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A 주식회사가 공정거래위원회가 자신을 포함한 8개 밀가루 제조·판매 회사들에 내린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 처분에 불복하여 제기한 소송입니다. 이들 8개사는 2000년부터 2006년까지 밀가루의 국내 판매량 또는 생산량을 제한하고 가격을 인상하며 판매 장려금을 폐지 또는 축소하기로 합의한 담합 행위를 했습니다. 대법원 환송 후 열린 재판에서 법원은 A 주식회사의 청구를 기각하며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A 주식회사는 정보교환 금지명령의 위법성, 과징금 산정 과정의 위법성(위반행위 종기, 획일적 부과기준율 적용, 과징금 불균형, 관련매출액 공제)을 주장했으나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A 주식회사를 포함한 8개 밀가루 제조·판매 사업자들은 2000년 2월 1일부터 2006년 2월 28일까지 국내 밀가루 시장에서 공동으로 담합 행위를 했습니다. 이들은 밀가루의 국내 판매량 또는 생산량을 제한하고 밀가루 가격을 인상하며 밀가루 판매 시 지급하는 장려금을 폐지 또는 축소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당시 밀가루 시장은 상위 3개 업체가 약 75%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는 과점적 시장이었으며 원고 등 8개사의 시장점유율은 최근 3~4년간 거의 변동이 없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러한 행위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을 위반한 부당한 공동행위로 보고 2006년 4월 13일 원고 등 8개사에 대해 시정명령, 공표명령 및 과징금 납부명령을 부과했습니다. 원고는 이 처분 중 정보교환 금지명령과 과징금 납부명령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여 법정 다툼이 시작되었습니다.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공정거래위원회의 정보교환 금지명령이 특정성·구체성을 갖추지 못했고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인지 여부입니다. 둘째 과징금 산정 과정에서 원고의 위반행위 종기 시점 판단, 획일적인 부과기준율 적용의 부당성, 다른 회사들과의 과징금 현저한 불균형 문제, 특정 거래처에 대한 매출액을 관련매출액에서 공제해야 하는지 여부가 다루어졌습니다.
법원은 원고 A 주식회사의 청구를 기각하고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명령이 적법하다고 판결했습니다. 소송 총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결정되었습니다.
재판부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정보교환 금지명령이 부당한 공동행위를 시정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에 해당하며 명확성 및 구체성 원칙과 비례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과징금 산정의 적법성에 대해서는 A 주식회사가 다른 사업자에게 합의 탈퇴 의사를 명시적으로 알리지 않았고 합의 목적에 반하는 독자적인 행위를 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위반행위 종기가 피고의 심의일인 2006년 2월 28일이라고 보았습니다. 또한 위반행위의 중대성에 따른 부과기준율은 획일적으로 적용될 수 있으며 A 주식회사의 가담 정도는 임의적 조정과징금 산정 시 이미 반영되었음을 지적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과징금 부과액이 법령상 상한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결정되었으므로 다른 회사들과의 균형을 상실하여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수 없으며 대량 구매처에 대한 매출액 역시 관련매출액에 포함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A 주식회사의 모든 주장을 기각하고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이 적법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률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제2조 제1호 (사업자의 정의)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부당한 공동행위의 금지)
공정거래법 제21조 (시정조치)
공정거래법 제22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9조 (과징금)
구 과징금부과 세부기준 등에 관한 고시 (공정거래위원회 고시)
첫째 밀가루와 같이 국민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필수 품목에 대한 가격 담합은 공정거래법상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로 간주되어 엄중한 제재와 높은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으므로 유사한 시장 지배력을 가진 기업들은 담합 행위에 연루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둘째 사업자 간 가격, 생산량, 판매량 등 민감한 시장 정보의 교환은 담합의 증거가 될 수 있으므로 '시장을 통한 정보수집'을 제외한 일체의 정보교환 행위는 경쟁 제한 목적으로 오해받을 수 있어 지양해야 합니다. 셋째 담합 행위에서 벗어나려면 단순히 내부적으로 경쟁사 접촉을 금지하는 것을 넘어 다른 참여 사업자들에게 합의 탈퇴 의사를 명확히 표명하고 합의에 반하는 독자적인 가격 책정 등 실질적인 경쟁 행위를 시작해야만 위반행위 종기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넷째 과징금 산정 시 위반행위의 중대성 정도에 따라 부과기준율이 획일적으로 적용되며 개별 사업자의 가담 정도나 매출액 등은 임의적 조정과징금 산정 시 감경 사유로 참작될 뿐 기본적인 부과기준율 적용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담합 대상이 된 제품 전체의 매출액이 관련 매출액으로 산정되며 특정 대량 구매처에 대한 매출액이라 할지라도 담합 행위의 영향을 직간접적으로 받았다면 과징금 산정의 대상이 되는 관련 매출액에 포함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