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해배상
이 사건은 건물 소유자들(원고들)이 자신들이 분양받은 건물의 하자에 대해, 분양자(C 주식회사)가 재정적으로 어려워 손해배상 책임을 이행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시공사(D 주식회사)를 상대로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1심 법원은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하였고, 이에 원고들은 항소했습니다. 항소심 법원 역시 분양자 C 주식회사가 비록 일부 재정적 어려움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상당한 재산(특히 신탁부동산의 수익권)을 보유하고 있어 '무자력' 상태라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항소심은 원고들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건물을 분양받은 소유자들은 건물에 하자가 발생하자 분양자와 시공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분양자인 C 주식회사의 재정 상태가 악화되었다고 판단한 소유자들은 시공사인 D 주식회사가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분양자와 공동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시공사 D 주식회사는 분양자 C 주식회사가 여전히 충분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무자력' 상태가 아니므로, 자신에게는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건물의 분양자인 C 주식회사가 '무자력' 상태에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였습니다. 집합건물법에 따르면, 분양자가 무자력일 경우 시공자가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되는데, 법원은 C 주식회사의 신탁부동산 수익권 등 재산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무자력 여부를 판단했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이는 분양자 C 주식회사가 무자력 상태라고 인정하기 부족하며, 따라서 시공사 D 주식회사가 원고들에게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1심 판결이 정당하다고 본 것입니다. 항소 비용은 원고(선정당사자)들이 부담하도록 결정되었습니다.
법원은 분양자 C 주식회사의 재무제표상 자산 규모, 부동산 개발 및 임대업 지속 여부, 특히 신탁부동산의 원본가액 대비 잔존 대출원리금을 공제한 후 남는 수익권의 가치 등을 면밀히 검토했습니다. 비록 C 주식회사가 감사인으로부터 의견거절을 받았고, 채무불이행자 명부에 등재되었으며, 일부 예금 채권 압류가 무의미했고, 소액의 부가가치세를 체납한 사실 등이 인정되긴 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C 주식회사의 신탁부동산 수익권이 약 159억 원을 초과하는 상당한 재산 가치를 가지고 있고, 실제 재산가치가 원본가액에 현저히 미치지 못한다는 뚜렷한 자료가 없으며, 신탁수익의 분배 및 정산이 가능한 상황이라는 점 등을 들어 C 주식회사가 '무자력' 상태 또는 이에 준하는 상태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따라서 시공사 D 주식회사가 원고들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질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은 주로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집합건물법)'과 '민법'의 관련 조항을 바탕으로 판단되었습니다.
집합건물법 제9조 제1항: 분양자는 집합건물 공사상의 하자에 대하여 수분양자(건물을 분양받은 사람)에게 담보책임을 집니다. 이는 하자를 보수해주거나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금을 지급할 의무를 의미합니다.
민법 제667조 제2항: 수급인(건설공사의 경우 시공자)은 도급인(분양자)에게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의무를 부담합니다.
집합건물법 제9조 제3항: 이 조항은 분양자에게 회생절차개시 신청, 파산 신청, 해산, 무자력 또는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사유가 있는 경우, 위 민법 제667조 제2항에 따른 시공자의 손해배상책임을 분양자뿐만 아니라 수분양자에게도 직접 지도록 하는 규정입니다. 이는 분양자가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하자보수 책임을 이행할 수 없을 때, 시공자에게 2차적인 책임을 지게 하여 수분양자를 보호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자력' 판단 법리: 법원은 '무자력' 여부를 판단할 때, 단순히 채무자의 재무제표상 수치나 일부 재산에 대한 집행의 어려움만을 가지고 판단하지 않습니다. 실질적으로 재산 가치가 없는 재산은 적극재산에서 제외하지만, 강제집행이나 현금화가 다소 떨어진다는 이유만으로 실질적 가치가 있는 재산을 제외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특히 채권의 경우, 용이하게 변제를 받을 수 있는 확실성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적극재산에 포함시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분양자 C 주식회사의 신탁부동산에 대한 수익권이 비록 신탁되어 있지만 우선수익권자들의 채권액을 공제하고도 여전히 상당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보아, C 주식회사를 무자력 상태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분양자의 재산 상태를 종합적이고 현실적으로 평가하여 '무자력'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법리를 보여줍니다.
건물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 시 분양자가 재정적으로 어려워 보일 경우, 시공사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때 분양자의 '무자력' 여부를 명확하게 입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무자력'을 판단할 때는 단순히 재무제표상의 수치나 감사인의 의견 거절, 채무불이행자 명부 등재와 같은 간접적인 증거뿐만 아니라 실제 회수 가능성이 있는 자산의 가치, 특히 신탁재산의 경우 우선수익권이 설정된 금액을 제외한 실제 수익권의 가치 등을 종합적이고 구체적으로 평가해야 합니다. 신탁된 부동산의 경우, 우선수익자의 권리액을 제외하고도 남아있는 수익권이 상당한 가치를 가질 수 있으므로, 해당 재산의 실질적인 가치를 정확히 산정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일부 대출 연체나 소액의 세금 체납만으로는 즉시 '무자력'으로 인정되기 어려울 수 있으니, 분양자의 모든 재산 상황과 사업 지속 가능성을 면밀히 살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