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A구역 재개발 학교용지부담금 부과 취소 사건

A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조합은 공동주택 752세대를 신축하는 재개발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이에 부산광역시 동구청장은 사업시행인가일 기준 기존 세대수 285세대를 제외한 467세대의 증가를 전제로 총 1,256,101,350원의 학교용지부담금을 부과했습니다. 원고 조합은 이 부과 처분이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취소를 청구했습니다. 조합은 학교용지부담금 산정 시 기존 세대수 기준 시점의 오류, 학교용지법의 명확성 결여, 그리고 취학 인구가 감소하여 학교 신설의 수요가 없는 지역임에도 부담금을 면제하지 않은 것은 재량권 일탈·남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기존 세대수 기준 시점과 법령의 명확성 원칙 위배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사업부지 인근 학교들의 취학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했고 기존 학교의 수용 능력이 충분하며 장래 학교 신설 수요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학교 신설 수요가 없는데도 학교용지부담금을 부과한 것은 행정청의 재량권을 벗어난 것으로 위법하다고 보아 부과처분을 취소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A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조합: 부산 동구 B 일대에서 도시환경정비사업을 시행하여 공동주택을 신축하는 주체이자 학교용지부담금 부과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입니다.
• 부산광역시 동구청장: A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조합에 학교용지부담금을 부과한 행정기관이자 피고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인 A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조합은 2008년 9월 11일 설립인가를 받아 부산 동구 지역에서 도시환경정비사업을 시행해 왔습니다. 2012년 5월 2일 공동주택 788세대를 신축하는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후, 2015년 10월 19일 신축 세대수를 752세대로 감축하는 변경인가를 받았습니다. 피고인 부산광역시 동구청장은 2018년 2월 28일 최초로 학교용지부담금을 부과했으나, 산정 기준 위법으로 취소되었습니다. 이후 피고는 여러 차례 학교용지부담금을 재부과했으나, 기존 납부금 임의 공제, 기존 세입자 미공제, 분양가격 산정 위법 등 다양한 사유로 모두 법원에서 취소되거나 무효 확인 판결을 받았습니다. 결국 2021년 10월 20일, 피고는 467세대 증가를 전제로 1,256,101,350원의 학교용지부담금을 다시 부과했습니다. 원고 조합은 이 5번째 부과처분 역시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그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여 이 사건 분쟁이 발생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학교용지부담금 산정 시 '기존 세대수'의 기준 시점을 '정비구역지정 공람공고일'로 보아야 하는지 아니면 '사업시행인가일'로 보아야 하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학교용지 확보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학교용지법') 등에 학교용지부담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세대수의 의미와 기준시점, 세대별 공동주택 분양가격의 산정방법 등에 관한 구체적인 규정이 없어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학교용지법 제5조 제5항 제2호에 따라 '최근 3년 이상 취학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학교 신설의 수요가 없는 지역'에서 개발사업을 시행하는 경우 학교용지부담금을 면제할 수 있는데, 피고가 이를 면제하지 않고 부담금을 부과한 것이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부산광역시 동구청장이 2021년 10월 20일 원고인 A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조합에 대해 부과한 학교용지부담금 1,256,101,350원의 처분을 취소합니다.

결론

법원은 학교용지부담금 부과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비록 학교용지부담금 산정 시 기존 세대수의 기준 시점 문제나 법령의 명확성 원칙 위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이 사건 사업부지 인근 학교들의 취학 인구가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지속적으로 감소한 사실, 공동주택 준공 이후 학생 수가 일부 증가했으나 이는 과거 수용 능력에 미치지 못하며 각 학교의 수용 능력이 한계에 이르렀다고 볼 자료가 없는 점, 부산광역시 교육청도 현재 인근 학교의 증설 또는 감축, 통폐합 계획이 없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학교 신설 수요가 없다고 판단되는 지역에서 학교용지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은 부담금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최소한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고 부과의 필요성 및 상당성이 인정되지 않아 비례의 원칙에 어긋나므로, 행정청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이라고 판시했습니다. 이에 따라 부과된 학교용지부담금은 취소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학교용지 확보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학교용지법') 및 행정소송법에 따라 판단되었습니다.

1. 학교용지법 제5조 제1항 및 제5조의2 제1항: 개발사업으로 인해 주택을 분양하는 자에게 학교용지부담금을 부과·징수할 수 있음을 규정합니다. 이는 주택건설로 늘어나는 초·중·고등학교 학교용지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부담금으로, 원인자부담금 및 수익자부담금의 성격을 가집니다.
2. 학교용지법 제5조 제5항 제2호: '최근 3년 이상 취학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학교 신설의 수요가 없는 지역에서 개발사업을 시행하는 경우'에는 시·도지사가 학교용지부담금을 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이는 임의적 면제 규정으로, 행정청의 재량행위에 해당합니다.
3. 행정소송법 제30조 제1항 (확정판결의 기속력)​: 행정처분을 취소하는 확정판결은 해당 행정청을 기속하여 그 취지에 따라 행동해야 할 의무를 지웁니다. 다만, 종전 처분과 다른 사유로 새로 처분을 하는 것은 기속력에 저촉되지 않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기존 세대수'의 기준 시점을 '사업시행인가일'로 정한 것이 이전 판결의 기속력에 따른 것으로 보았습니다.
4. 명확성 원칙: 조세나 부담금의 부과 요건과 징수 절차는 법률로 명확하게 규정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관련 법령의 입법 취지와 체계, 교육부 해석례 등을 통해 그 의미가 분명해질 수 있다면 명확성 결여로 볼 수 없다는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5. 재량권 일탈·남용: 학교용지부담금 부과 및 면제는 재량행위이므로, 법령이 정한 한계를 벗어나거나 비례·평등원칙 등에 위배되면 위법하게 됩니다. 특히 부담금관리 기본법 제5조 제1항은 부담금이 설치 목적 달성에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안에서 부과되어야 하며, 부과의 필요성과 상당성이 인정되어야 함을 명시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학교 신설 수요가 없다고 판단되는 상황에서의 부담금 부과는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참고 사항

도시환경정비사업 등 개발사업으로 인해 학교용지부담금이 부과될 경우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참고하여 대응할 수 있습니다.

1. 취학 인구 및 학교 현황 분석: 부담금 부과 처분 시 해당 지역의 '최근 3년 이상 취학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했는지, 그리고 인근 학교들의 '학생 수용 능력'이 충분한지(최대 수용 가능 학생 수, 학급 수 등)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를 충분히 확보해야 합니다. 이는 부담금 면제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2. 교육청 및 지자체 의견 활용: 사업시행인가 당시 또는 부과 처분 시점에 교육청이나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학교 신설 또는 증설의 필요성이 없다'는 의견을 제시한 기록이 있다면 이를 재량권 남용 주장의 강력한 근거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3. 기존 학교의 과거 수용 능력 비교: 현재 학생 수가 과거(예: 10년 전) 해당 학교가 수용했던 학생 수보다 적다면, 설령 최근 학생 수가 소폭 증가했더라도 학교 신설 수요가 없다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4. 다른 개발사업의 영향 분리: 인근에 여러 개발사업이 동시에 진행되는 경우, 각 사업으로 인한 취학 수요 증가 기여 비중을 명확히 구분하여 해당 사업으로 인한 순수한 학교 신설 수요가 미미함을 주장해야 합니다.
5. 부과 기준의 일관성 확인: 학교용지부담금 산정 기준(예: 기존 세대수 산정 시점, 분양가격 산정 방식)에 대해 행정청이 과거에 일관되지 않은 태도를 보였거나, 유사 사례에서 다른 기준을 적용했다면 이를 지적하며 처분의 위법성을 다툴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