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용역업체의 근로자 고용승계 거부 무효 확인 판결

원고 A는 2016년부터 공공시설의 시설관리직으로 근무해왔으며, 용역업체가 수차례 변경되어도 고용관계가 승계되는 관행이 있었습니다. 2023년 1월 1일부로 피고 B 주식회사가 새로운 용역업체로 선정되었는데, 피고는 원고가 이전 용역업체로부터 감봉 3개월의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다는 이유 등으로 원고에 대한 고용승계를 거부했습니다. 이에 원고는 피고의 고용승계 거부가 무효라고 주장하며 법원에 해고무효확인, 근로자 지위 확인 및 미지급 임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원고에게 고용승계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며, 피고가 제시한 고용승계 거부 사유(징계 전력 등)가 사회통념상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원고의 근로가능연한이 2024년 12월 31일까지임을 확인하고, 피고에게 미지급 임금 및 복직 시까지의 임금 지급을 명령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강남문화재단 산하 공공시설에서 6년 이상 시설관리직으로 근무해온 근로자
• 피고 B 주식회사: 2023년부터 강남문화재단의 공공시설 관리용역을 수행하는 새로운 용역업체
• 강남문화재단: 공공시설 관리용역을 위탁하는 재단법인
• D 주식회사: 2022년까지 강남문화재단 용역을 수행했던 이전 용역업체

분쟁 상황

원고 A는 2016년 10월 3일부터 강남문화재단 산하 공공시설의 시설관리직으로 근무해왔으며, 이 기간 동안 용역업체가 여러 번 변경되었음에도 고용관계는 계속 승계되는 관행이 있었습니다. 2022년 12월, 강남문화재단은 해당 공공시설 관리용역업체를 D 주식회사에서 피고 B 주식회사로 변경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 용역계약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기존 용역근무자의 고용승계를 우선해야 하며 피고는 이에 적극 응해야 한다'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피고는 2022년 12월 29일 원고에게 '최근 1년간 업무 수행 과정에서 징계를 받았거나 민원이 제기되어 문제가 되었는지 여부, 업무태도, 사내 질서 준수 여부, 업무능력 등을 평가한 결과 고용관계를 승계하기 적절하지 않다'며 고용승계를 거부하는 통보를 했습니다. 원고는 2022년 9월 이전 용역업체인 D 주식회사로부터 식자재 무단 반출, 야간근무 시 부적절한 복장, 협박성 문자 발송 등의 비위사실로 '감봉 3개월'의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었습니다. 이에 원고는 피고의 고용승계 거부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무효이며, 자신은 피고의 근로자 지위에 있음을 확인하고 미지급 임금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하여 갈등이 발생했습니다.

핵심 쟁점

원고에게 새로운 용역업체인 피고에 대한 고용승계 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 피고가 원고의 고용승계를 거부한 것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 여부, 원고의 피고에서의 근로가능연한이 언제까지인지 여부

법원의 판단

1. 피고 B 주식회사가 원고 A에게 한 2022년 12월 29일자 근로계약 거부 통보는 무효임을 확인했습니다.
2. 원고 A가 피고 B 주식회사의 근로자 지위에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3. 피고 B 주식회사는 원고 A에게 미지급 임금 43,494,464원 및 그중 일부에 대해 2023년 7월 5일부터, 나머지 금액에 대해 2024년 5월 17일부터 모두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4. 피고 B 주식회사는 2024년 5월 1일부터 원고 A가 복직하는 날 또는 2024년 12월 31일 중 먼저 도래하는 날까지 월 2,718,404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해야 합니다.
5.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용역업체가 변경되더라도 근로자에게는 고용승계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형성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의 경우, 새로운 용역계약에 고용승계 조항이 있었고 기존에도 용역업체 변경 시 근로자 고용이 승계되는 관행이 있었으며, 업무의 내용상 새로운 근로자를 선발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점 등을 종합하여 원고에게 고용승계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피고의 고용승계 거부 사유였던 원고의 감봉 징계는 다른 유사 사례(동일 비위행위를 한 다른 근로자나 동일 징계를 받은 다른 소장은 고용승계됨)나 징계의 경중에 비추어 고용승계를 거부할 만큼 합리적인 이유가 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징계가 가장 낮은 수준의 감봉이었던 점, 피고가 제시한 다른 평가 자료의 구체성이 부족한 점 등을 지적했습니다. 더불어 원고의 근로가능연한은 용역계약의 연령 기준(만 70세 이하) 및 유사 근로자들의 사례에 비추어 2024년 12월 31일까지라고 판단했습니다. 결론적으로 피고의 고용승계 거부는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무효이며,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 지위를 유지하고 미지급 임금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고용승계 기대권 법리: 근로자에게 새로운 용역업체에 대한 고용승계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 새로운 용역업체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고용승계를 거부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무효입니다. 이 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는 새로운 용역업체와 종전 용역업체 사이의 계약 내용(특히 고용승계 조항), 해당 용역계약 체결 동기와 경위, 해당 사업장에서의 용역업체 변경에 따른 고용승계 관행,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새로운 용역업체와 근로자들의 인식 등 근로관계 및 해당 용역계약을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합니다(대법원 2021. 4. 29. 선고 2016두57045 판결 등 참조).
2. 갱신 거절의 합리적 이유 판단 법리: 근로자에게 이미 형성된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음에도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가 문제 될 때에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 내용, 근로계약 체결 경위, 근로계약 갱신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운용 실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 거부의 사유와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며, 그러한 사정에 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합니다. 이러한 법리는 근로자의 고용승계 거절의 합리적 이유를 판단할 때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5두44493 판결 등 참조).
3. 민법 제538조 제1항 (채권자 귀책사유로 인한 이행 불능의 효과)​: "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의 채무가 채권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는 채무자는 상대방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 이 사건과 같이 사용자의 부당한 해고처분이 무효인 경우, 근로자는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것이므로, 민법 제538조 제1항에 따라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전부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2. 2. 9. 선고 2011다20034 판결 등 참조).
4.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이 법은 소송 절차의 촉진과 적정한 처리를 목적으로 하며, 금전 채무의 이행을 명하는 판결을 선고할 경우, 채무자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를 다투는 것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에서 지연손해금률을 정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연 12%의 지연손해금률이 적용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1. 고용승계 기대권 확인: 용역업체가 변경될 경우, 기존 근로자는 새로운 용역업체에 대한 고용승계에 '정당한 기대권'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이는 새로운 용역계약의 내용, 이전 용역업체 변경 시 고용승계 관행,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특성, 새로운 용역업체와 근로자들의 인식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됩니다.
2. 고용승계 거부 사유의 합리성 판단: 새로운 용역업체가 고용승계를 거부할 때에는 그 사유가 사회통념상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해야 합니다. 단순히 징계 전력이 있다는 이유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으며, 징계의 경중, 다른 유사 사례(동일 비위행위를 한 다른 근로자나 동일 징계를 받은 다른 직책의 근로자)와의 형평성, 징계 외 다른 평가의 객관성과 구체적인 증거 등이 중요하게 고려됩니다. 사용자는 고용승계 거부의 정당성을 입증할 책임이 있습니다.
3. 일관된 기준 적용 요구: 같은 비위 행위를 저질렀거나 유사한 징계를 받은 다른 근로자의 고용승계 여부를 확인하여, 자신에게만 불리하게 고용승계가 거부된 것은 아닌지 주장할 수 있습니다.
4. 근로가능연한의 정확한 파악: 용역계약이나 관련 규정에 명시된 근로가능연한 또는 정년 규정을 정확히 확인하고, 해당 연령 기준이 어떤 방식으로 적용되는지(예: 해당 연도 1월 1일 기준 만 70세 이하는 만 70세를 포함하는지) 명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5. 부당한 고용승계 거부 시 임금 청구: 부당한 고용승계 거부(부당해고와 동일하게 취급)로 인해 근로를 제공하지 못했더라도, 이는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간주되어 근로자는 계속 근로했을 경우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전부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때 청구하는 임금에는 지연이자가 가산될 수 있습니다.
6. 증거 자료 확보의 중요성: 고용승계 관행, 징계 내용의 경중, 다른 근로자와의 형평성 등을 입증할 수 있는 용역계약서, 취업규칙, 인사 기록, 다른 근로자의 고용승계 여부 등에 대한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