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중국 단체관광객 유치 전담여행사로 지정되었던 여행사에 대해 그 지정을 취소한 처분은 위법하다는 법원의 판결입니다. 법원은 해당 지정 취소의 근거가 된 '중국 단체관광객 유치 전담여행사업무 시행지침'이 국민의 직업의 자유와 영업의 자유를 제한함에도 불구하고 법률에 근거하지 않은 행정규칙이므로 위헌·위법하여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위법한 지침에 근거한 지정 취소 처분 또한 위법하다고 보아 취소하였습니다.
중국 정부는 자국민의 해외 단체관광을 통제하기 위해 외국 정부가 지정한 여행사만을 통해서 중국인 단체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정부(문화체육관광부장관)는 이에 따라 '중국 단체관광객 유치 전담여행사업무 시행지침'을 제정하여 전담여행사를 지정하고 관리해왔습니다. 원고인 주식회사 금채여행사는 2006년부터 이 지침에 따라 전담여행사로 지정받아 활동해오다가 2013년 재지정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2016년 3월 28일, 피고인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원고에게 '유자격 가이드 보유가 적고, 전자관리시스템 실적보고가 0건이며, 행정처분을 받아 감점되었다'는 이유로 전담여행사 지정을 취소하는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에 원고는 이 지침 자체가 법령에 근거 없이 직업의 자유를 침해하고 관광진흥법에도 위배되는 위법한 행정규칙이므로, 이에 근거한 자신의 지정 취소 처분도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중국 단체관광객 유치 전담여행사를 지정하고 그 지정을 취소하는 근거로 삼았던 '중국 단체관광객 유치 전담여행사업무 시행지침'이 법률에 근거하지 않은 행정규칙으로서 헌법상의 법률유보원칙 및 의회유보원칙에 위배되어 효력이 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은 피고(문화체육관광부장관)가 2016년 3월 28일 원고(주식회사 금채여행사)에게 내린 중국 단체관광객 유치 전담여행사 지정 취소 처분을 취소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소송에 들어간 비용은 피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법원은 '중국 단체관광객 유치 전담여행사업무 시행지침'이 국민의 직업의 자유와 영업의 자유를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회가 제정한 법률이 아닌 행정규칙에 불과하여 법률유보원칙 및 의회유보원칙에 위배된다고 보았습니다. 특히 중국 단체관광객 유치 시장이 크게 확대되어 전담여행사 제도가 국민의 이해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었으므로, 내부 행정규칙에만 맡겨둘 것이 아니라 법률에 근거하여 운영되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효력이 없는 위헌·위법한 지침에 근거한 원고에 대한 지정 취소 처분 역시 위법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 판결은 다음과 같은 주요 법률 원칙들을 적용했습니다.
헌법상 법치주의 및 법률유보원칙: 헌법은 모든 국가 작용이 법률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는 법치주의를 기본 원리로 합니다. 특히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행정 작용의 경우, 국회가 제정한 법률에 명확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는 '법률유보원칙'이 적용됩니다. 나아가 국민의 대표자인 입법부(국회)가 그 본질적 사항을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 '의회유보원칙'까지 포함됩니다. 법원은 중국 단체관광객 유치 전담여행사 지정 제도가 여행업을 운영하려는 국민의 직업의 자유와 영업의 자유를 실질적으로 제한하므로, 이에 대한 근거는 법률로 마련되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행정규칙의 법적 효력: 행정규칙은 일반적으로 행정기관 내부의 사무 처리 기준을 정한 것에 불과하며, 국민의 권리나 의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없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중국 단체관광객 유치 전담여행사업무 시행지침'이 법률에 근거가 없는 단순한 행정규칙에 불과하므로 대외적인 구속력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지침에 근거하여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는 처분을 내리는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관광진흥법: 관광진흥법은 여행업을 경영하기 위한 등록 요건만을 규정하고 있을 뿐, 특정 유형의 관광객 유치를 특정 여행사에게만 허용하도록 하는 내용은 없습니다. 법원은 이 사건 지침이 관광진흥법이 예정하지 않은 특수한 여행업자의 지위를 만들어내어 상위 법률의 체계를 위반한다고 보았습니다.
행정기관의 지침이나 내부규정이 국민의 권리나 자유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 그 지침이 상위 법령에 명확한 근거를 두고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직업 선택의 자유나 영업의 자유와 같이 헌법에서 보장하는 기본권을 제한하는 행정 작용은 법률에 명확한 규정이 있어야 합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행정규칙의 적용 대상이나 시장 상황이 크게 변화하여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커졌다면, 과거에는 문제되지 않던 행정규칙의 법적 효력에 대해 다시 한번 검토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행정처분을 받았을 때, 단순히 처분 사유의 사실관계만을 다툴 것이 아니라, 처분의 근거가 된 행정규칙 자체의 위법성이나 무효 여부를 주장하는 것도 중요한 대응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관광진흥법과 같이 법률에서 단순히 등록 요건만을 규정하여 자유로운 영업을 허용하는 경우에도, 행정기관이 내부 지침을 통해 사실상 허가제처럼 운영한다면 해당 지침의 법적 정당성을 면밀히 따져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