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에게 빌려준 주식과 배당금 반환 요구 사건

원고 A는 연인 관계였던 피고 B에게 자신의 돈으로 매수한 D 주식 8,196주를 빌려주었고, 이후 무상증자로 발생한 2,098주를 포함하여 총 10,294주의 주식과 배당금 13,846,800원을 반환해달라고 청구했습니다. 피고 B는 해당 주식이 증여받은 것이거나 사실혼 관계에서의 공동재산이라고 주장하며 반환을 거부했습니다. 법원은 원고의 주식 대여 사실을 인정하고 피고에게 주식 10,294주 및 일부 배당금 11,320,310원을 반환하도록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피고 B에게 D 주식 8,196주를 빌려준 사람
• 피고 B: 원고 A로부터 D 주식을 빌렸으나, 증여 또는 공동재산이라고 주장하며 반환을 거부한 사람

분쟁 상황

원고 A와 피고 B는 연인 관계였으며, 원고는 2017년부터 2018년에 걸쳐 자신의 자금으로 매수한 D 주식 총 8,196주를 피고의 투자나 D 주식회사 정기주주총회에서의 의결권 행사 등을 위해 피고에게 대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주식은 C나 H 명의의 계좌를 거쳐 피고에게 이전되었습니다. 이후 피고는 D 주식의 무상증자로 2,098주를 추가로 배정받았고,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총 13,846,800원의 배당금을 수령했습니다. 원고는 피고에게 주식 및 배당금 반환을 요청했으나, 피고는 해당 주식이 사실혼 관계 중 증여받은 것이거나 공동재산 관리 차원에서 이전받은 것이라고 주장하며 반환을 거부했습니다. 또한 피고는 원고가 자신의 자금으로 매수한 주식에 대한 배당금 2,526,490원을 부당이득으로 취득했으므로 이를 원고의 배당금 청구에서 상계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분쟁이 발생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원고 A가 피고 B에게 주식을 이전한 행위가 '대여'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증여' 또는 사실혼 관계 해소에 따른 '재산분할' 대상인지 여부. 둘째, 피고 B가 원고 A에게 대여받은 주식 및 그로 인해 발생한 무상증자 주식과 배당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 셋째, 피고 B가 원고 A의 배당금 반환 청구에 대해 자신의 부당이득 반환 채권으로 상계할 수 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제1심 판결을 변경하여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1. 피고는 원고에게 D 주식 10,294주(원금 주식 8,196주와 무상증자로 배정받은 2,098주)에 대해 원고 명의 계좌로 계좌간 대체의 전자등록절차를 이행해야 합니다.
2. 만약 위 전자등록 주식에 대한 강제집행이 불능일 경우, 피고는 원고에게 주식 1주당 22,700원으로 계산한 돈을 지급해야 합니다.
3. 피고는 원고에게 배당금 11,320,31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2023년 5월 5일부터 2024년 7월 26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을 지급해야 합니다.
4. 소송 총비용 중 10%는 원고가, 90%는 피고가 각각 부담합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와 피고가 사실혼 관계였음에도 불구하고 주식 이전이 피고의 투자 및 주주총회 의결권 행사 등 '특정 목적을 위한 대여'임을 인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피고는 원고에게 원금 주식과 무상증자 주식, 그리고 피고의 상계 주장을 일부 받아들인 배당금 잔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반환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 판결에는 다음과 같은 법령 및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1. 민법 제839조의2 제2항 (재산분할청구권)​: 이 조항은 이혼 등의 사유로 혼인이 종료되는 경우 당사자 일방이 다른 일방에 대하여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에서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주식대여계약의 해지로 인한 반환 청구로 보아 사실혼 관계 해소에 따른 재산분할 청구와는 구별되는 별도의 민사 청구로 판단했습니다.
2. 가사소송법 제2조 제1항 제2호 (나)목: 재산분할에 관한 처분은 가정법원의 전속관할로 하는 마류 비송사건으로 분류되지만, 위와 같이 이 사건 청구를 민사상 주식 반환 청구로 판단했기 때문에 가사 비송 절차가 아닌 일반 민사 소송 절차로 다루어졌습니다.
3. 증명책임의 원칙 (대법원 2014. 7. 10. 선고 2014다26187 판결 취지 참조)​: 당사자 사이에 재화의 수수가 있었다는 사실에 다툼이 없더라도, 이를 대여하였다는 주장에 대해 상대방이 다툴 경우, 대여 사실을 주장하는 측(원고)에게 그 증명책임이 있습니다.
4. 대여와 증여의 구분: 재화를 주고받은 두 사람이 연인 관계에 있다고 하여 수수의 원인을 곧바로 증여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재화를 주고받은 경위, 당사자들의 경제 사정 및 구체적 생활 관계, 액수, 반환 의사 유무 등을 종합하여 대여인지 증여인지를 판단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주식 금액이 상당히 크고, 대화 내용에서 반환 의사가 엿보였으며, 피고 개인의 특정 목적(투자, 의결권 행사)을 위해 이루어진 점 등을 고려하여 '대여'로 인정되었습니다.
5. 종류채무의 특성 (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4다37040 판결 취지 참조)​: 주식 반환 의무는 특정물채무가 아니라 종류채무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로부터 차용한 D 주식 4,000주를 직접 보유하고 있지 않더라도, 동일한 종류와 수량의 주식을 반환할 의무를 부담합니다.
6. 부당이득 반환 의무: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이나 노무로 인해 이득을 얻고 그로 인해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이득을 반환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가 피고 소유 주식에 대한 배당금을 수령한 부분은 법률상 원인 없는 이득으로 인정되어 피고의 상계 주장을 일부 받아들였습니다.
7. 지연손해금: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액 산정 시, 민법상 이율(연 5%)과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상 이율(연 12%)이 적용되는 시점이 다릅니다. 이 사건에서는 2023년 5월 5일부터 판결 선고일인 2024년 7월 26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지연손해금 지급이 명해졌습니다.

참고 사항

1. 특수 관계(연인, 부부 등)에서의 금전 또는 재산 거래는 '대여'인지 '증여'인지 불분명하여 분쟁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이러한 거래 시에는 반드시 계약의 목적(대여, 증여, 투자 등)과 반환 조건, 시기 등을 명확히 하여 차용증, 증여 계약서 등의 서면을 작성하거나, 최소한 메시지나 이메일 등을 통해 합의 내용을 명확히 기록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주식과 같은 재산은 가치가 변동될 수 있고, 무상증자나 배당금과 같은 추가 이익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주식을 대여할 때에는 반환 시점의 가치 기준, 신주 배정 시 귀속 주체, 배당금 처리 방식 등에 대해 구체적인 약정을 해두어야 분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3. 사실혼 관계였다고 하더라도 모든 재산 거래가 재산분할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각 거래의 구체적인 경위와 목적에 따라 민사상 대여금 또는 부당이득 반환 청구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합니다.
4. 주식의 소유권이 이전되었더라도 실제 자금의 출처, 대화 내용, 거래의 목적 등 객관적인 증거 자료를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증거들은 대여 또는 증여 여부를 판단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5. 상대방이 채무의 존재를 다투는 경우, 강제집행 불능에 대비하여 전보배상(주식 가액 상당의 금전 지급)을 함께 청구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