더리움은 현금 가치 2천만 원 상당에 달하며 사용자 보유 지갑으로 직접 지급되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또한, 실버는 현금으로 구매(유료 결제)하며, 1회 최대 베팅 가능 금액이 3억 실버(현금 약 825만 원 상당)이고 매회 2~5분마다 결과를 추첨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특히, 인터넷상에서 '이 사건 게임물 인증 안전 머니환전 업체'임을 표방하는 사이트가 공공연히 게임머니 환전 서비스를 제공하며 현금 환전 및 온라인 복권 구입에 사용될 수 있는 점도 인정되었습니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 게임물은 게임 이용 결과 사용자에게 재산상 이익 또는 손실을 줄 수 있으므로 사행성게임물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피고가 다른 유사 사행성게임물에 대해 등급분류를 거부하지 않으면서 유독 이 사건 게임물만 달리 취급하여 평등원칙을 위반했다는 원고의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 주식회사 A의 등급분류 거부처분 취소 청구를 기각하였으며,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서 게임물의 등급분류 거부 결정을 내린 근거 법령은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게임산업법')입니다.

1. 등급분류 거부의 법적 근거 (게임산업법 제22조 제2항)​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사행성게임물'에 해당하는 게임물에 대해서는 등급분류 신청을 거부할 수 있습니다. 즉, 어떤 게임이 사행성게임물로 분류되면, 정식으로 서비스되기 위한 등급을 받을 수 없게 됩니다.

2. 사행성게임물의 정의 (게임산업법 제2조 제1의2호)​ 게임산업법은 사행성게임물을 두 가지 조건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 첫째, '베팅이나 배당을 내용으로 하는 게임물'이거나 '우연적인 방법으로 결과가 결정되는 게임물'이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이러한 점은 다투지 않았습니다.
• 둘째, 그 결과에 따라 '재산상 이익 또는 손실'을 주는 것이어야 합니다. 이 부분이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게임머니나 가상화폐가 현금으로 환전되거나 현금으로 직접 구매될 수 있다면 '재산상 이익 또는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판단합니다.

3. 사행성 확인 기준 (게임산업법 시행규칙 제8조 제3항 및 게임물관리위원회 등급분류 규정 제17조)​ '재산상 이익 또는 손실' 여부를 구체적으로 판단하기 위해 다음 사항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 게임 이용에 사회통념상 과다한 비용이 소요되는지 여부: 짧은 시간 안에 고액의 베팅이 가능하거나, 게임을 계속하기 위해 많은 현금을 지불해야 하는 경우 등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1회 최대 베팅 금액이 3억 실버(현금 가치 약 825만 원)에 달하고 2~5분마다 추첨이 이루어지는 점이 고려되었습니다.
• 게임 결과 획득물이 환전되거나 환전이 용이한지 여부: 게임으로 얻은 점수, 게임머니, 아이템 등이 직간접적인 유통 과정을 통해 현금이나 다른 경제적 이익으로 제공될 수 있는지를 따집니다. 이 사건에서는 이더리움을 당첨금으로 지급하고, 외부 환전사이트를 통해 게임머니인 실버가 현금으로 환전될 수 있는 점이 중요하게 작용했습니다. 심지어 원고가 환전서비스를 승인한 것으로 보일 여지도 있었습니다.
• 재산상 이익 또는 손실을 줄 수 있도록 게임물을 개조·변조하는 것이 용이한지 여부: 게임 자체의 구조가 변조를 통해 사행성을 높일 수 있는지의 가능성도 고려됩니다.
• 게임머니를 현금으로 직접 구매하거나 선물 또는 이체 등이 가능한 경우: 이 사건에서 실버(게임머니)가 현금으로 구매(유료 결제)되는 방식이었습니다.

법원은 이 사건 게임물이 가상화폐를 지급하고 현금 환전이 가능한 게임머니를 사용하며, 과도한 베팅이 가능한 구조임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게임산업법상 '사행성게임물'에 해당한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게임을 제작하거나 이용할 때 사행성 여부를 판단하는 주요 기준들을 숙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첫째, 게임 내에서 사용되는 가상화폐나 게임머니가 실제 현금으로 직접 구매되거나, 외부 업체를 통해 현금으로 쉽게 환전될 가능성이 있다면 사행성으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심지어 게임 제작사가 직접 환전을 승인하지 않았더라도, 공공연히 환전 서비스가 이루어지는 경우 사행성 판단의 근거가 됩니다.

둘째, 게임 결과로 얻은 가상화폐나 아이템이 현금 또는 다른 경제적 이익으로 연결될 수 있는 구조라면 주의해야 합니다. 이 사건처럼 가상화폐인 이더리움을 직접 지급하거나, 실버(게임머니)가 현금화될 수 있는 경우 등이 해당합니다.

셋째, 게임 이용에 필요한 비용이 사회통념상 과도하다고 여겨지거나, 짧은 시간 내에 고액을 베팅하고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게임 방식은 사행성 판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이 사건의 경우 1회 최대 베팅 금액이 825만 원 상당이고 2~5분마다 추첨이 이루어지는 점이 고려되었습니다.

넷째, 다른 유사한 게임이 등급분류를 받았다고 해서 자신의 게임도 동일하게 분류될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각 게임의 구체적인 시스템과 운영 방식을 개별적으로 검토하여 사행성 여부를 판단합니다. 따라서 게임을 기획하고 개발할 때부터 현금 환전이나 과도한 사행성을 유도할 수 있는 요소를 철저히 배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