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매출채권 펀드 판매, 금융당국 처분 취소 판결

A 주식회사는 공공기관 매출채권을 주 투자 대상으로 하는 펀드를 판매하면서, 펀드 편입자산의 95% 이상이 공공기관 매출채권으로 구성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장은 A 주식회사가 불확실한 사항에 대해 단정적 판단을 제공하거나 확실하다고 오인하게 할 소지가 있는 내용을 알려 부당권유행위를 했다며, 업무 일부정지 3개월 및 소속 직원 문책 요구 처분을 내렸습니다. A 주식회사는 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고, 1심 법원은 A 주식회사의 손을 들어주어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장은 이에 불복하여 항소했지만, 항소심 법원 역시 1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아 피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처분을 취소하는 결론을 유지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피항소인: A 주식회사 (공공기관 매출채권 펀드 판매 회사이자, 금융당국으로부터 업무 정지 및 직원 문책 처분을 받은 당사자)
• 피고/항소인: 금융위원회 (A 주식회사에 대해 업무 정지 처분을 내린 행정기관)
• 피고/항소인: 금융감독원장 (A 주식회사 소속 직원들에 대해 문책 요구 처분을 내린 행정기관)

분쟁 상황

A 주식회사는 펀드 판매 과정에서 투자자들에게 해당 펀드의 편입자산 중 95% 이상이 공공기관 매출채권으로 구성될 것이며, 이로 인해 위험성이 낮다는 취지로 설명을 했습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장은 A 주식회사가 이 펀드의 투자 대상 자산에 사모사채 등 위험성이 있는 다른 채권이 편입될 가능성이 있음에도, 마치 공공기관 매출채권만으로 구성되어 안전한 것처럼 오인하게 하는 설명을 했다고 보았습니다. 특히 투자제안서상의 다른 투자 가능성이나 펀드 구조의 불확실성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이를 자본시장법상 금지된 '부당권유행위'로 보고 A 주식회사에 대해 업무 정지 및 직원 문책 처분을 내렸습니다. A 주식회사는 이러한 처분이 부당하다며 취소 소송을 제기하여 법적 다툼이 시작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A 주식회사가 펀드를 판매하면서 '공공기관 매출채권 95% 이상'과 같은 설명을 통해 불확실한 사항에 대해 단정적인 판단을 제공하거나 확실하다고 오인하게 할 소지가 있는 내용을 알려 구 자본시장법 제49조 제2호에서 금지하는 '부당권유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항소심 법원은 피고들(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장)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이는 A 주식회사에 대한 업무 일부정지 3개월 처분 및 소속 직원들에 대한 문책 요구 처분을 모두 취소한 1심 판결이 정당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항소 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하도록 결정되었습니다.

결론

법원은 행정처분의 적법성 증명책임이 처분청에 있고, 침익적 행정처분은 명확성의 원칙에 따라 엄격하게 해석·적용되어야 한다는 법리를 강조했습니다. 특히 구 자본시장법 제49조 제2호의 '부당권유행위'를 형사처벌까지 가능한 조항임을 감안하여 엄격하게 해석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A 주식회사의 행위가 부당권유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1. '단정적 판단 제공' 여부: '펀드 편입자산의 95% 이상을 공공기관 매출채권으로 편입할 것'이라는 설명은 집합투자업자(B사)의 투자 계획을 알린 단순한 장래의 사실로서, 금융투자업자의 평가적 요소가 개입된 사항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개별 직원의 발언(예: '공공기관이 파산하지 않는 이상 안전하다')이 있었으나, 투자제안서에 명확히 '원금 비보장', '실적배당상품', '변경 가능', '정확성이나 완전성을 보장할 수 없음' 등의 문구가 기재되어 있어, 전체적인 맥락에서 단정적인 판단을 제공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2. '확실하다고 오인하게 할 소지가 있는 내용' 여부: 투자제안서에 '공공기관 발주 매출채권에 대한 투자를 포트폴리오의 95% 이상으로 한다'는 기재와 함께 우측 상단에 '변경가능'이라고 명시되어 있었고, '제시된 상품구조는 예시일 뿐이며 변경될 수 있다'고 기재되어 있는 점을 중시했습니다. 통상적인 주의력을 가진 평균적 투자자를 기준으로 볼 때, 투자제안서 전체 내용을 고려하면 투자대상자산이 '확실한 것'이라고 오인할 소지가 있는 내용을 알렸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법원은 A 주식회사의 설명이 중요사항 설명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이라 볼 여지는 있을지라도, 구 자본시장법 제49조 제2호에서 정한 '부당권유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하며 1심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하여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구 자본시장법) 제49조 제2호 (부당권유행위 금지)​: 이 조항은 금융투자업자가 '불확실한 사항에 대하여 단정적 판단을 제공하거나 확실하다고 오인하게 할 소지가 있는 내용을 알리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이 조항이 위반 시 형사처벌까지 가능한 규정임을 감안하여 매우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 '단정적 판단': 법원은 금융투자업자의 평가적 요소가 개입되는 사항에 관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며, 단순한 장래의 사실(예: 운용사의 투자 계획)을 전달하는 것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 '확실하다고 오인하게 할 소지가 있는 내용': 법원은 금융투자업자가 사용한 표현뿐만 아니라 투자와 관련된 모든 제반 상황, 특히 투자제안서 등 공식 문건의 내용을 통상적인 주의력을 가진 평균적 투자자의 입장에서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객관적·규범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2.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구 자본시장법) 제37조 제1항 (설명의무)​: 금융투자업자는 투자자에게 금융투자상품의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고 투자자에게 위험성을 충분히 설명하면서 투자를 권유할 의무를 부담합니다. 법원은 이 사건에서 비록 '부당권유행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지만, 중요사항을 누락하여 설명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일 가능성은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3.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 (하급심 판결 인용)​: 항소심 법원이 1심 판결의 이유를 인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절차적 규정입니다.
4. 행정소송에서의 증명책임: 행정소송에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행정처분의 적법성은 처분청이 이를 주장하고 증명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들(금융당국)이 A 주식회사의 부당권유행위를 증명할 책임이 있었습니다.
5. 침익적 행정처분의 명확성 원칙: 상대방의 권익을 제한하거나 의무를 부과하는 침익적 행정처분은 헌법상 요구되는 명확성의 원칙에 따라 그 근거가 되는 행정법규를 엄격하게 해석·적용해야 하며, 상대방에게 지나치게 불리한 방향으로 확대해석이나 유추해석을 해서는 안 된다는 법리입니다. 법원은 이 원칙을 적용하여 구 자본시장법 제49조 제2호를 엄격하게 해석했습니다.

참고 사항

투자 상품을 판매할 때에는 다음 사항들을 유의해야 합니다:

1. 투자설명서 및 제안서의 명확성: 투자 상품의 위험 고지 및 주요 내용 변경 가능성 등을 투자제안서나 투자설명서에 명확하게 기재하고, '변경가능' 또는 '예시'와 같은 문구를 빠짐없이 표기해야 합니다.
2. 원금 손실 가능성 고지: 모든 실적배당상품은 원금이 보장되지 않으며, 수익은 투자자에게 귀속된다는 점을 투자제안서 첫머리나 핵심 부분에 명확히 기재하여 투자자가 오인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3. 판매 직원의 설명과 문서 내용의 일치: 개별 직원의 구두 설명이나 이메일, 문자 메시지 등에서의 간략한 설명이 공식 문서(투자제안서, 투자설명서)의 내용과 상충하거나 오해를 유발할 수 있는 내용을 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4. 불확실한 사항에 대한 단정적 표현 지양: 미래의 사실이나 예측에 대해 '확정적이다' 또는 '확실하다'와 같은 단정적인 표현을 사용하는 것을 피해야 합니다. 특히 금융투자업자의 평가적 요소가 개입되는 사항이 아닌 단순한 제3자(운용사 등)의 계획을 전달할 때에도 그 계획이 변경될 수 있음을 명확히 안내해야 합니다.
5. 처분 주장의 입증 책임: 행정처분 취소 소송에서는 처분청이 처분 사유의 존재를 증명해야 하므로, 금융당국은 위반 사실을 명확히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충분히 확보하고 제시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