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원고 A는 피고 B(하도급업체)에 고용되어 덕트배관 공사 현장에서 이동식 비계(PT 아시바)를 이용해 작업하던 중 비계가 밀리면서 추락하여 심각한 부상을 입었습니다. 이에 원고는 사용자 책임이 있는 피고 B과 도급인 책임이 있는 피고 C(원도급업체)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으며, 국민연금공단은 원고에게 지급한 장애연금에 대한 대위권을 행사하여 소송에 참여했습니다. 법원은 피고 B의 안전배려의무 위반을 인정했으나, 원고의 과실도 일부 인정하여 피고 B의 책임을 65%로 제한했습니다. 반면 피고 C에 대한 청구는 도급인으로서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하지 않았고 비계의 점유자도 아니라고 보아 기각했습니다. 국민연금공단의 대위권 행사 청구도 피고 B에 대한 책임 비율 65% 범위 내에서 인용되었습니다.
피고 C은 D 주식회사로부터 'F공사'를 도급받아 '덕트배관 제작공사'를 G에 하도급하고 'H 공사'를 피고 B에게 하도급했습니다. 원고 A는 2019년 3월 20일 피고 B과 근로계약을 맺고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근무했습니다. 2019년 3월 22일, 원고는 약 3m 높이의 덕트배관 상부 보온·함석 작업을 마친 후 이동식 비계(PT 아시바)를 이용해 내려오던 중 비계가 바깥 방향으로 밀리면서 덕트배관과 비계 사이 공간으로 추락하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이 사고로 원고는 제2요추 방출형 불안정 골절, 마미 신경 손상, 발기부전 등 영구적인 장해를 포함한 심각한 상해를 입었습니다. 사고 당시 비계는 최상단 발 받침대에 안전난간이 없었고 하부에는 바퀴 없이 아웃트리거만 설치되어 있었으며 추락 방지 안전조치가 미흡했습니다. 원고는 피고 B에게 사용자로서의 안전배려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을, 피고 C에게는 도급인으로서의 안전관리 의무 위반 및 비계 점유자로서의 책임을 물어 손해배상을 청구했으며 국민연금공단은 원고에게 지급한 장애연금에 대한 대위권을 행사하여 피고들에게 구상금을 청구했습니다.
피고 B(사용자)의 안전배려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 여부 및 범위, 피고 C(도급인)의 구 산업안전보건법상 산업재해 예방 조치 의무 위반 및 비계 점유자로서의 책임 여부, 손해배상액 산정 시 근로자의 과실상계 비율 및 근로복지공단과 국민연금공단의 보험급여 공제 방식(특히 '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 적용 여부) 그리고 국민연금공단의 대위권 행사 범위.
제1심 판결을 변경하여 피고 주식회사 B는 원고에게 266,327,466원 및 그중 149,059,988원에 대하여는 2019. 3. 22.부터 2022. 4. 21.까지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나머지 117,267,478원에 대하여는 2019. 3. 22.부터 2023. 7. 13.까지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또한 피고 주식회사 B는 독립당사자참가인에게 6,561,587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10. 22.부터 2023. 7. 13.까지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 및 독립당사자참가인의 피고 주식회사 B에 대한 나머지 청구와 피고 주식회사 C에 대한 청구는 각 기각한다.
법원은 피고 B이 원고의 사용자로서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인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하여 사고가 발생했다고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원고 또한 비계의 발 받침대를 제대로 밟지 못하는 등 스스로 안전을 도모해야 할 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고 보아 피고 B의 손해배상 책임을 65%로 제한했습니다. 피고 C에 대해서는 이 사건 비계의 점유자로 볼 증거가 없고 공사 진행 및 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지휘·감독했다고 볼 수 없어 도급인으로서의 책임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모든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국민연금공단의 대위권 행사 시에도 '공제 후 과실상계' 법리를 적용하여 피고 B이 배상할 금액은 장애연금액 중 피고 B의 책임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제한되었습니다.
사용자의 안전배려의무 및 손해배상책임(민법 제750조, 756조 관련 신의칙상 부수적 의무):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따라 근로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할 보호의무(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하며 이를 위반하여 근로자가 손해를 입으면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합니다. 사고의 업무 관련성과 예측 가능성이 인정될 경우 책임이 부과됩니다(대법원 1999. 2. 23. 선고 97다12082 판결, 대법원 2001. 7. 27. 선고 99다56734 판결 참조). 과실상계(민법 제763조, 제396조): 손해의 발생 또는 확대에 피해자 본인의 과실이 있을 경우 법원은 이를 참작하여 손해배상액을 감경할 수 있습니다. 도급인의 사용자책임(민법 제756조): 도급인은 원칙적으로 수급인의 일에 관하여 제3자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없습니다. 그러나 도급인이 수급인의 일의 진행과 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지휘·감독하여 실질적으로 사용자와 피용자의 관계와 같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사용자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3다78372 판결, 대법원 2017. 9. 21. 선고 2017다223538 판결 등 참조).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 제1호(현행법 제63조): 동일한 장소에서 사업의 일부를 분리하여 도급을 주어 하는 사업의 사업주는 그가 사용하는 근로자와 수급인의 근로자가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 발생하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피고 C의 관리 사업장이 아니고 피고 C의 근로자와 피고 B의 근로자가 함께 작업하는 경우에도 해당하지 않아 이 조항은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되었습니다. 보험 급여의 공제 방식('공제 후 과실상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7조, 국민연금법 제114조): 근로복지공단이나 국민연금공단이 제3자의 불법행위로 인해 재해 근로자에게 보험 급여를 지급한 경우 제3자(가해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이때 보험급여 중 재해 근로자의 과실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공단이 재해 근로자를 대위할 수 없으며 이는 근로복지공단 등이 종국적으로 부담합니다. 따라서 재해 근로자가 제3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때 같은 성질의 손해액에서 먼저 보험 급여를 공제한 다음 과실상계를 하는 '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으로 손해배상액을 산정해야 합니다(대법원 2022. 3. 24. 선고 2021다241618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국민연금법 제67조 제1항: 장애연금은 연금가입자가 입은 장애가 계속되는 동안 장애 정도에 따라 지급되는 것으로서 장애로 인한 일실수입손해를 전보하는 기능을 가집니다.
작업 현장에서 이동식 비계 등 안전 장비는 법적 기준(안전난간, 전도방지 장치 등)을 충족하는지 작업 높이에 적정한지 철저히 확인해야 합니다. 안전고리 체결을 위한 수평구명줄 등 추락 방지 시설이 반드시 설치되어야 합니다.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구체적인 작업 지시뿐만 아니라 작업 환경에 맞는 충분한 안전 교육을 제공하고 안전 수칙 준수 여부를 감독해야 합니다. 사고 발생 시 근로자 본인의 안전 수칙 미준수 등 과실이 인정될 경우 손해배상액이 줄어들 수 있으므로 작업 시 개인 안전에 최대한 유의해야 합니다. 도급인은 수급인의 작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지휘·감독하지 않는 한 일반적으로 수급인 근로자의 사고에 대한 사용자 책임은 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산업안전보건법상 도급인의 책임을 지는 특정 상황(동일 장소에서 작업 시 산업재해 예방 조치 의무 등)이 있을 수 있으므로 계약 내용과 실제 작업 상황을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 산재보험이나 국민연금 등의 보험 급여를 받은 경우 손해배상액 산정 시 '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이는 보험 급여액에서 먼저 피고의 책임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제외하고 남은 손해액에 대해 근로자의 과실 비율을 적용하는 방식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