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합의 후 미지급 수당을 요구한 전 임원 사건

이 사건은 피고 회사에서 상무로 근무하던 원고가 해고된 후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거쳐 회사와 화해 합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해고 무효 확인과 미지급된 연장근로수당, 연차휴가근로수당, 당직수당, 인센티브 등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화해 합의로 근로관계가 종료되었으므로 해고 무효 확인 청구는 부적법하다고 보았으나,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관리·감독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아 연장근로수당과 연차휴가근로수당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판단하며 총 34,374,999원과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령했습니다. 그러나 당직수당과 인센티브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피고 회사에 이사로 입사하여 상무로 승진 후 근무하다 해고된 직원이자 미지급 수당 등의 청구를 한 당사자.
• 피고 B 주식회사: 부동산 임대업 및 매매업을 하는 회사로 원고의 고용주이자 해고 및 미지급 수당 청구의 상대방.

분쟁 상황

원고는 피고 회사에 이사로 입사하여 상무로 승진 후 근무하던 중, 2018년 3월 징계 및 업무수행능력 검증을 위한 인사위원회 소집 통보를 받고 한 달 후인 2018년 4월 15일자로 해고되었습니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부당해고 판정을 내렸습니다. 피고가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으나, 2018년 12월 14일 원고와 피고는 근로관계를 2018년 4월 15일자로 종료하고 피고가 원고에게 화해금을 지급하며 부당해고와 관련한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하는 화해조서를 작성했습니다. 그러나 원고는 화해금 중 일부를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합의 이행을 거부하고, 해고 무효 확인과 함께 해고 이후의 일실임금, 미지급 연장근로수당, 연차휴가근로수당, 당직수당, 그리고 부동산 임대 실적에 따른 인센티브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피고는 해고가 정당하며 원고가 관리·감독 근로자이므로 근로시간 규정 적용이 배제되고, 연차수당은 기본급에 포함되어 있으며 인센티브 지급 계약은 없었다고 주장하며 맞섰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원고와 피고 사이의 중앙노동위원회 화해 합의가 이루어진 상황에서 해고 무효 확인 청구가 유효한지 여부입니다. 둘째,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 및 휴일 규정의 적용이 제외되는 '관리·감독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원고가 주장하는 연장근로수당, 연차휴가근로수당, 당직수당, 인센티브 청구가 정당한지 여부입니다. 넷째, 피고가 원고의 연봉에 법정수당이 포함되는 이른바 '포괄임금제' 약정이 유효한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1. 해고무효확인청구: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청구 부분은 원고와 피고가 중앙노동위원회에서 근로관계를 2018년 4월 15일 자로 종료하기로 합의했으므로, 현재의 권리나 법률상 지위에 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한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보아 각하했습니다.
2. 일실임금청구: 원고의 근로계약이 2018년 4월 15일 자로 종료되었으므로 복직 시까지의 임금 지급을 구하는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3. 연장근로수당 및 연차휴가근로수당: 원고는 관리·감독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로 인정되지 않았으며, 포괄임금 약정 중 법정수당을 연봉에 포함하는 부분은 무효라고 보아 연장근로수당 29,207,535원과 연차휴가근로수당 5,167,464원을 인정했습니다.
4. 당직수당 및 인센티브: 당직수당은 점심 당직은 실제 근무 여부 불분명, 저녁 당직은 연장근로 시간에 포함되었으므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인센티브는 지급 약정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5. 최종 판결: 피고는 원고에게 연장근로수당과 연차휴가근로수당 합계 34,374,999원 및 이에 대해 2018년 4월 15일부터 2019년 12월 5일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명령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의 해고무효확인청구와 복직 시까지의 일실임금 청구, 당직수당 및 인센티브 청구는 기각하거나 각하하였으나, 연장근로수당 29,207,535원과 연차휴가근로수당 5,167,464원 등 총 34,374,999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은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9/10, 피고가 나머지를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확인의 소의 이익 (대법원 1995. 4. 11. 선고 94다4011 판결 등 참조)​ 확인의 소는 현재의 권리나 법률적 지위에 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해 허용됩니다. 해고 무효 확인의 소 또한 근로계약에 기한 원래의 지위를 회복하거나 해고로 인한 현재의 법적 지위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유효하고 적절한 수단일 때만 확인의 이익이 인정됩니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와 피고가 이미 화해조서를 통해 근로관계를 종료하기로 합의했으므로, 해고 무효를 확인하는 것이 더 이상 원고의 현재 권리나 지위에 대한 불안을 제거하는 유효한 수단이 아니라고 보아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2. 근로기준법 제63조 제4호 및 시행령 제34조 (관리·감독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적용 제외)​ 근로기준법 제63조는 '관리·감독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에 대해서는 근로시간, 휴게, 휴일에 관한 규정을 적용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합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관리·감독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직위나 명칭에 구애받지 않고 직무의 내용, 책임 및 권한, 근무태양, 회사 내에서의 처우 등 실체적인 면에 입각하여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합니다. 구체적으로는 경영방침 결정 참여 여부, 노무관리에서의 경영자와의 일체적 관계 여부, 출퇴근 시간의 자유로운 재량권 유무, 특별 수당 지급 여부 등을 기준으로 삼습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이러한 기준에 비추어 관리·감독 근로자로 인정되지 않아 연장근로수당 및 연차휴가근로수당 청구가 받아들여졌습니다.
3. 포괄임금제 약정의 효력 (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8다57852 판결, 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등 참조)​ 포괄임금제는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않고 각종 수당을 포함한 금액을 월 급여액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정하고 매월 일정액을 각종 수당으로 지급하는 계약 방식입니다. 이러한 약정은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경우 (예: 감시·단속적 근로)에는 유효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근로시간의 산정이 가능하고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 규제를 위반하는 포괄임금제는 그 부분이 무효가 됩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의 근로 형태는 근로시간 예측이나 측정이 어렵지 않다고 보아 포괄임금제 약정 중 법정수당을 포함하는 부분이 무효라고 판단되었습니다.
4.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이 법 조항은 금전 채무의 이행을 명하는 판결을 선고할 경우, 소장 송달 다음날부터 판결 선고일까지는 연 6%의 이율을, 판결 선고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 (개정 전 연 15%)의 이율을 적용하여 지연손해금을 계산하도록 합니다. 이 사건에서도 이 기준에 따라 지연손해금이 계산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1. 근로계약 종료 시에는 모든 조건을 명확히 합의하고 문서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화해 합의나 부제소(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합의 시에는 합의금 지급 조건, 청구 포기 범위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약속된 내용이 모두 이행되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합의 내용 중 상대방이 이행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 합의의 효력이나 소송 제기 가능 여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2. 직위가 '이사'나 '상무'와 같은 임원이라고 해서 무조건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 관리·감독 근로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직무의 내용, 책임과 권한, 근무 태양, 회사 내 처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므로, 본인의 실제 업무 형태를 면밀히 검토하고 필요하다면 증거를 확보해야 합니다.
3. 연장근로, 연차휴가 사용 여부, 당직 근무 등 근로시간 관련 사항은 명확한 기록을 통해 입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출퇴근 기록, 업무 일지, 지시사항 등 근무 시간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잘 보관해야 합니다.
4. '포괄임금제' 계약을 체결했더라도, 근로시간 산정이 가능한 일반적인 근로자라면 법정수당을 미리 연봉에 포함하는 약정은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자신이 받는 임금에 법정수당이 제대로 포함되어 있는지, 혹은 별도로 지급되어야 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5. 인센티브나 특별 수당은 구체적인 지급 기준과 약정이 있어야 청구가 가능합니다. 구두 합의보다는 서면 계약을 통해 지급 조건, 금액, 지급 시기 등을 명확히 정해 두는 것이 분쟁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