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진통 산모의 제왕절개 지연과 신생아 저산소증 손해배상 사건

이 사건은 조기진통을 겪던 산모의 자녀(원고)가 태어난 후 겪게 된 질병이 병원 의료진의 과실로 인한 것이라며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원고 측은 첫 번째 병원에서 제왕절개술을 지연하고 자궁수축억제제를 투여한 과실, 산모와 태아에 대한 경과 관찰 소홀, 전원 조치의 부적절함과 정보 제공 미흡, 그리고 설명의무 위반이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두 번째 병원에서는 응급 제왕절개술을 지연하고, 원고 출생 후 저산소성 뇌허혈증에 대한 조치가 미흡했으며, 설명의무를 다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양 병원 의료진 모두에게 과실이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첫 번째 병원의 진료는 당시 산모와 태아의 상태, 의학적 지침을 고려할 때 합리적인 재량을 벗어난 것이 아니었고, 두 번째 병원에서의 제왕절개 지연 및 신생아 처치 또한 응급 상황의 판단과 의학적 기준에 부합했다고 보았습니다. 특히 설명의무 위반 주장에 대해서는 당시 태아였던 원고가 주장할 수 없으며, 산모에게 설명해야 할 의무도 의료진의 판단 영역에 속하거나 중대한 결과 발생의 개연성이 없어 환자의 자기결정권이 문제 되지 않는 사항으로 보았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미성년자, 소송의 주체): 출생 후 저산소성 뇌허혈증 등 질병을 앓고 있는 아동. 그의 부모인 B와 C가 법정대리인으로서 소송을 진행하였습니다.
• 피고 D, E, F (의사들): 원고의 산모를 진료했던 의료진. 주로 피고 F의 진료 행위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 피고 의료법인 G (의료기관): 원고의 산모를 진료했던 병원의 법인. 피고 의사들이 소속된 병원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의 산모는 임신 35주 3일째에 조기진통으로 피고 의료법인 G 소속의 피고 D, E, F 의사들이 근무하는 병원('피고 제1병원')에 내원했습니다. 내원 직후 태아의 심박동수가 일시적으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으나, 피고 F은 조산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자궁수축억제제를 투여하여 분만을 지연시키는 치료를 선택했습니다. 약 10시간 동안 자궁수축억제제를 투여했음에도 진통이 억제되지 않자, 피고 F은 미숙아 및 저체중아 출생에 대비하여 상급 의료기관인 '피고 제2병원'으로 산모를 전원 시켰습니다. 피고 제2병원에서는 산모가 오전 10시 30분경 식사를 했다는 정보(산모는 물 몇 모금만 마셨다고 주장)에 따라 마취의 안전을 위해 금식 시간을 확보한 후 오후 5시 55분경 제왕절개술을 시행했습니다. 원고는 출생 직후 전신 청색증, 호흡곤란, 산소포화도 저하 등의 증상을 보였으나, 별도의 인위적인 조치 없이 수분 내에 상태가 호전되었습니다. 그러나 출생 3일째부터 경련을 보이기 시작했고, 저산소성 뇌허혈증 등의 진단을 받게 되자, 원고 측은 피고 의료진들의 의료 과실로 인해 이러한 결과가 발생했다며 총 1,484,294,764원 및 지연손해금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첫 번째 병원 의료진 (피고 F)이 자궁수축억제제 투여로 제왕절개술을 지연하고, 경과 관찰을 소홀히 하며, 전원 조치를 부적절하게 하였는지 여부.
2. 첫 번째 병원 의료진이 산모에게 적절한 설명의무를 다하지 않아 산모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는지 여부.
3. 두 번째 병원 의료진이 응급 제왕절개술을 불필요하게 지연시켰는지 여부.
4. 두 번째 병원 의료진이 원고의 출생 직후 호흡곤란 및 저산소성 뇌허혈증에 대한 조치를 미흡하게 하여 증상을 악화시켰는지 여부.
5. 두 번째 병원 의료진이 산모에게 적절한 설명의무를 다하지 않았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원고의 항소와 항소심에서 확장된 청구를 모두 기각합니다. 항소 비용은 원고가 부담합니다.

결론

법원은 첫 번째 병원과 두 번째 병원 의료진 모두에게 의료 과실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첫 번째 병원에서는 임신 35주 3일의 조기진통 산모에게 자궁수축억제제를 투여하여 분만을 지연시킨 것이 태아의 발달을 고려한 의학적 재량 범위 내에 있었다고 보았습니다. 태아 심박동의 일시적 이상 소견만으로는 즉각적인 제왕절개가 필요한 태아곤란증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산모와 태아에 대한 경과 관찰과 상급병원으로의 전원 조치도 적절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두 번째 병원에서의 제왕절개술 지연에 대해서는 산모가 오전 10시 30분에 식사를 했다는 정보에 따라 마취의 안전을 위해 8시간 금식 후 수술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당시 태아의 상태가 분초를 다투는 급박한 응급 상황이 아니었으므로 과실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원고 출생 후의 호흡곤란에 대한 조치 미흡 주장에 대해서는, 원고의 호흡부전 상태가 별도의 처치 없이 수분 내에 빠르게 자발적으로 회복되었으므로 즉각적인 추가 조치가 필요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설명의무 위반 주장에 대해서는, 당시 태아였던 원고는 설명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를 할 주체가 아니며, 산모에 대한 설명의무도 환자의 자기결정권이 문제 되는 경우에 한정되는데, 이 사건의 경우 의료진의 의학적 판단 영역에 속하는 사항이었으므로 설명의무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하여 적용된 법령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민사소송법 제420조: 이 법원의 판결 이유 중 기초사실 부분에서 '제1심판결의 제1항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고 언급되었습니다. 이는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의 기초사실 인정을 그대로 받아들일 때 인용하는 조항입니다.
2. 의사의 주의의무와 과실: 의료진은 진료를 할 때 당시의 의학 수준에 비추어 전문 직업인으로서 요구되는 최선의 주의의무를 다해야 합니다. 과실이 인정되려면 의료행위가 당시의 의료 수준과 경험칙상 합리적인 의학적 판단의 재량 범위를 벗어나 환자에게 위해를 가했다는 점이 입증되어야 합니다.

• 산모 및 태아 관리: 임신 주수 35주 3일은 조산 중 '후기 조기분만'에 해당합니다. 법원은 이 경우 분만아가 정상 분만아에 비해 사망률과 유병률이 높으며, 발달 장애 등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산모와 태아 상태가 양호하고 급박한 경우가 아니라면 자궁수축억제제 등으로 임신 유지를 시도하는 것이 의학적으로 타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 태아곤란증 판단: 태아심박동수 변화만으로는 태아곤란증을 단정하기 어렵고, 지속시간이 짧고 간헐적인 경우 태아의 안녕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태아곤란증'과 '안심할 수 없는 상태'의 태아심박동 양상을 구별하여 판단했습니다.
• 경과 관찰: 자궁경부 소실도, 자궁경관 개대도 등은 내진검사를 통해서 알 수 있는데, 조산 우려 시 내진을 자주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의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추가 내진검사를 하지 않은 것을 과실로 보지 않았습니다. 활력징후 및 태아심박동수 측정 등 통상적인 경과 관찰도 충분하다고 판단했습니다.
• 전원 조치: 미숙아 및 저체중아 출생이 예상될 때 집중 치료가 가능한 상급 의료기관으로 전원하는 조치는 적절했다고 보았습니다. '응급 제왕절개술'이 반드시 분초를 다투는 급박한 상황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만삭 전의 계획되지 않은 분만을 의미할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했습니다.

1. 설명의무 위반의 법리: 의사의 설명의무는 수술 등 침습을 가하는 의료행위 또는 사망 등 중대한 결과 발생이 예측되는 의료행위와 같이 환자에게 '자기결정에 의한 선택'이 요구되는 경우를 대상으로 합니다. 따라서 환자에게 발생한 결과가 의사의 침습행위로 인한 것이 아니거나, 환자의 자기결정권이 문제 되지 않는 사항에 관한 것은 위자료 지급 대상으로서의 설명의무 위반이 문제 될 여지가 없다는 대법원 판례(대법원 1995. 4. 25. 선고 94다27151 판결)를 인용했습니다.

• 이 사건에서는 당시 태아였던 원고가 설명의무 위반을 주장할 수 없으며, 산모에게 조기진통 시 임신 유지 여부 선택은 의료진의 의학적 판단 영역이고 원고의 현재 상태가 피고 F의 치료 선택으로 발생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므로 설명의무 위반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의료 분쟁 상황에서 참고할 수 있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조기진통 및 제왕절개 시기: 임신 34주 이후 37주 미만은 '후기 조기분만'에 해당하며, 이때 태어난 신생아도 만삭아에 비해 사망률과 유병률이 높을 수 있습니다. 산모와 태아의 상태가 양호하다면 의료진은 자궁수축억제제를 사용하여 임신을 유지하려 할 수 있으며, 이는 반드시 과실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2. 태아 심박동 이상: 태아 심박동수의 일시적인 서맥이나 빈맥은 태아의 움직임 등 생리적인 반응일 수 있습니다. '태아곤란증'은 태아 심박동 양상에 근거한 진단이며 즉각적인 분만을 요구하는 반면, '안심할 수 없는 상태'는 추적 관찰을 통해 조산보다는 임신 유지를 시도할 수 있습니다. 단순한 일시적 이상 소견만으로 의료진의 즉각적인 응급 제왕절개 지연을 과실로 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3. 환자 전원 시 정보 제공: 병원 간 전원 시 진료의뢰서에 환자의 주요 상병명, 진료 목적 등을 정확히 기재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전원 당시 분초를 다투는 급박한 응급 상황이 아니라면, 진료의뢰서에 모든 세부 정보가 상세히 기재되지 않았다고 하여 과실로 인정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4. 수술 전 금식: 제왕절개술 등 마취가 필요한 수술 전에는 안전을 위해 충분한 금식 시간이 필요합니다. 환자가 물 이외의 음식물을 섭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더라도, 의료 기록에 식사 기록이 있다면 의료진은 해당 정보에 따라 금식 원칙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환자는 수술 전 음식 섭취 여부에 대해 의료진에게 정확히 알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5. 신생아 출생 직후 처치: 출생 직후 신생아에게 호흡곤란 등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상태가 자발적으로 빠르게 회복된다면 즉각적으로 양압환기나 기도삽관과 같은 인위적인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의료진은 신생아의 회복 양상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처치합니다.
6. 설명의무의 주체와 범위: 설명의무는 주로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침습적인 의료행위나 중대한 결과 발생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 환자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설명을 요구합니다. 따라서 태아는 설명의무의 직접적인 주체가 될 수 없으며, 의료진의 의학적 판단 영역에 속하는 사항이나 환자의 자기결정권이 문제되지 않는 사항에 대해서는 설명의무 위반이 인정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