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 기타 형사사건

내란 음모 등 유죄 판결에 대한 재심 신청 기각 사건

피고인 A, B, C, D, E, F, G는 내란 음모, 내란 선동 및 국가보안법 위반(찬양·고무 등, 이적 표현물 소지·반포 등) 혐의로 기소되어, 수원지방법원에서 내란 음모 등 유죄가 인정되어 징역 4년에서 12년, 자격정지 4년에서 10년의 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서울고등법원에서는 내란 음모죄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으나 내란 선동죄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는 유죄로 인정하여 징역 2년에서 9년, 자격정지 2년에서 7년으로 형량이 감경되었습니다. 대법원은 피고인들과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여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이후 피고인들은 자신들의 확정된 유죄 판결에 대해 재심을 청구했습니다. 재심청구인들은 법원행정처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문건들이 '무죄를 인정할 명백한 증거'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국가정보원 수사관과 전 검사장의 피의사실 공표 및 공무상 비밀 누설, 법원행정처의 재판 배당 조작 의혹 등이 '직무에 관한 죄를 범한 것이 증명된 때'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재심 사유를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재심 법원은 제출된 증거들이 재심 요건인 '명백한 증거'나 '직무 범죄 증명'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피고인들의 재심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분쟁 상황

이 사건은 '내란 음모 등'으로 유죄 판결이 확정된 7명의 피고인이 자신들의 판결에 대해 재심을 청구한 사례입니다. 2014년 피고인들은 내란 음모, 내란 선동 및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최종적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고, 특히 피고인 D는 징역 9년의 중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이후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이 불거지면서 법원행정처의 내부 문건들이 공개되었고, 이 문건들에 재심대상 판결이 당시 정부의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거나 특정 정당 해산 심판 사건에 유리한 근거를 제시하기 위한 정치적 고려 아래 내려졌을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또한 수사 과정에서 국가정보원 수사관이나 전 검사장이 피의사실을 언론에 공표하고 공무상 비밀을 누설하여 재판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도 제기되었습니다. 피고인들은 이러한 정황과 문건들을 근거로 확정된 유죄 판결에 중대한 오류가 있음을 주장하며 재심을 청구했습니다. 그들은 법원행정처 문건이 '무죄 등을 인정할 명백한 증거'에 해당하고, 수사기관의 행위는 '직무에 관한 죄를 범한 것이 증명된 때'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상 재심 사유를 충족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핵심 쟁점

새롭게 발견된 법원행정처 문건들이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에서 정한 '무죄 등을 인정할 명백한 증거'에 해당하는지 여부.
국가정보원 수사관의 피의사실 공표 및 공무상 비밀 누설, 전 검사장의 피의사실 공표 행위가 형법상 직무 범죄에 해당하며 이 직무 범죄가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7호의 재심 사유에 해당할 정도로 증명되었는지 여부.
법원행정처의 재판 배당 조작 의혹이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7호의 재심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재심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재심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 재심 사유에 대하여 (법원행정처 문건): 재심청구인 D, F이 제출한 법원행정처 문건(증 제1~4호증)들은 재심대상 판결 선고 이후에 작성된 것이며, 판결 내용을 요약하고 관련 사건에 미칠 영향 등을 분석한 보고서에 불과하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이 문건들이 재판부가 헌법과 법률에 근거한 법관의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하지 않았다고 볼 만한 내용을 담고 있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이 문건들이 재심대상 판결의 사실인정 자료보다 객관적으로 우위에 있거나, 확정 판결을 그대로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고도의 개연성을 인정할 '명백한 증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재심 사유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7호 재심 사유에 대하여 (국가정보원 수사관 직무 범죄): 국가정보원 수사관의 피의사실 공표 및 공무상 비밀 누설 의혹은 짐작할 만한 사정이 있으나, 구체적인 행위 주체와 경위가 확인되지 않고, 이미 검찰에서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된 사실이 있으므로, 직무 범죄가 확정 판결에 준하여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재심 사유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형사소송법 제422조 단서에 따라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확정 판결을 얻을 수 없는 때에는 재심이 허용되지 않습니다.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7호 재심 사유에 대하여 (전 검사장 직무 범죄): 전 M지방검찰청 검사장 N의 중간 수사 결과 발표는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 제기 이후 또는 공소 제기 당일에 이루어진 것이므로, 형법 제126조의 피의사실공표죄의 구성 요건인 '공판 청구 이전에 피의사실을 공표'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재심 사유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7호 재심 사유에 대하여 (재판 배당 조작): 재심청구인들의 주장만으로는 Q이 배당 조작 등 직권 남용 행위를 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으며, 더구나 Q은 재심대상 판결이나 그 전심 판결, 또는 그 판결의 기초가 된 조사에 관여한 법관도 아니므로 재심 사유가 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결론

재심 법원은 재심청구인들이 주장한 모든 재심 사유가 형사소송법에서 정한 엄격한 재심 개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재심청구를 모두 기각하였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상황에 처했을 때 참고할 수 있는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재심의 엄격한 요건: 유죄가 확정된 판결에 대한 재심은 사법의 안정성을 위해 매우 엄격한 요건 하에서만 허용됩니다. 단순히 판결에 대한 의심이나 불만이 있다고 해서 재심이 개시되는 것은 아니며, 확정 판결을 그대로 유지할 수 없을 정도의 '고도의 개연성'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명백한 증거'의 의미: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에서 말하는 '무죄 등을 인정할 명백한 증거'는 확정 판결의 사실인정에 사용된 증거들보다 경험칙이나 논리칙상 객관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평가될 수 있는 증거여야 합니다. 판결 선고 이후에 작성된 분석 자료나 내부 검토 문건 등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재판의 사실인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 미쳤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명백한 증거'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공무원의 직무범죄 증명: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7호의 재심 사유를 주장하려면, 수사나 판결에 관여한 공무원이 직무에 관한 죄를 범했다는 사실이 유죄의 확정 판결로 증명되거나, 적어도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명확하게 증명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의혹이 제기되거나, 검찰에서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된 사안만으로는 재심 사유가 되기 어렵습니다.
피의사실공표죄의 성립 시점: 형법상 피의사실공표죄는 '공판 청구(기소) 전'에 피의사실을 공표했을 때 성립합니다. 공소 제기 이후에 수사 결과를 발표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피의사실공표죄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