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
원수급자인 주식회사 A(원고)는 하도급인 C 주식회사(참가인)에게 철근콘크리트 공사를 맡겼으나, 참가인이 공사를 중단하고 무리한 요구를 지속하자 원고는 계약을 해지했습니다. 이후 원고는 참가인과 이행보증보험 계약을 체결한 보험회사 B 주식회사(피고)에게 계약보증금에 해당하는 이행보증보험금의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피고는 참가인이 원고를 상대로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하여 보상심사를 보류했으나, 법원은 참가인의 공사 중단에 정당한 이유가 없음을 인정하고, 계약보증금 702,320,000원이 원고에게 귀속되며 피고는 원고에게 668,284,322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원고가 계약보증금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참가인의 공사대금채권 중 일부를 상계한 후 남은 금액을 인정하였습니다.
원수급자인 주식회사 A는 천안시의 F 신축공사를 도급받았고, 이 중 철근콘크리트 공사를 C 주식회사(참가인)에게 하도급 주었습니다. 공사 대금은 3,511,600,000원, 공사 기간은 2021년 2월 1일부터 2022년 11월 30일까지였습니다. 참가인은 2021년 1월 18일 피고 B 주식회사와 702,320,000원의 이행(계약)보증보험계약을 체결하고 원고에게 증권을 제출했습니다. 2021년 10월경 참가인은 돌관공사를 주장하며 공사를 중단했고, 무비자 외국인 인력 투입, 동절기 공사 단축비 지원, 공정 관리 위임, 물량 정산 동의 등의 요청사항을 제시하며 합의 타절을 요구했습니다. 원고와 참가인은 타절 협의를 진행했으나 2021년 11월 17일 결렬되었고, 원고는 참가인에게 공사 재개를 촉구했습니다. 그러나 참가인이 계속해서 요청에 응하지 않자, 원고는 2021년 12월 2일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사계약을 해지 통보했습니다. 이후 원고는 피고에게 이행보증보험금 702,320,000원을 청구했으나, 피고는 참가인이 원고를 상대로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했음을 이유로 보상심사를 보류했습니다. 이 관련 소송에서 법원은 참가인의 공사 중단에 정당한 이유가 없으며 계약보증금이 원고에게 귀속되어야 한다고 판결했고, 해당 판결은 2025년 1월 4일 확정되었습니다. 원고는 2024년 12월 16일 참가인에 대한 계약보증금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참가인의 원고에 대한 공사대금 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여 상계 처리하겠다는 의사를 통보했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하수급인인 참가인의 공사 중단이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보험사인 피고가 이행보증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발생하는지 여부와 그 시점입니다. 셋째, 계약보증금이 공사대금의 20%로 정해진 것이 건설산업기본법이나 하도급법을 위반하여 무효인지 여부입니다. 넷째, 계약보증금이 손해배상 예정액으로 보아 부당하게 과다하여 감액되어야 하는지 여부입니다. 마지막으로, 원고의 상계 처리 방식이 적법하며 이에 따른 최종 보험금액과 지연손해금의 기산점은 언제인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은 피고 B 주식회사가 원고 주식회사 A에게 668,284,322원 및 이에 대한 2022년 3월 19일부터 2022년 10월 11일까지는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 부분은 피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이 판결은 가집행할 수 있습니다.
재판부는 하수급인인 참가인의 공사 중단에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여 계약 해지의 책임이 참가인에게 있음을 명확히 하였습니다. 따라서 이행보증보험 계약에 따라 보험사인 피고는 원고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보았으며, 계약보증금 약정이 법률 위반으로 무효가 아니고 손해배상 예정액이 과다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감액 요청을 기각했습니다. 원고의 상계 처리로 인해 확정된 잔여 보험금과 지연손해금의 기산점 또한 원고의 주장을 대부분 받아들여 최종적으로 원고의 청구를 인용했습니다.
이 사건 판결은 여러 법률 및 법리적 쟁점을 다루고 있습니다. 첫째, 「건설산업기본법」 제34조의2 제2항은 추가·변경 공사 정산 합의 지연으로 하도급 계약 불이행이 발생한 경우 수급인이 하도급 이행보증금 지급을 요청할 수 없지만, 하수급인의 귀책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예외로 둔다고 명시합니다. 법원은 참가인의 공사 중단에 정당한 이유가 없으므로 이 규정에 따라 원고가 보증금 지급을 요청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둘째, 계약보증금이 하도급 금액의 10%를 초과하는 경우의 유효성입니다. 「건설산업기본법」 제34조의2 제1항은 보증서를 교부받을 권리를 규정할 뿐 이행보증금 약정의 효력을 제한하는 규정으로 보지 않았고,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52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국가계약에서도 15% 이상으로 정하는 점 등을 고려하여 이 사건 계약보증금 20% 약정이 과도하다고 보지 않았습니다. 또한,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하도급법) 제3조의4 제1항이 부당한 특약을 금지하지만, 위반 시 행정 제재를 가할 뿐 계약의 사법상 효력을 부인하는 조항은 아니므로, 계약보증금 약정이 무효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셋째, 손해배상 예정액의 감액 여부입니다. 「민법」 제398조 제2항에 따라 손해배상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 법원이 감액할 수 있으나, 법원은 계약 해지로 인한 원고의 실질적 손해(후속 공사대금 증액, 공사 지연 등)를 고려할 때 이 사건 계약보증금 702,320,000원이 부당하게 과다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넷째, 상계의 법리입니다. 동시이행 항변권이 붙어있는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상대방의 채권과 상계하는 것은 상대방의 항변권 행사 기회를 상실시키므로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원고가 자신의 동시이행 항변권을 포기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동시이행 관계에 있지 않은 잔여 공사대금채권에 대해서만 상계가 가능하다고 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보험금 지급 의무 발생 시점과 지연손해금 기산점입니다. 법원은 보험사가 보험사고 발생 여부를 스스로 판단하고 즉시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며, 보험계약자와 피보험자 사이의 소송 판결 확정을 보험금 지급의 전제로 볼 수 없다고 판시한 대법원 판례를 인용하여, 원고의 보험금 청구가 피고에게 접수된 날로부터 7일이 경과한 다음날부터 지체책임이 발생한다고 보았습니다.
비슷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첫째, 공사 계약서와 하도급 계약서에 계약 해지 사유, 공사 중단 시의 책임, 보증금 지급 조건 등을 최대한 명확하게 명시해야 합니다. 특히 예상치 못한 상황(물가 변동, 인력 수급 문제 등) 발생 시 계약 금액 또는 기간 조정을 위한 구체적인 절차와 기준을 정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둘째, 공사 중단이나 계약 해지 통보 등 중요한 의사표시는 반드시 서면으로 하고, 그 내용과 도달 여부를 명확히 증명할 수 있도록 기록을 남겨야 합니다. 셋째, 계약 해지 사유가 발생했다고 판단되면, 지체 없이 관련 법령 및 계약서에 따라 정해진 절차를 준수하여 계약 해지 통보를 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넷째, 이행보증보험 계약 시 보험금 지급 요건, 면책 사유, 지급 지연 시 지연손해금 등에 대한 약관 내용을 충분히 숙지해야 합니다. 만약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을 지연한다면, 그 지연에 대한 법적 책임이 보험사에게 있음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다섯째, 상대방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경우, 그 금액이 사회 통념상 부당하게 과다하다고 인정될 경우 법원에서 감액될 수 있으므로 적정한 수준으로 설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섯째, 채권을 상계할 때는 동시이행 항변권이 있는 채권과의 상계는 제한될 수 있으므로 법률 전문가와 상담하여 신중하게 진행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