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위임목사 직무정지 신청 기각 사건

E교회 교인인 채권자 A가 E교회의 위임목사이자 당회장인 채무자 B에 대해 직무집행정지를 신청한 사건입니다. 채권자 A는 채무자 B가 전 위임목사 F의 아들로서 교단 헌법상 위임목사 청빙 부적격자에 해당하며, 적법한 절차 없이 위임목사 직무를 수행하고 있어 그 직무 집행을 정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E교회의 위임목사 청빙 및 부임 절차가 교단 총회의 수습의결에 근거한 것이며, 이는 일반 시민법 질서와 직접 관련 없는 종교단체 내부 문제로 판단했습니다. 특히 교단 헌법 해석과 적용 범위는 종교 교의와 신앙 해석에 깊이 관련되어 있어 사법적 판단을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위임목사 자리가 장기간 공석이었고 분쟁 해결을 위한 총회 수습의결이 있었던 점을 고려할 때, 직무 집행을 급박하게 정지할 필요성도 없다고 판단하여 채권자 A의 신청을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A (채권자): E교회의 교인으로, 채무자 B의 직무집행정지를 신청한 사람.
• B (채무자): E교회의 현재 위임목사 겸 당회장으로, 전 위임목사 F의 아들.
• F: E교회의 초대 위임목사였으며, B의 아버지. 2015년 은퇴.
• C종교단체: 채무자 B가 소속된 교단.
• D회: E교회가 소속된 C종교단체의 지역 G회.
• E교회: 위임목사 청빙을 둘러싼 분쟁이 발생한 개별 교회.

분쟁 상황

E교회는 초대 위임목사 F가 2015년 12월 31일 은퇴하면서 위임목사 자리가 공석이 되었습니다. 이후 F의 아들인 채무자 B를 위임목사로 청빙하는 결의를 하였고, 소속 D회도 이를 승인했습니다. 그러나 2014년 12월 8일 신설된 교단 헌법 제2편 제28조 제6항이 '해당 교회에서 사임 또는 은퇴하는 위임목사의 직계비속은 위임목사로 청빙할 수 없다'고 규정하면서 B의 청빙 적격성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이 문제로 C종교단체 총회 재판국에서 1차로 B의 청빙을 유효하다고 보았으나, 재심에서 무효로 판단하는 등 분쟁이 격화되고 장기화되었습니다. 결국 C종교단체 총회는 분쟁 해결을 위해 수습전권위원회를 구성했고, 2019년 9월 26일 수습의결을 통해 B의 위임목사 부임을 포함한 해결책을 제시했습니다. 이에 따라 B는 2021년 1월 1일 E교회 위임목사로 부임하게 되었으나, 채권자 A는 여전히 B의 직무집행이 위법하다며 이 사건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위임목사 B의 청빙이 교단 헌법상 '은퇴한 위임목사의 직계비속은 청빙할 수 없다'는 부적격 규정에 위배되어 무효인지 여부입니다. 둘째, 종교단체 내부의 위임목사 청빙과 같은 문제가 법원의 사법심사 대상이 되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교단 총회의 수습의결이 채권자에게도 유효한 부제소 합의로 적용될 수 있는지, 그리고 교단 재판 전치주의를 위반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채권자 A의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고, 소송 비용은 채권자 A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종교단체의 자율성과 종교의 자유 원칙을 강조하며, 위임목사 청빙 문제는 일반 시민법 질서와 직접 관련 없는 내부적 문제이자 종교 교의 및 신앙 해석에 깊이 관련된 사항이므로 사법심사를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채무자 B의 위임목사 부임 과정에 현저히 정의관념에 반하는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E교회가 장기간의 분쟁 끝에 총회 수습의결로 정상화되려 하는 상황에서 직무집행 정지의 보전 필요성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채권자의 신청을 기각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종교의 자유와 정교분리의 원칙: 헌법상 종교의 자유와 국가의 종교단체 간섭 배제 원칙에 따라, 법원은 종교단체 내부 문제에 대한 사법심사를 원칙적으로 자제합니다. 특히 종교단체 내의 의사결정이 종교적 교의나 신앙의 해석과 깊이 연관되어 있다면, 사법적 관여는 더욱 억제됩니다. 대법원은 "종교단체 내부관계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는 일반 시민법질서와 직접적인 관계를 갖지 않는 내부적인 문제에 그치는 한 원칙적으로 그 실체적인 심리판단을 하지 아니함으로써 당해 종교단체의 자율권을 최대한 보장하여야 한다"고 판시합니다 (대법원 2019. 4. 3. 선고 2014다22932 판결 등).
2. 사법심사의 예외: 다만, 종교단체 내부의 행위라도 "그 하자가 매우 중대하여 이를 그대로 둘 경우 현저히 정의관념에 반하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사법심사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06. 2. 10. 선고 2003다63104 판결 등). 이 사건에서는 위임목사 청빙 과정이 교단 총회의 수습의결에 따라 진행되었고, 법원은 이를 현저히 정의관념에 반하는 중대한 하자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3. 재판받을 권리 (헌법 제27조 제1항)​: 모든 국민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해 법률에 따른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집니다. 따라서 종교단체 내부의 분쟁 해결을 위한 '부제소 합의'나 '교단 재판 전치주의' 규정은 국민의 재판청구권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습니다. 법원은 당사자가 처분할 수 있는 특정된 법률관계에 대한 합의로서 당사자가 예상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만 부제소 합의의 효력을 인정하며 (대법원 2002. 2. 22. 선고 2000다65086 판결 등), 교단 재판 전치주의는 내부 징계의 근거가 될 수는 있으나 소송 자체를 부적법하게 만들지는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4. 가처분 신청의 피보전권리 및 보전의 필요성: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려면, 신청인이 본안소송에서 승소할 가능성이 있다는 '피보전권리'가 소명되어야 하고, 신청인의 권리를 보전하기 위한 '보전의 필요성'도 인정되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채권자 A에게 피보전권리가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고, E교회가 장기간 분쟁 끝에 정상화되려 하는 상황에서 직무집행 정지의 보전 필요성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상황에서 종교단체 내 분쟁 해결 시에는 다음 사항들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1. 종교단체 내부 절차 준수: 교단 헌법, 교회 정관 등 내부 규정에 따른 청빙, 결의, 징계 등 모든 절차를 정확히 준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절차상의 하자가 중대할 경우 분쟁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2. 교단 내 분쟁 해결 노력: 종교단체의 특성상 내부 분쟁은 가능한 한 교단 자체의 재판국, 총회, 수습위원회 등 내부 기구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우선됩니다. 교단 총회의 수습의결과 같이 분쟁 해결을 위한 공식적인 합의나 결정이 있다면, 그 내용을 충분히 검토하고 따르는 것이 분쟁의 장기화를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3. 사법 심사의 한계 이해: 법원은 종교의 자유와 정교분리 원칙에 따라 종교단체 내부 문제, 특히 교리나 신앙 해석에 관련된 사항에 대해서는 사법심사를 자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내부 규정 위반이 있더라도 그것이 일반 시민법 질서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고 현저히 정의관념에 반하는 정도의 중대한 하자가 아니라면 법원의 개입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4. 교인으로서의 권리와 의무: 교인으로서 교회에 대한 의무 이행(헌금, 예배 참석 등)은 교인 자격 유지와 관련될 수 있으므로 분쟁 중에도 가능한 한 성실히 이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분쟁 상황으로 인해 의무 이행이 어려운 정당한 사정이 있다면 이를 소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5. 부제소 합의의 효력: 종교단체 내에서 분쟁 해결을 위해 부제소 합의를 할 경우, 그 합의의 효력 범위와 당사자가 누구인지 명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모든 교인에게 일률적으로 소 제기를 금지하는 것은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할 소지가 있어 효력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