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권/채무 · 행정
신용보증기금이 채무자의 대출금을 대신 갚아준 뒤, 채무자가 채무 초과 상태에서 다른 채권자에게 항공기에 근저당권을 설정해 준 행위가 자신의 채권을 침해하는 '사해행위'에 해당하는지 다투며 근저당권 설정 계약의 취소를 요구한 사건입니다. 1심에서는 사해행위로 보아 신용보증기금의 청구를 받아들였으나, 항소심에서는 사해행위가 아니라고 판단하여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신용보증기금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2016년과 2017년에 신용보증기금은 소외 교육원의 은행 대출금에 대해 신용보증을 섰습니다. 이후 소외 교육원은 2018년 12월 27일과 2019년 3월 1일에 대출금 이자를 연체하여 기한의 이익을 상실했습니다. 이에 신용보증기금은 2019년 4월 4일과 2019년 5월 15일에 총 8억 5천만 원이 넘는 금액을 대신 갚아주었고, 소외 교육원에 대해 구상금 지급명령을 받아 2019년 11월 7일 확정되었습니다. 한편, 소외 교육원은 2018년 1월 25일 유한회사 H의 채무(10억 원)를 연대보증했으며, 피고 B는 2018년 5월경 소외 교육원으로부터 이 채무에 대한 담보로 항공기에 근저당권을 설정받기로 확약했습니다. 실제로 2018년 8월 24일 항공기에 근저당권 설정 계약이 체결되었고, 2018년 9월 4일 등록이 완료되었습니다. 신용보증기금은 소외 교육원이 채무 초과 상태에서 이 근저당권을 설정해 준 것이 자신의 채권을 해치는 사해행위라고 주장하며 이 계약의 취소와 근저당권 등록 말소를 청구했습니다.
채무자 주식회사 C가 피고 B에게 항공기에 근저당권을 설정해 준 행위가 신용보증기금의 채권을 해치는 '사해행위'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당시 주식회사 C가 채무 초과 상태였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입니다.
항소심 법원은 1심 판결 중 피고에 대한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 신용보증기금의 피고 B에 대한 청구를 기각하며, 소송의 모든 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이는 소외 교육원이 피고 B에게 항공기에 근저당권을 설정해 준 행위가 사해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항소심 법원은 원고 신용보증기금이 제기한 근저당권설정계약 취소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이는 원고가 주장하는 근저당권 설정 당시 채무자인 소외 교육원이 채무 초과 상태였거나, 해당 행위가 사해행위에 해당한다는 점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거나, 피고 B가 사해행위임을 알지 못했다는 피고의 주장이 받아들여진 것으로 보입니다. 결과적으로 피고 B가 소외 교육원으로부터 설정받은 항공기 근저당권은 유효하게 유지됩니다.
본 사건은 '사해행위취소권' 또는 '채권자취소권'과 관련이 있습니다. 이는 민법 제406조(채권자취소권)와 제407조(채권자취소의 효력)에 근거합니다.
민법 제406조(채권자취소권)는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법률행위를 한 때에는 채권자는 그 취소 및 원상회복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라는 것은 채무자가 자기 재산을 감소시켜 채무 초과 상태에 빠지거나 이미 채무 초과 상태에 있는 것을 심화시킴으로써 채권자의 공동 담보에 부족이 생기거나 부족액이 더 늘어나는 것을 인식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재산을 받은 수익자도 채무자의 이러한 사해행위를 알았을 경우(수익자의 악의)에만 사해행위취소가 가능합니다.
민법 제407조(채권자취소의 효력)는 앞서 취소된 행위의 효력이 모든 채권자의 이익을 위하여 있다고 명시하여, 특정 채권자만이 아닌 모든 채권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임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 B가 소외 교육원으로부터 근저당권을 설정받을 당시, 소외 교육원이 채무 초과 상태에 있었는지, 그리고 피고 B가 이러한 사정을 알고 있었는지 여부가 주요 법리 적용의 쟁점이 됩니다. 항소심은 원고가 이러한 요건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첫째, 사해행위취소 소송에서는 채무자의 재산 상태가 중요합니다. 근저당권 등 재산 처분 행위가 이루어질 당시 채무자가 채무 초과 상태였음을 명확하게 입증해야 합니다. 둘째, 채권자취소권 행사를 위해서는 채무자가 채권자들을 해할 의사(사해의사)를 가지고 재산을 처분했다는 점과, 해당 재산을 받은 사람(수익자)이 그러한 사정을 알고 있었음(악의)을 입증해야 합니다. 특히 수익자가 악의를 가지고 있었다는 점은 쉽게 인정되지 않으므로 철저한 증거 수집이 필요합니다. 셋째, 담보를 제공하는 행위가 언제나 사해행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이미 발생한 채무를 담보하기 위한 담보권 설정은 기존 채권에 대한 변제와 동일하게 평가될 수 있어, 다른 채권자들과의 형평성을 해치지 않는 한 사해행위로 보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해당 담보권 설정이 어떤 채무를 담보하기 위한 것이었는지, 그 채무가 언제 발생했는지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면밀히 살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