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TA 특혜관세 적용, 제3국 경유 물품 운송 서류 인정 기준 사건

이 사건은 주식회사 A가 중국에서 수입한 물품이 홍콩을 경유했다는 이유로 서울세관장이 관세 및 부가가치세를 부과한 처분에 대해, 아시아태평양 무역협정(APTA) 상의 직접운송 원칙을 충족했음에도 특혜관세가 적용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해당 처분의 취소를 구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APTA 및 관련 국내 규정에서 정한 '통과 선하증권' 제출 의무가 절대적인 것이 아니며, 다른 신뢰할 수 있는 서류로도 직접운송 요건 충족을 증명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일부 세금 부과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주식회사 A (중국에서 물품을 수입하여 관세 및 부가가치세를 부과받은 회사)
• 피고: 서울세관장 (주식회사 A에 관세 및 부가가치세를 부과한 관세 당국)

분쟁 상황

주식회사 A는 중국 광저우 등지에서 생산된 물품을 수입하면서, 지리적 근접성 및 운송 편의를 위해 홍콩항을 경유하여 운송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물품은 홍콩항에서 하역된 후 수일 내에 부산행 선박으로 환적되었고, 물품의 변경이나 가공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서울세관장은 수입신고 시 '수출참가국에서 발행된 통과 선하증권'이 제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APTA에 따른 특혜관세 적용을 거부하고 관세 및 부가가치세를 부과했습니다. 주식회사 A는 이러한 처분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법원에 소를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아시아태평양 무역협정(APTA)에 따른 특혜관세를 적용받기 위해, 중국에서 수입되어 홍콩을 경유한 물품의 '직접운송'을 증명할 때 '수출참가국에서 발행된 통과 선하증권'이 필수적인 서류인지, 아니면 다른 신뢰할 수 있는 대체 서류로도 직접운송 요건을 충족함을 증명할 수 있는지에 대한 해석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제1심 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피고가 원고에게 부과한 관세 및 부가가치세 처분 중 별지 1 목록 기재 순번 1, 2, 5 내지 12, 14 내지 20번의 각 부과처분을 취소했습니다. 이는 해당 물품들이 '통과 선하증권'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직접운송 간주 요건을 충족했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다만, 나머지 항소는 기각하여 순번 3, 4, 13번과 순번 19번 중 일부 물품에 대한 부과 처분은 유지되었습니다. 소송 비용은 원고가 20%, 피고가 나머지를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APTA 및 관련 국내 법령에서 직접운송을 증명하는 서류로 '통과 선하증권'을 명시하고 있으나, 이는 대표적인 증빙 서류의 예시일 뿐 절대적인 필수 요건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지리적 특성이나 운송상의 이유로 통과 선하증권 발급이 어려운 경우, 물품의 동일성이 유지되고 경유국에서 교역이나 가공 없이 단순히 환적되었다는 사실을 다른 신뢰할 수 있는 서류(원산지증명서, 청단, 선하증권, 상업 송품장 등)로 증명할 수 있다면 직접운송 원칙을 충족하는 것으로 보아 특혜관세를 적용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APTA 부속서 II(APTA 원산지 규정) 제1조 및 제5조 (직접운송 원칙): APTA는 다른 참가국으로부터 직접 운송된 원산지 요건 충족 상품에 대해 특혜 양허를 적용하며, 제5조는 비참가국을 통과하는 경우에도 지리적 또는 운송상의 이유, 경유국에서의 비거래/비소비, 정상 상태 유지를 위한 작업 외 다른 작업 없음 등의 요건을 충족하면 직접운송으로 간주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2. APTA에 의한 물품의 원산지 증명 및 검증 운영절차 제9조 및 관세법 시행규칙 제8조 제3항 (직접운송 증명 서류): 이들 규정은 직접운송 증명 서류로 '수출참가국에서 발행된 통과 선하증권', '원산지증명서', '상업 송품장 원본', 그리고 '직접운송 요건 준수 증명 보충 서류'를 명시합니다. 법원은 이 중 '통과 선하증권'이 필수서류를 한정적으로 열거한 것이 아니라, 관세 당국이 신빙성을 높게 보는 대표적인 증빙서류의 예시로 보아야 한다고 해석했습니다. 이는 개별 운송 조건과 상황에 맞춰 적합한 증빙 자료를 제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포괄적인 '보충 서류' 조항(제4호)의 존재를 근거로 합니다.3. 관세법 제229조 제3항: 이 조항은 기획재정부령으로 직접운송의 원칙에 관한 세부 사항을 규정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됩니다. 법원은 이 사건 규칙 제8조 제3항이 이 위임 범위 내에서 납세자 편의와 관세 행정의 효율을 고려한 대표적 서류의 예시적 규정으로 보았습니다.4. 신뢰보호의 원칙 및 소급과세금지의 원칙: 행정청의 공적인 견해 표명을 신뢰하고 행동한 경우, 그 신뢰가 보호되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직접운송 간주 요건을 충족하는 증명서류가 충분히 제출되지 않은 물품에 대해서는 신뢰보호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1. 운송 경로의 특수성 증명: 중국 내륙에서 홍콩과 같은 인접 대규모 무역항을 경유하는 것이 일반적인 운송 관행이거나 통과 선하증권 발급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이러한 지리적 혹은 운송상의 이유를 구체적으로 증명할 자료를 준비해야 합니다.2. 대체 증명 서류 확보: 통과 선하증권이 없더라도, 원산지증명서, 청단(중국 내륙세관 및 홍콩세관 제출용 화물적재명세서), 일반 선하증권, 상업 송품장 등 물품의 최초 운송부터 최종 목적지까지의 경로, 환적 과정, 물품 동일성 유지 여부를 신뢰성 있게 증명할 수 있는 다양한 서류를 확보하고 제출해야 합니다.3. 물품 동일성 유지 증명: 경유국에서 물품이 거래되거나 소비되지 않았으며, 하역, 재선적 등 정상적인 상태 유지를 위한 작업 외에 추가적인 가공이나 변경이 없었음을 컨테이너 번호, 씰 번호, 수량 일치 여부, 시간 경과 등을 통해 구체적으로 증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컨테이너 번호나 씰 번호가 일치하지 않더라도 그 이유를 설명하고 다른 증거로 물품의 동일성을 입증할 수 있어야 합니다.4. 과거 행정 관행 활용: 과거에 유사한 상황에서 세관이 특혜관세를 적용해주었거나, 관련 지침 및 매뉴얼에 따라 통과 선하증권 없이도 직접운송이 인정되었던 사례가 있다면 이를 증거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5. 무역 계약 조건 파악: 'FOB 홍콩' 또는 'FCA'와 같은 무역 계약 조건이 통과 선하증권 발급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계약 조건을 명확히 파악하고 이에 따라 운송 증빙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