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 조난 사고 발생 중 휴가 공무원의 늦은 복귀 징계 사건

해양경찰청 상황센터장인 원고 A는 토요일 및 일요일을 포함하여 4일간 연가 중이던 2017년 12월 3일, 인천 영흥도 해상에서 낚시어선과 급유선 충돌 사고가 발생하여 승객 15명이 사망하고 7명이 부상하는 중대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에 따라 원고를 포함한 해양경찰 공무원 195명에게 비상소집이 내려졌으나, 원고는 비상소집 명령을 받은 지 12시간이 지난 후에야 상황센터에 복귀했습니다. 해양경찰청장인 피고 B는 원고의 늦은 복귀가 국가공무원법상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고 징계위원회에 징계를 요구했고, 징계위원회는 원고의 수상 경력 등을 참작하여 견책 처분을 의결했습니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소청심사와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해양경찰청 상황센터장(총경)으로 근무하던 공무원으로, 21년간 모범적으로 근무하며 대통령 표창을 포함한 13건의 표창을 수상했습니다.
• 피고 B청장: 원고에게 견책 처분을 내린 해양경찰청장입니다.

분쟁 상황

공무원인 A는 토요일과 일요일을 낀 연가 기간 중 중대한 해양 사고가 발생하여 비상소집 명령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A는 사고 발생지에서 떨어진 자택에서 술을 마시고 잠들어 있던 터라, 비상소집 명령을 받은 지 12시간이 지나서야 복귀했습니다. 이에 소속 기관장은 A의 늦은 복귀가 공무원의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견책 처분을 내렸고, A는 이 처분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연가 기간 중 토요일이나 공휴일도 연가에 포함되어 공무원에게 비상소집 응소 의무가 면제되는지 여부입니다.
2. 과거의 비상소집 훈련 관행이나 다른 공무원의 직무대행자 선임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원고에 대한 견책 처분이 자기구속의 원칙 또는 비례의 원칙에 위반되어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인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1. 비상소집 응소 의무 관련: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은 연가와 토요일, 공휴일을 명확히 구분하고 있으며, 휴가 기간 중 토요일은 휴가 일수에 산입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공무원은 근무시간 외에도 항상 연락 체계를 유지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해양사고 예방 및 상황 감시를 담당하는 해양경찰 공무원은 긴급 출동 가능성을 전제로 자유로운 휴식을 취하고 장거리 외출 시 신고해야 할 의무를 부담합니다. 따라서 연가에 연속되는 토요일이라 할지라도 비상소집 응소 의무는 면제되지 않습니다. 원고는 비상소집 응소 의무가 있었습니다.
2.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관련:
   • 과거 피고가 토요일 등에 연속 연가를 낸 자를 사고자로 분류하여 비상소집 훈련에서 면제해 준 관행이 있었다 하더라도, 이는 실제의 중대한 비상소집 상황인 이 사건 사고 당시에도 동일한 구속력을 가진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비상소집 명령 발령권자에게는 재량이 있습니다.
   • 구조본부가 가동되어 상황센터장이 구성원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사정만으로 상황센터장인 원고의 비상소집 응소 의무가 면제되거나 감경된다고 볼 수 없으며, 상황센터의 총괄 지휘 및 조정 임무는 계속됩니다.
   • 원고가 오랜만의 귀가와 과음으로 즉시 응소하지 못했다고 주장했으나, 주거지에서 상황센터까지 대중교통 이용이 어렵지 않고, 비상소집 후 12시간이 지나서야 복귀한 것은 숙취로 인한 지연으로만 볼 수 없습니다. 오히려 전화 통화 후 약 9시간 10분 동안 아무런 연락 없이 응소를 늦춘 것은 스스로 비상소집 응소 의무가 없다고 자의적으로 판단했거나 숙취 해소 후 자가용을 운전하여 이동하겠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입니다.
   • 상황센터장으로서 비상사태 발생 시 초동 조치 및 종합 관리 지휘의 1차적 임무를 가진 원고가 비상소집 문자와 전화 연락을 받고도 12시간 동안 응소하지 않은 행위는 의무 위반의 정도가 심한 경우에 해당합니다. 피고가 당초 '감봉 1월'을 요구했으나, 징계위원회가 원고의 대통령 표창 등 수상 경력을 참작하여 가장 가벼운 징계인 '견책'을 의결한 것은 징계 양정 기준에 부합하며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으로 볼 수 없습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고, 해양경찰청장의 견책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소송 비용은 원고가 부담합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과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국가공무원법 제56조 (성실 의무) 및 제57조 (복종 의무): 공무원은 법령을 준수하며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고, 상사의 직무상 명령에 복종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의 늦은 복귀는 이러한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9조 제1항 (토요일 휴무), 제14조 및 제15조 (연가), 제22조 (휴가일수 산입 제외): 이 규정들은 연가와 토요일·공휴일이 별개의 개념임을 명확히 합니다. 특히 제22조는 휴가 기간 중의 토요일 등은 그 휴가일수에 산입하지 않는다고 명시하여, 연가와 휴일의 법적 성격이 다름을 보여줍니다.
•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45조 제1항 (연락 체계 유지): 공무원은 근무시간이 아닐 때에도 항상 소재 파악이 가능하도록 연락 체계를 유지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는 비상 상황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을 위한 기본적인 의무입니다.
• 「해양경찰 공무원 복무규정」 제13조 (장거리 여행 신고): 해양경찰 공무원이 휴무일 또는 근무시간 외에 2시간 이내에 직무에 복귀하기 어려운 지역으로 여행하고자 할 때에는 소속 기관의 장에게 신고하도록 규정합니다. 이는 해양 안전과 직결된 특수 업무의 성격을 반영한 것으로, 긴급 상황 발생 시 신속한 복귀 준비를 위함입니다.
•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16조의4 제1항 (연가 사용 보장): 이 규정은 연가 사용의 연속성을 보장하는 취지이나, 토요일 등이 연가에 해당하는지 또는 비상소집 응소 의무가 있는지 여부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판단되었습니다.
• 징계 양정의 원칙 (자기구속의 원칙 및 비례의 원칙): 징계 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남용한 경우에만 위법하다고 봅니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의 비위 사실의 내용, 징계 목적, 징계 양정 기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견책 처분이 재량권 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되었습니다.
• 「해양경찰 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 제4조 및 제8조 (징계 양정 기준 및 감경 대상): 이 규칙은 공무원의 비위 행위에 대한 징계의 종류와 수위를 결정하는 기준을 제시합니다. 원고의 경우 과거 표창 수상 경력이 감경 대상에 해당하여, 당초 요구된 징계보다 가벼운 견책 처분이 내려진 배경이 되었습니다.
• 국가공무원법 제79조 (징계 종류): 공무원 징계는 파면, 해임, 강등, 정직, 감봉, 견책의 6가지 종류가 있으며, 견책은 가장 가벼운 징계에 해당합니다.

참고 사항

공무원으로서 특히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 연가나 휴일 중에도 비상 상황 발생 시 응소 의무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니다.

1. 휴일의 의미: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상 연가와 토요일, 공휴일은 별개의 개념으로, 연가에 연속된 주말이라고 해서 비상소집 응소 의무가 면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2. 연락 체계 유지: 공무원은 근무시간이 아닐 때에도 항상 연락이 가능하도록 연락 체계를 유지해야 하며, 2시간 이내에 직무에 복귀하기 어려운 지역으로 여행할 경우 반드시 소속 기관장에게 신고해야 합니다.
3. 자의적 판단 금지: 비상 상황 발생 시 본인의 업무가 중단되거나 직무대행자가 선임되었다는 이유만으로 비상소집 응소 의무가 없다고 자의적으로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상황센터장과 같은 책임자는 지휘 및 조정 임무가 지속됩니다.
4. 음주 및 복귀 지연: 과음으로 인한 숙취나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비상소집 복귀가 늦어지는 것은 의무 위반으로 간주될 수 있으며, 중대한 사고 발생 시 더욱 엄격하게 판단될 수 있습니다.
5. 징계 양정: 장기간 성실히 근무하고 수상 경력이 많더라도 중대한 의무 위반 행위에 대해서는 징계가 불가피하며, 징계 수위 결정 시 감경 사유가 고려되더라도 가장 가벼운 징계라도 부과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