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속
원고들이 신용불량 상태와 세금 체납을 이유로 지인 등 타인의 명의를 빌려 법인 주식을 소유하고 유상증자까지 진행했는데, 세무당국이 이를 조세회피 목적의 명의신탁으로 보아 증여세를 부과하자, 원고들이 이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이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하고 세무당국의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한 사건입니다.
원고들은 신용불량으로 인해 본인 명의로 사업을 할 수 없었고, 금융기관 대출에도 어려움이 있어 지인 등의 명의를 빌려 개인사업체를 운영하다가 법인을 설립했습니다. 법인 설립 당시부터 여러 차례의 유상증자와 주식 양도 과정에서도 주식을 실제 소유자인 원고들 명의가 아닌 지인, 친척, 직원 등 타인의 명의로 등재했습니다. 이에 대해 세무당국은 원고들이 상당한 금액의 국세를 체납하고 있었음에도 이를 회피하기 위해 주식을 명의신탁했다고 판단하여, 명의수탁자들에게 증여세를 부과하고 원고들을 연대납세의무자로 지정했습니다. 원고들은 이러한 명의신탁이 조세회피 목적이 아닌 다른 사업상의 이유 때문이었다며 처분 취소를 주장했습니다.
이 사건의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원고들이 법인 주식을 명의신탁한 행위에 조세회피 목적이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원고들은 신용불량으로 인한 사업상의 어려움과 대출 문제, 그리고 사망을 앞둔 지인의 요청 등 다른 합리적인 목적을 주장했습니다. 둘째, 유상증자를 통해 취득한 주식에 대해서도 명의신탁재산 증여 의제 규정을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원고들은 유상증자가 가장납입으로 실질적 무상증자와 같거나, 기존 명의신탁 계약의 연장이므로 별개의 새로운 명의신탁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원고들의 각 항소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피고 김포세무서장이 원고들에게 부과한 총 5건의 증여세(2010년 10월 귀속 증여세 3,953,250원, 2012년 12월 귀속 증여세 8,846,950원, 2013년 10월 귀속 증여세 27,455,677원, 2014년 6월 귀속 증여세 91,343,572원, 2016년 11월 귀속 증여세 427,193,563원) 부과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법원은 원고들이 주장한 명의신탁의 이유(신용불량, 대출, 지인 건강악화 등)만으로는 조세회피 목적이 없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오히려 원고들이 상당한 금액의 국세를 체납하고 있었던 점을 볼 때 조세 징수 회피 목적이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유상증자로 취득한 주식 역시 실질 소유자가 신주인수권을 행사하여 명의수탁자 명의로 주금을 납입한 것이므로 새로운 명의신탁으로 보아 증여세 부과 대상이 된다고 보아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명의신탁 재산의 증여 의제: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2016. 12. 20. 법률 제1438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5조의2 제1항은 '권리의 이전이나 그 행사에 등기 등이 필요한 재산의 실제소유자와 명의자가 다른 경우에는 국세기본법 제14조에도 불구하고 그 명의자로 등기 등을 한 날에 그 재산의 가액을 명의자가 실제소유자로부터 증여받은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명의신탁을 조세 회피 수단으로 삼는 것을 방지하고 조세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목적입니다. 다만, '조세 회피의 목적 없이 타인의 명의로 재산의 등기 등을 하거나 소유권을 취득한 실제소유자 명의로 명의개서를 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증여로 보지 않습니다.
조세 회피 목적에 대한 입증 책임: 법원은 명의신탁이 다른 주된 목적과 아울러 조세 회피의 의도도 있었다고 인정할 수 있다면 조세 회피의 목적을 부인할 수 없다고 보며, 조세 회피 목적이 없었다는 점은 이를 주장하는 자가 객관적이고 납득할 만한 증거자료를 통해 통상인이라면 의심을 품지 않을 정도로 입증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조세 회피는 조세 부과를 회피하는 것은 물론, 조세 징수를 회피하는 것까지 포함합니다.
주금 가장납입 및 유상증자 주식의 명의신탁: 일시적인 차입금으로 주금 납입의 외형만 갖추고 곧바로 납입금을 인출하여 차입금을 변제하는 주금 가장납입의 경우에도, 자금 이동에 따른 현실의 불입이 있다면 주금 납입의 효력은 유효하다고 봅니다. 또한, 명의신탁 증여 의제 규정에도 불구하고 명의신탁자가 여전히 명의신탁 재산의 실질 소유자이므로, 유상증자분 주식에 대한 신주인수권은 실질 소유자에게 귀속되며, 실질 소유자가 명의수탁자 명의로 신주 인수대금을 납입했다면 유상증자분 주식 역시 명의수탁자에게 명의신탁한 것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명의신탁은 조세회피 목적으로 간주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신용 문제나 대출 용이성 등 사업상 필요에 의한 것이라도, 실제로는 조세회피 목적이 부수되어 있다고 판단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명의신탁에 조세회피 목적이 없었음을 입증하려면, 명의신탁 당시뿐만 아니라 장래에도 회피할 조세가 없었음을 객관적이고 명확한 증거로 제시해야 합니다. 단순히 '사업상 필요했다'는 주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특히 국세 체납과 같은 상황에서 재산을 타인 명의로 두는 행위는 조세 징수 회피 목적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인지해야 합니다. 세무당국은 체납자의 재산을 압류하여 국세 징수권의 소멸시효를 중단시킬 수 있으므로, 명의신탁이 이러한 조치를 방해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유상증자를 통해 취득한 주식도 명의신탁된 주식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기존 명의신탁 주식의 실질 소유자가 신주 인수권을 행사하여 타인 명의로 주금을 납입했다면, 이는 새로운 명의신탁으로 보아 증여세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명의를 빌려주는 행위(명의수탁) 역시 명의신탁 증여의제에 따라 증여세를 부담할 위험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