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살인 · 노동
수상레저업체를 운영하던 피고인 A가 여름 성수기에 150명 내지 200명의 이용객이 밀집한 수상놀이공원에서 충분한 안전요원을 배치하고 감독하지 않아,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은 피해자가 물에 빠져 익사한 사고에 대한 항소심 판결입니다. 피고인은 안전수칙 준수, 충분한 안전요원 배치, 피해자 과실 등을 주장하며 무죄와 양형 부당을 주장했으나, 법원은 피고인의 업무상 과실과 피해자 사망 간의 인과관계를 인정했습니다. 다만, 피고인에게 기존에 확정된 다른 수상레저안전법 위반죄가 있어 경합범 관계에 따라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2019년 8월 수상레저업체 'C'가 운영하는 수상놀이공원에서 피해자가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은 채 워터매트리스 근처에서 물에 빠져 익사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당시 수상놀이공원에는 150명 내지 200명가량의 이용자가 있었고 수심은 1m50cm에서 1m80cm에 달했으며 물이 흐려 바닥을 확인하기 어려웠습니다. 인명구조요원 1명만 유선장 2층에서 전체 상황을 살피고 있었고 다른 인명구조자격을 가진 직원들은 보트 운전 등에 투입되어 수상놀이공원 내 이용자 상황을 직접 살피기 어려운 구조였습니다. 구명조끼를 벗는 탈의실과 워터매트리스가 가까웠음에도 구명조끼 착용 여부를 확인하는 인력이나 시설은 없었으며 사고 발생 후 인명구조요원이 사고를 인지하고 구조에 착수하기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수상레저사업주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가 있는지 여부와 사업주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과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하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입니다. 또한 공소사실이 명확하게 특정되었는지 그리고 원심의 형량이 적절한지에 대한 다툼도 있었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금고 6개월에 처하되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하는 판결을 선고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의 수상레저업체 운영자로서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을 인정하고 그 과실과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구 수상레저안전법상 최소 인력 기준을 충족했더라도 성수기 인파, 흐린 물, 복잡한 놀이기구 등 현장 상황을 고려할 때 실질적으로 충분한 인명구조요원을 배치하고 교육·감독할 의무가 있었다고 보았습니다. 비록 피해자의 구명조끼 미착용 등 과실도 인정되었으나 피고인이 추가 인력을 배치했다면 사고를 막거나 즉시 구조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인과관계를 부정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피고인에게 이전에 확정된 수상레저안전법 위반죄가 있어 경합범 관계를 고려하여 형을 다시 정했으며 피해자 유족에게 공탁금과 보험금으로 합계 2억 5,000만 원이 지급된 점 등을 참작하여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업무상과실치사죄 (형법 제268조): 업무상 과실로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자에게 적용됩니다. 여기서 '업무상 과실'은 법령에 따른 주의의무 위반뿐만 아니라 계약, 관행, 조리에 따라 업무상 필요한 주의를 게을리한 경우까지 포함합니다. 즉 최소한의 법적 기준을 지켰더라도 실질적인 안전 확보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면 과실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경합범 (형법 제37조 후단, 제39조 제1항): 판결이 확정된 죄와 아직 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죄가 있을 때 확정된 죄를 나중에 판결하는 죄와 동시에 판결할 경우의 형평을 고려하여 형을 정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피고인에게 이전에 수상레저안전법 위반죄로 집행유예가 확정된 전력이 있어 이번 사건의 형량 결정 시 이 부분이 고려되었습니다.
공소사실 특정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3항): 공소사실은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구체적으로 기재되어야 하지만 범죄의 성격상 개괄적 표시가 불가피하고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없다면 특정되지 않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수분이 경과한 후에야 비로소 구조가 개시되었다'는 표현도 피고인의 방어에 지장이 없다고 보아 공소사실이 특정된 것으로 인정되었습니다.
인과관계: 업무상 과실치사죄가 성립하려면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 행위와 사망 결과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어야 합니다. 행위가 유일한 원인이 아니더라도 피해자나 제3자의 과실 등 다른 사실이 개입되었을 때 그와 같은 사실이 통상 예견될 수 있는 것이라면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가 구명조끼를 입지 않은 과실이 있었더라도 사업주가 안전조치를 충분히 했다면 사망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인과관계가 인정되었습니다.
수상레저사업을 운영하는 사업주는 법적으로 정해진 최소한의 안전 기준을 넘어 실제 사업장의 환경과 상황(예: 성수기 이용객 수, 놀이기구 종류, 수심, 수질 등)을 충분히 고려하여 인명구조요원을 적절한 위치에 필요한 만큼 배치하고 이들에 대한 교육과 감독을 철저히 해야 합니다. 이용객의 부주의가 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지만 사업주의 안전관리 소홀이 함께 작용했다면 사업주에게도 중대한 책임이 따를 수 있습니다. 특히 물놀이 시설처럼 위험 발생 가능성이 높은 곳에서는 사고 발생 시 즉시 발견하고 신속하게 구조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탈의실과 물놀이 시설이 가까운 경우 구명조끼 착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인력이나 설비를 추가하는 것을 고려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