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시간 중 상습 도박 국가정보원 직원에 대한 해임처분 취소 사건

국가정보원 4급 수사서기관인 원고 A씨가 근무시간 중 총 10여 차례에 걸쳐 동료 직원들과 고스톱 도박을 한 혐의로 국가정보원장으로부터 해임 처분을 받았습니다. A씨는 이 처분에 불복하여 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을 제기했으나 기각되었고 이에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A씨의 도박 행위가 공무원의 품위유지 의무와 직무이탈 금지 의무를 위반한 징계 사유는 맞지만 유사한 비위행위를 한 다른 직원(E씨)과의 형평성, A씨의 성실한 근무태도 및 포상 경력 등을 고려할 때 해임 처분은 재량권의 일탈 및 남용에 해당한다고 보아 해임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국가정보원 소속 4급 수사서기관으로 대공수사업무를 담당하다 근무시간 중 상습 도박으로 해임 처분을 받은 당사자입니다.
• 피고 국가정보원장: 원고 A에게 해임 처분을 내린 기관의 장입니다.
• 관련 직원 D: 국가정보원 4급 직원으로 원고 A와 함께 고스톱 도박을 하였으며 원고와 같이 해임 처분을 받았습니다.
• 관련 직원 E: 국가정보원 5급 직원으로 원고 A와 함께 고스톱 도박을 하였으나 2개월 정직 처분을 받았습니다.
• 관련 직원 F: 국가정보원 전직 직원으로 원고 A와 함께 고스톱 도박에 참여했습니다.

분쟁 상황

원고 A는 국가정보원 4급 수사서기관으로 대공수사업무를 담당했습니다. 2009년 5월부터 9월까지 총 10여 차례에 걸쳐 청주시 소재 특정 식당에서 동료 직원 D, E 및 전직 직원 F와 함께 한 번에 개인당 20만원 정도의 판돈을 걸고 고스톱 도박을 했습니다. 이 사실이 적발되어 국가정보원장은 원고 A가 국가정보원직원법 제16조(직무이탈금지), 국가공무원법 제63조(품위유지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 고등징계위원회를 거쳐 2009년 10월 28일 원고 A에게 해임 처분을 내렸습니다. 원고는 이 처분에 불복하여 소청심사위원회에 심사를 청구했으나 기각되자 해임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피고 국가정보원장은 원고와 같은 혐의로 D씨에게 해임 처분을, E씨에게는 2개월 정직 처분을 각각 내린 상황이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1. 원고 A의 행위가 국가공무원법상 품위유지 의무 및 국가정보원직원법상 직무이탈 금지 의무를 위반한 징계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2. 징계 사유가 인정된다면 피고 국가정보원장이 원고에게 내린 해임 처분이 징계 양정에 있어서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인지 여부. 즉 처분이 과도하여 위법한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 국가정보원장이 2009년 10월 28일 원고 A에 대하여 내린 해임 처분을 취소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소송 비용은 피고 국가정보원장이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 A가 근무시간 중 10여 차례에 걸쳐 상당한 판돈을 걸고 고스톱을 친 행위가 국가공무원으로서 품위를 손상하고 직무를 유기한 징계 사유에 해당한다고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유사한 비위행위(고스톱 도박)를 한 5급 직원 E씨에게는 2개월 정직 처분만을 내린 것과 비교할 때 원고 A에 대한 해임 처분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원고 A가 평소 법정 근무시간을 초과하여 성실히 근무했으며 1993년 경고 외에 별다른 징계 전력이 없고 3차례에 걸쳐 원장 표창을 받는 등 공적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해임 처분은 징계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국가정보원직원법 제16조 (직무이탈금지): 국가정보원 직원은 소속 기관장의 허가나 정당한 이유 없이 직장을 이탈하지 못하며 직무를 태만히 할 수 없다고 명시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 A가 근무시간 중 도박 행위를 한 것이 이 조항에 따른 직무이탈 및 직무 태만에 해당한다고 판단될 수 있습니다.2. 국가공무원법 제63조 (품위유지의 의무): 공무원은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그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됩니다. 원고 A의 상습적인 도박 행위는 공무원으로서 모범을 보여야 할 품위를 손상한 것으로 인정되었습니다.3. 국가정보원직원법 제24조 (징계): 이 법 또는 다른 법령에 위반하거나 직무상 의무를 위반 또는 직무를 태만히 하거나 품위를 손상한 때 징계를 받도록 규정합니다. 구체적으로 제1호(법령 위반)와 제3호(품위 손상)에 해당하여 징계 사유가 됩니다.4. 징계권의 재량 한계: 징계권자는 공무원의 비위 사실에 대해 징계 처분을 내릴 때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재량권을 행사해야 합니다. 이때 징계 사유와 징계 처분 사이의 비례 원칙, 다른 유사 사례와의 형평성, 징계 대상자의 개별적인 사정(근무 실적, 징계 전력, 공적 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합니다. 만약 이러한 고려 없이 일방적으로 과도한 징계를 내린 경우 법원은 이를 재량권의 일탈 또는 남용으로 보아 징계 처분을 취소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다른 직원과의 형평성, 원고의 성실 근무 태도 및 포상 경력 등을 근거로 해임 처분이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났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1. 공무원의 품위유지 의무: 공무원은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그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됩니다. 이 사례에서처럼 근무시간 외의 사적인 모임이라 하더라도 도박과 같이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있는 행위는 품위유지 의무 위반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2. 직무이탈 금지: 공무원은 허가 없이 직장을 이탈해서는 안 되며 직무에 전념해야 합니다. 이 사례에서는 대공수사관의 특수한 근무 환경을 주장했으나 법원은 근무시간 중 상습 도박을 직무유기로 판단했습니다.3. 징계 양정의 형평성: 유사한 비위행위에 대하여 다른 공무원에게 내려진 징계 처분과 비교했을 때 특정인에게만 과도한 징계가 내려졌다면 이는 재량권 일탈 또는 남용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징계 처분이 불공정하다고 생각된다면 다른 유사 사례의 징계 수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4. 징계 사유의 경중 및 참작 사유: 징계 수위를 결정할 때는 비위의 정도, 고의성, 비위 행위로 인한 결과, 공무원의 과거 근무 성적, 징계 전력, 표창 등 공적 유무, 반성 여부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본 사례에서는 성실한 근무 태도와 표창 이력이 징계 감경 사유로 인정되었습니다.5. 일시오락의 범위: 판돈의 규모, 도박 횟수, 장소, 지속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일시오락'을 넘어선 '도박'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이 사례에서는 개인당 20만원 정도의 판돈으로 10여 회 고스톱을 친 것이 일시오락의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