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 뇌물수수 수사 중 압수된 자료의 적법성 분쟁

고위공직자 A가 두 가지 뇌물수수 혐의로 수사받는 과정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첫 번째 혐의 관련 기록을 압수한 처분에 대해 A가 불법 별건 수사 및 수사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취소를 요청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두 번째 혐의가 공수처의 수사 대상이며, 첫 번째 혐의 수사 중 발견된 단서로 진행된 두 번째 혐의 수사 및 관련 자료 압수는 적법하다고 판단하여 A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준항고인 A: 고위공직자로 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당사자
• 피준항고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처검사: A의 뇌물수수 혐의를 수사하고 관련 자료를 압수한 수사기관
• B: A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제1혐의)가 있는 인물
• C: A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제2혐의)가 있는 인물

분쟁 상황

고위공직자 A는 B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를 받던 중, C 명의의 신용카드 사용 내역이 발견되어 C로부터 뇌물을 받은 두 번째 혐의로도 수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공수처는 두 번째 혐의 수사를 위해 법원에서 영장을 발부받아 첫 번째 혐의 관련 수사기록을 압수했습니다. 이에 A는 두 번째 혐의가 공수처의 수사 대상이 아니며, 첫 번째 혐의 수사 중 위법하게 확보된 증거를 바탕으로 한 불법적인 '별건 수사'이므로 이 사건 압수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준항고'를 제기하며 법적 분쟁이 발생했습니다.

핵심 쟁점

1. '제2혐의'(C로부터의 뇌물수수 혐의)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 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 특히 A가 고위공직자가 되기 전의 행위가 포함될 경우 수사 대상이 되는지, '관련범죄'에 해당하는지.
2. '제2혐의' 수사가 '제1혐의'(B로부터의 뇌물수수 혐의)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단서에 기반한 '위법한 별건 수사'에 해당하는지 여부.
3. '제1혐의' 수사 과정에서 확보된 C 명의 신용카드 사용내역 등 증거가 '제2혐의'와 관련이 없어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이거나 그 보유 자체가 위법한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준항고인 A의 준항고를 기각하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압수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A가 경무관으로 임용되기 전후에 걸쳐 이루어진 제2혐의가 포괄일죄로서 고위공직자범죄에 해당하므로 공수처의 수사 대상이 된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제1혐의 수사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된 단서로 제2혐의 수사를 진행한 것은 위법한 별건 수사가 아닌 적법한 여죄 수사이며, 제1혐의 수사 중 확보된 C 명의 신용카드 사용내역은 제1혐의와 객관적, 인적 관련성이 인정되어 적법하게 수집 및 보유된 증거라고 판단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사건 압수처분이 적법하다고 보고 A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형사소송법 제417조 (준항고)​: 검사의 압수처분 등 수사기관의 처분에 대한 불복 절차를 규정합니다. 이 사건에서 준항고인 A는 이 조항에 근거하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압수처분이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취소를 구했으며, 법원은 압수에 대한 처분이 준항고 대상이 된다고 보아 본안 판단을 진행했습니다.
2.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공수처법) 제2조, 제3조, 제20조, 제24조: 공수처의 수사 대상과 범위, 그리고 다른 수사기관과의 관계를 규정합니다.
   • 고위공직자범죄의 범위: 고위공직자가 재직 중에 범한 뇌물수수 등의 죄(형법 제122조 ~ 제133조)는 공수처의 수사 대상이 됩니다. 이 사건에서 A가 고위공직자 임용 전후에 걸쳐 뇌물수수가 포괄일죄로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인정되어, 전체 범행이 공수처의 수사 대상인 '고위공직자범죄'에 해당한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이는 고위공직자 등의 범죄 척결을 통한 국가의 투명성 제고라는 공수처의 설치 목적과도 부합합니다.
   • 관련범죄: 고위공직자범죄와 인적·객관적 관련성이 있는 범죄도 공수처의 수사 대상이 됩니다. 이 사건에서는 제1혐의와 제2혐의가 동종 혐의이고 피의자가 동일하며, 제2혐의 관련 사실관계가 제1혐의의 정황증거로 사용될 수 있어 '직접 관련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3. 형사소송법 제198조 제4항 (별건 수사 금지)​: 수사기관은 수사 중인 사건의 혐의를 밝히기 위한 목적으로 합리적 근거 없이 별개의 사건을 부당하게 수사해서는 안 되며, 다른 사건 수사로 확보된 자료를 내세워 관련 없는 사건의 자백이나 진술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합니다. 법원은 이 사건에서 제1혐의 수사 중 우연히 발견된 단서로 제2혐의를 수사한 것은 '여죄 수사'로서 적법하며, '위법한 별건 수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4. 형사소송법 제215조 제1항 (압수·수색·검증 영장의 대상)​: 검사는 범죄수사에 필요한 때에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고 해당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하여 압수·수색·검증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여기서 '관계성'은 압수·수색영장에 기재된 혐의사실과의 객관적 관련성(범행 동기, 경위, 수단, 방법, 시간, 장소 등을 증명하는 간접증거나 정황증거 등)과 피의자와의 인적 관련성을 의미합니다. 법원은 C 명의 신용카드 사용내역이 제1혐의와 객관적, 인적 관련성이 인정되어 적법하게 확보되었고, 이후 제2혐의 수사에 활용된 것도 위법하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1. 수사기관이 하나의 범죄를 수사하던 중 다른 범죄의 단서를 발견하여 수사를 확대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여죄 수사'로서 적법하게 인정됩니다. 이 경우 수사기관은 새로운 범죄 혐의에 대해 별도의 적법한 절차(예를 들어 영장 발부)를 거쳐 수사를 진행해야 합니다.
2.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 대상은 고위공직자가 재직 중 범한 범죄와 그와 직접 관련성이 있는 범죄를 포함합니다. 특정 범죄 행위가 고위공직자가 되기 전과 후 시점에 걸쳐 포괄적으로 이루어졌다면 전체 범행이 고위공직자범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3. 압수·수색 영장에 기재된 혐의 사실과 객관적 인적 관련성이 있는 증거는 적법하게 압수될 수 있습니다. 범행 동기, 경위, 수단, 방법, 시간, 장소 등을 증명하는 간접 증거나 정황 증거도 관련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4. 수사 과정에서 확보된 증거가 본래 수사하던 혐의사실과 관련성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 해당 증거를 더 이상 탐색하거나 보유해서는 안 되며 폐기하거나 삭제해야 합니다. 그러나 관련성이 인정된다면 계속 보유하고 다른 혐의 수사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