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구조조정에 반대하며 선전 방송과 유인물을 배포한 직원의 정직 처분 사건

이 사건은 직원이 회사의 구조조정 방침에 반대하며 회사와 경영진을 비난하는 내용의 선전 방송을 하고 유인물을 부착하여 정직 4주의 징계를 받은 것에 대해 징계 무효 확인을 구한 사건입니다. 1심에서는 직원의 주장을 받아들여 징계가 무효라고 판단했으나, 항소심에서는 직원의 행동이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의 범위를 넘어섰고 회사의 징계 재량권 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직원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현대중공업 소속 직원으로, 회사의 구조조정 방침에 반대하는 선전 방송과 유인물 부착 행위를 하여 회사로부터 징계를 받은 사람입니다.
• 피고: 현대중공업 주식회사로, 경영상의 어려움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하며 직원에게 징계 처분을 내린 회사입니다.

분쟁 상황

현대중공업은 2014년 11월부터 과장급 이상 성과연봉제 도입, 희망퇴직 빙자 정리해고 단행, 여직원 대상 정리해고, 해양배관 제작운영부 외주화 등 구조조정을 진행했습니다. 이에 대해 노동조합 집행부와 대의원인 원고 직원은 회사의 일방적인 구조조정에 반대하며 노사협의를 제안하고 피케팅 활동을 펼쳤습니다.

원고 직원은 2015년 3월 11일부터 4월 29일까지 총 12회에 걸쳐 회사 문화관 또는 게이트 앞에서 '여성 조합원을 버린다면 회사는 바로 여러분들한테 정리해고의 칼날을 들이댐', '머리에 똥 밖에 있지 않은 경영자들', '살인을 자행하는 소외 1 사장', '낙하산으로 내려온 사장' 등의 선전 방송을 했습니다.

또한 2015년 4월 7일 생산기술 1관 현관 등에 '노동자를 짐승 취급 소외 1은 퇴진해! 뭐하노 빨리!!' 등의 문구가 담긴 유인물을 부착했습니다.

회사는 2015년 5월 19일 인사위원회에서 위와 같은 행위들이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직장 질서 문란, 시설물 훼손 등에 해당한다며 정직 8주의 징계를 결정했습니다. 원고 직원의 재심 요청 후 2015년 6월 3일 정직 4주의 징계 처분이 확정되었고, 이에 원고 직원이 징계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회사의 구조조정 반대 행위가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 직원의 선전 방송 및 유인물 내용이 명예훼손 등 징계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 그리고 회사의 정직 4주 징계 처분이 징계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인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항소심 법원은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 직원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이는 회사 측의 정직 4주 징계 처분이 유효하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결론

법원은 직원의 선전 방송 및 유인물 부착 행위가 회사의 경영상 결단인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것으로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내용 또한 사실을 왜곡하거나 인신공격적 표현을 사용하여 회사의 명예와 신용을 손상시켰으므로 수단의 정당성도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징계 절차에 하자가 없었고, 징계의 종류(정직 4주)가 해고나 강격에 비해 가벼운 점 등을 고려할 때 징계가 재량권 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서는 주로 단체협약, 취업규칙 및 근로기준법상 징계의 정당성 원칙이 적용되었습니다. 법원은 다음과 같은 법리와 판단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1. 징계 사유의 정당성: 직원이 회사의 취업규칙(제21조 복무사항 위배, 제70조 제1항, 제10항 회사의 승인 없는 사익에 반하는 불순 유인물 등 부착 금지)을 위반하여 선전 방송과 유인물 부착 행위를 한 것이 징계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사실과 다른 내용의 유포, 경영진에 대한 모욕적 표현, 회사 명예 및 신용 손상 등이 사규 위반으로 보았습니다.
2. 노동조합 활동의 정당성 범위: 대법원 판례(2014. 8. 20. 선고 2011두25746 판결 등)에 따르면 정리해고나 구조조정의 실시 여부는 경영주체의 고도의 경영상 결단에 속하며,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나 합리적 이유 없이 불순한 의도로 추진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노동조합이 그 실시 자체를 반대하기 위한 쟁의행위는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 법원은 회사의 구조조정이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순한 의도로 추진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직원의 행위가 목적의 정당성을 잃었다고 보았습니다.
3. 수단의 정당성: 쟁의행위는 목적이 정당하더라도 수단과 방법이 사용자의 재산권과 조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직원의 선전 방송 및 유인물 내용이 사실을 왜곡하고 인신모독적인 표현을 사용하여 임원의 명예를 훼손하고 회사의 명예나 신용을 손상시키는 수준에 이르렀으므로, 법원은 수단의 정당성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4. 징계 재량권의 일탈·남용: 대법원 판례(2012. 9. 27. 선고 2010다99279 판결 등)에 따라 징계 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남용한 것인지 여부를 판단했습니다. 법원은 직무의 특성, 비위 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의 목적과 제반 사정(징계 사유의 횟수 및 내용, 침해되는 법익, 징계의 종류가 해고나 강격에 비해 가벼운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정직 4주의 징계 처분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참고 사항

회사의 경영상 판단에 따른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경우, 해당 구조조정이 합리적 이유 없이 부당한 의도로 추진되는 것이 명백하지 않다면 해당 활동의 목적 정당성이 인정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노동조합 활동이라 하더라도 선전 방송이나 유인물 내용에 사실을 왜곡하거나 과장하고, 경영진에 대한 인신공격적 표현을 사용하여 명예를 훼손하는 것은 수단의 정당성을 잃어 징계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직장 내 선전 활동 시에는 내용의 진실성과 표현의 수위, 그리고 허가 여부 등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특히,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서 정한 복무 규정이나 사내 시설물 이용 규정 등을 준수해야 합니다. 징계 절차상 하자가 없는 경우, 징계 사유의 정당성과 징계 양정의 적정성(과도한 징계가 아닌지)이 주로 다투어지므로, 사규 위반 행위의 경중과 반복성 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