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 지연 지급과 국민연금 대납 관련 분쟁 판결

원고 A는 피고 B가 운영하는 자동차 정비업체 'C'에서 근무하다 퇴직했습니다. 퇴직 후 피고 B는 퇴직금 8,612,983원을 법정 기한인 퇴직 후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아 늦게 지급했습니다. 이에 원고 A는 퇴직금 지연 지급에 따른 지연손해금 2,090,713원을 요구하며 본소(주된 소송)를 제기했습니다. 피고 B는 이에 대해 퇴직금을 미리 월급에 포함하여 지급하기로 약정했고, 원고 A가 세금 처리 서류를 제공하지 않아 지급이 늦어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피고 B는 반소(맞소송)로 원고 A가 월급에 포함하여 받아간 퇴직금 상당액 8,483,334원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하고, 국민연금보험료 2,032,460원을 대납했으니 돌려받아야 하며, 원고 A의 잘못으로 고객에게 수리비 2,337,400원을 환불했으니 손해를 배상하라고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본소에서 피고 B는 원고 A에게 퇴직금 지연손해금 2,090,713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반소에서는 원고 A가 월급에 퇴직금을 포함하여 받았다는 피고 B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손해배상 청구도 기각했습니다. 다만, 피고 B가 원고 A의 국민연금보험료 2,032,460원을 대납한 것은 인정하여, 원고 A는 피고 B에게 이 금액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반소피고) A: 피고 B가 운영하는 자동차 정비업체 'C'에서 근무했던 전 직원
• 피고(반소원고) B: 자동차 정비업체 'C'를 운영하는 사업주

분쟁 상황

원고 A는 피고 B의 자동차 정비업체 'C'에서 2016년 1월 1일부터 2019년 8월 31일까지 근무한 후 퇴직했습니다. 피고 B는 원고 A에게 지급해야 할 퇴직금 8,612,983원을 퇴직 후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고 2020년 12월 1일에야 지급했습니다. 이로 인해 피고 B는 퇴직급여법 위반으로 벌금 150만 원의 유죄 판결을 받기도 했습니다. 원고 A는 퇴직금 지연 지급에 따른 지연손해금을 청구하며 소송을 제기했고, 피고 B는 이에 맞서 원고 A에게 지급했던 퇴직금 명목의 금액과 대납한 국민연금 보험료, 그리고 업무상 실수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라고 반소를 제기했습니다. 특히 피고 B는 원고 A와 퇴직금을 월급에 포함하여 지급하기로 약정했으므로 별도의 퇴직금 지급 의무가 없으며, 설령 그 약정이 무효라 해도 원고 A가 받아간 금액은 부당이득이므로 돌려받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원고 A가 세금 처리 서류를 제공하지 않아 퇴직금 지급이 늦어진 것이므로 지연손해금 지급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핵심 쟁점

퇴직금 지연 지급에 따른 지연손해금 청구의 정당성 여부, 월급에 퇴직금을 분할하여 포함시키는 약정의 유효성과 부당이득 반환 여부, 퇴직금 지급 지연에 대한 근로자의 귀책사유 인정 여부, 국민연금 가입자 부담분 대납금에 대한 부당이득 반환 청구의 정당성 여부, 근로자의 업무상 실수로 인한 사업주의 손해배상 청구의 정당성 여부.

법원의 판단

항소심 법원은 제1심 판결을 일부 변경하여,

1. 원고(반소피고) A는 피고(반소원고) B에게 국민연금 대납액 2,032,46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2021년 4월 29일부터 2023년 2월 10일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12%)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이 외의 반소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2. 원고(반소피고) A의 본소 청구(퇴직금 지연손해금)는 정당하다고 보아 피고 B는 원고 A에게 퇴직금 2,090,713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2020년 12월 2일부터 갚는 날까지 연 20%)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3. 원고 A의 나머지 항소와 피고 B의 부대항소 및 추가 반소청구는 모두 기각했습니다.
4. 소송 총비용은 원고 A가 10%, 피고 B가 나머지 90%를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피고가 퇴직금 지급을 지연하여 발생한 지연손해금을 근로자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음을 인정했고, 월급에 퇴직금을 포함하여 지급하는 약정은 무효이며 부당이득으로 돌려받을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사업주가 근로자 몫의 국민연금 보험료를 대신 납부한 부분은 근로자가 사업주에게 돌려주어야 할 부당이득으로 인정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및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7조 (임금채권 우선변제 및 지연이자):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은 임금, 퇴직금 등은 다른 채권보다 우선하여 변제받을 권리가 있음을 규정합니다. 또한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모든 금품을 지급해야 하며, 이 기한을 넘기면 그 다음 날부터 지연일수에 따라 연 20%의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합니다(단, 시행령 제17조에 따라 특정한 예외 사유가 없는 한). 이 사건에서 피고는 원고의 퇴직금을 법정 기한 내에 지급하지 않아 20%의 지연손해금을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법원은 지급된 퇴직금 8,612,983원 중 지연손해금 2,090,713원을 먼저 충당하고, 나머지 퇴직금 원금 2,090,713원과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2.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퇴직금 중간정산): 구 근로기준법 제34조 제3항 및 이후 제정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하 '퇴직급여법') 제8조 제2항은 원래 근로자의 요구가 있으면 퇴직금을 미리 정산하여 지급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2011년 7월 25일 개정된 퇴직급여법 제8조 제2항 및 같은 법 시행령 제3조 제1항에 따라, 퇴직금 중간정산은 무주택 근로자의 주택 구입, 전세금 조달, 근로자 또는 가족의 6개월 이상 요양, 파산 또는 개인회생, 천재지변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긴급한 자금 수요가 있는 경우에만 허용됩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는 원고와 퇴직금을 월급에 분할하여 지급하기로 약정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위와 같은 퇴직급여법 시행령이 정한 중간정산 사유가 없었으므로 해당 약정은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퇴직금 제도가 근로자의 노후 생활 안정을 위한 강행규정이기 때문에, 법이 정한 요건 없이 중간정산 또는 분할 지급하는 약정은 효력이 없다는 법리에 따른 것입니다.
3. 부당이득 반환 법리: 퇴직금 분할 약정이 무효인 경우,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금원은 '근로의 대가인 임금'이 아니므로,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금원을 지급한 것이 됩니다. 따라서 근로자는 이를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해야 할 의무가 있을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0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다만, 이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하고,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었으며,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않은 경우에 한해 적용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와 원고 사이에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 측이 작성한 정산표 등만으로는 실질적인 분할 약정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피고의 부당이득 반환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4. 민법상 지연손해금: 금전채무 불이행 시 발생하는 지연손해금은 채무자가 이행을 지체한 기간에 대하여 법정 이율(민법상 연 5%,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상 연 12%)을 적용하여 계산합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가 피고에게 반환해야 할 국민연금 대납액 2,032,460원에 대해서는 반소 청구취지 변경신청서 송달 다음 날인 2021년 4월 29일부터 이 판결 선고일인 2023년 2월 10일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지연손해금이 적용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1. 퇴직금 지급 기한 엄수: 사업주는 근로자가 퇴직한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특별한 사정으로 기한을 연장하려면 반드시 근로자와 합의해야 합니다. 이를 어길 경우 법적인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2. 퇴직금 중간정산 요건 확인: 퇴직금 중간정산은 주택 구입, 질병 요양 등 법령에서 정한 특정 사유가 있을 때만 가능합니다. 단순한 '월급에 퇴직금 포함' 약정은 법적으로 무효이며, 근로자는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3. 퇴직금 분할 약정의 유효성: 월급이나 일당에 퇴직금을 포함하여 지급하기로 한 약정은 원칙적으로 무효입니다. 다만, 예외적으로 임금과 명확히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의 금액이 특정되고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않은 경우에 한해 이미 지급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이 부당이득으로 반환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해당 약정이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4. 퇴직금 지급 지연 사유: 근로자가 세금 처리를 위한 서류 제공을 거부했다는 이유만으로 사업주가 퇴직금 지급을 지연할 정당한 사유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사업주는 퇴직금 지급 의무를 별도로 이행해야 합니다.
5. 국민연금 보험료 처리: 사업주가 근로자의 국민연금 보험료 가입자 부담분을 대신 납부했다면, 이는 근로자가 부당이득으로 사업주에게 돌려주어야 합니다. 정확한 대납 금액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보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6. 근로자의 업무상 실수와 손해배상: 근로자의 업무상 실수가 있었다고 해도, 그것이 사업주의 손해로 직접 이어지고 근로자에게 책임이 있다고 인정되려면 구체적인 주장과 증명이 필요합니다. 특히, 사업주가 고객에게 환불한 것이 반드시 근로자의 책임으로만 돌릴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