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주식과 토지 대금 미지급 갈등 사건

이 사건은 C 주식회사(구 F 주식회사)의 전 대표이사였던 원고 A가 피고 B 주식회사에게 주식 양도 대금과 진입로 토지 매매 대금을 지급하라고 청구한 사건입니다. 원고는 자신이 보유했던 C 주식 및 매형과 숙모가 보유했던 주식에 대한 양도 대금과 진입로 토지 대금을 피고에게 요구했습니다. 피고는 원고와의 합의서가 이미 해제되었거나, 원고가 주식양도계약서 작성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으므로 대금 지급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원고의 주식양도계약서 작성·교부 의무와 피고의 대금 지급 의무가 동시이행 관계에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피고의 계약 해제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최종적으로 피고는 원고로부터 주식양도계약서를 받음과 동시에 27억 2천만 원을 지급하고, 추가로 2021년 12월 31일이 도래하면 10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C 주식회사(과거 F 주식회사)의 전 대표이사로, C 주식의 64.5%를 보유하고 있었고, 나머지 35.5%는 매형 D과 숙모 E이 보유함.
• 피고 B 주식회사: 원고로부터 C 주식의 양도 대금 및 진입로 토지 매매 대금을 지급하라는 청구를 받은 회사.
• C 주식회사(F 주식회사): 원고 A가 대표이사로 재직했던 골재 채취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
• G: 2018년 원고와 법인 양도·양수 계약을 체결했던 인물.
• J 주식회사 및 L 주식회사: G이 지정하여 원고로부터 주식 64.5%를 양도받은 회사들.
• D 및 E: 원고 A의 매형과 숙모로, C 주식 35.5%를 보유하고 있던 주주들.

분쟁 상황

원고 A는 자신이 대표이사로 있던 C 주식회사(F 주식회사)의 발행 주식 67,726주를 J 및 L 주식회사에 양도하는 계약을 2018년 8월 9일에 체결하고 매매 대금 10억 원을 수령했습니다. 이후 원고와 피고 B 주식회사는 2019년 4월 5일 '합의서'를 작성하여 원고가 C 주식 37,274주(매형 D과 숙모 E이 보유하던 주식)를 피고 또는 피고가 지정하는 자에게 양도하고, 피고가 원고에게 총 37억 원의 주식 대금과 2천만 원의 진입로 토지 매매 대금을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이 합의서에는 주식 대금 중 5억 원은 주식양도계약서 작성과 동시에, 10억 원은 2019년 12월 31일에, 12억 원은 2020년 12월 31일에, 나머지 10억 원은 2021년 12월 31일에 지급하기로 명시되었습니다. 그러나 주식양도계약서 작성 및 대금 지급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분쟁이 발생했고,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미지급된 주식 대금과 토지 매매 대금의 지급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피고는 원고의 주식양도계약서 작성·교부 의무 불이행으로 인해 계약이 해제되었다고 주장하며 대금 지급 의무가 없다고 맞섰습니다.

핵심 쟁점

1. 원고와 피고가 2019년 4월 5일 작성한 '합의서'가 주식양도의 효과를 발생시키는 물권적 합의인지, 아니면 별도의 주식양도계약서 작성을 예정한 채권계약인지 여부.
2. 피고의 주식 대금 및 진입로 토지 매매 대금 지급 의무가 원고의 주식양도계약서 작성·교부 의무와 동시이행 관계에 있는지, 선이행 관계에 있는지 여부.
3. 피고가 주장한 이행지체, 이행거절, 묵시적 합의해제에 따른 계약 해제가 적법한지 여부.

법원의 판단

1. 피고는 원고로부터 C 주식회사가 발행한 보통주식 37,274주에 관한 주식양도계약서를 작성·교부받음과 동시에 2,720,000,000원을 지급하라.
2. 피고는 원고로부터 위 주식양도계약서를 작성·교부받은 다음 2021년 12월 31일이 도래하면 1,000,000,000원을 지급하라.
3.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한다.
4. 소송비용 중 1/5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5.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결론

법원은 원고와 피고 사이의 합의서가 주식 양도의 효과를 별도의 주식양도계약서 작성 시점까지 유보한 채권계약으로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원고가 주식양도계약서를 작성·교부할 의무와 피고의 주식 대금 및 진입로 토지 매매 대금 지급 의무가 동시이행 관계에 있음을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피고가 주장한 계약 해제 사유(이행지체, 이행거절, 묵시적 합의해제)는 모두 받아들이지 않아, 피고에게 주식 양도 대금과 토지 매매 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최종적으로 판단했습니다. 다만, 원고의 주식양도계약서 작성·교부가 선행되거나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조건을 명시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상법 제337조 제1항 (주권발행전 주식의 양도)​: 주권발행 전 주식의 양도는 지명채권의 양도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여 당사자 의사표시만으로 효력이 발생합니다. 다만, 회사가 성립하거나 신주 납입기일 후 6개월이 지나야 회사에 대하여 효력을 주장할 수 있으며, 주주명부상 명의개서는 주주가 회사에 대해 권리를 행사하기 위한 '대항요건'에 불과합니다. 본 판례에서는 원고와 피고의 합의서가 주식 양도의 효과 발생을 별도의 주식양도계약서 작성 시점까지 유보한 '채권계약'으로 해석되었고, 실제 주식 양도는 '별도의 물권적 합의(주식양도계약서 작성·교부)'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2. 민법 제460조 (변제제공의 방법)​: 변제는 원칙적으로 채무 내용에 따라 '현실적으로 제공'해야 합니다. 다만, 채권자가 미리 변제를 받지 않겠다고 거절하거나, 채무 이행에 채권자의 협조가 필요한 경우에는 변제 준비를 통지하고 수령을 요청하는 '구두 제공'으로도 충분합니다. 법원은 피고의 금전 지급 의무는 채권자의 수령 행위 외에 다른 협력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에 해당하므로, 단순히 계좌에 잔고가 있음을 알리거나 구두 통지하는 방식의 이행 제공은 적법하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3. 동시이행 항변권: 쌍무계약에서 서로 대가적인 의미를 가지는 채무들 사이에 인정되는 권리로, 한쪽 당사자가 자신의 채무를 이행하거나 이행 제공을 할 때까지 상대방의 채무 이행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 법원은 원고의 주식양도계약서 작성·교부 의무와 피고의 주식 대금 27억 원 및 진입로 토지 매매 대금 2천만 원 지급 의무가 동시이행 관계에 있다고 보았습니다.
4. 계약 해제 관련 법리 (이행지체, 이행거절, 묵시적 합의해제)​: 계약 해제는 법정 해제(채무불이행 등)와 합의 해제로 나뉩니다. 법정 해제 중 '이행지체'는 상대방이 자신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때, 최고(이행 촉구)를 하고 그래도 이행하지 않으면 해제할 수 있습니다. '이행거절'은 상대방이 미리 이행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백히 표시한 경우 최고 없이 해제할 수 있지만, 그 의사가 분명해야 합니다. '합의해제'는 계약 당사자 쌍방이 기존 계약의 효력을 없애기로 합의하는 새로운 계약으로,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가능하지만, 묵시적 합의해제를 인정하려면 쌍방이 계약을 실현할 의사가 없거나 포기할 의사가 있었다는 점이 분명해야 합니다. 본 판례에서 법원은 피고가 주장한 이행지체, 이행거절, 묵시적 합의해제에 대한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주장을 모두 기각했습니다.

참고 사항

1. 계약 내용의 명확화: 주식 양도를 포함하는 계약을 체결할 때는 단순히 '합의서'라는 제목보다는 '주식양도계약서'와 같이 계약의 성격을 명확히 하고, 주식 양도의 효과가 언제 발생하는지(예: 합의서 작성 시점 또는 별도의 양도계약서 작성 시점)를 구체적으로 기재해야 합니다.
2. 동시이행 및 선이행 의무 확인: 계약서에 각 당사자의 의무 이행 순서(선이행, 동시이행)를 명확히 정해야 합니다. 동시이행 관계에 있는 의무의 경우, 상대방이 자신의 의무를 이행하거나 이행을 제공하기 전까지는 본인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도 이행지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3. 금전 지급 의무의 '현실 제공': 금전 지급 의무는 단순히 계좌에 잔고가 있거나 구두로 지급 의사를 통보하는 것만으로는 적법한 '이행 제공'으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법원은 원칙적으로 '현실 제공'을 요구하므로, 실제로 돈을 제공하거나 상대방이 수령을 거부할 경우 공탁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4. 계약 해제 요건의 엄격성: 계약 해제는 매우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행지체로 인한 해제의 경우 상대방의 이행 제공이 전제되어야 하고, 이행거절로 인한 해제는 이행 거절 의사가 명백하고 종국적으로 표시되어야 합니다. 또한 묵시적 합의 해제는 단순히 장기간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만으로는 인정되기 어려우며, 쌍방이 계약을 실현할 의사가 없거나 포기할 의사가 있었다고 볼 만한 분명한 사정이 있어야 합니다.
5. 선이행 의무의 동시이행 전환: 선이행 의무라도 그 이행기가 도과하면, 특별한 약정이 없는 한 다른 의무와 동시이행 관계에 놓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행기가 지난 경우에도 원래의 이행 순서를 고수할 것이 아니라 동시이행을 준비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