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중소기업기술개발지원사업에 참여하여 정부 출연금을 지원받은 회사가 과제 종료 후 특별점검으로 인해 출연금 용도 외 사용을 이유로 출연금 환수 처분과 사업 참여 제한 처분을 받게 되자, 해당 처분들이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출연금 환수 처분은 적법하다고 보았으나, 3년의 사업 참여 제한 처분은 재량권 남용에 해당하여 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주식회사 A는 2017년 중소기업기술혁신개발사업의 하나인 'B' 과제에 참여하여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으로부터 5억 원의 정부 출연금을 지원받는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과제는 2019년에 실패로 판정되었으나, 2021년 성실성검증위원회에서 '성실 수행'으로 판정받아 참여 제한 및 출연금 환수가 면제될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2022년 특별점검 결과, 과제 종료 시점 직전 단기간에 집행된 재료비 57,706,840원이 사업과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는 용도 외 사용으로 판단되었습니다. 이에 진흥원은 2023년 7월 21일, 정부지분율에 해당하는 출연금 43,580,205원을 환수하고 원고 등에 대해 3년간 사업 참여를 제한하는 1차 통지를 했습니다. 원고가 이에 이의신청을 하자, 진흥원은 2023년 11월 8일 납부 기한과 참여 제한 기간을 일부 변경하는 내용으로 기존 처분을 유지하는 2차 통지를 하였고, 원고는 이 처분이 부당하다며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피고가 원고에게 통보한 2차 처분이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원고가 정부 출연금을 사업 용도 외로 사용했다는 처분 사유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피고가 원고에게 내린 3년간의 사업 참여 제한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으로 위법한지 여부입니다.
법원은 피고가 원고에게 한 3년의 중소기업기술개발지원사업 참여 제한 처분을 취소합니다. 하지만 원고의 나머지 청구, 즉 43,580,205원에 대한 출연금 환수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소송 비용은 원고와 피고가 각자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법원은 주식회사 A가 정부 출연금을 용도 외로 사용한 사실은 인정하여 출연금 환수 처분은 정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그 출연금 규모, 사용 경위, 이미 성실 수행 판정을 받았던 점, 그리고 갑작스러운 처분으로 인한 회사의 불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3년의 사업 참여 제한 처분은 지나치게 과중하여 재량권을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보아 이를 취소했습니다. 이 판결은 행정처분 시 재량권 행사의 범위와 신뢰 보호 원칙의 중요성을 보여줍니다.
이 판결에는 주로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우선, 「중소기업기술혁신 촉진법」 제31조 제1항 제4호는 출연금을 사용 용도 외로 사용한 경우 기술혁신 촉진 지원사업의 참여를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32조 제1항은 이러한 사유를 출연금 환수 사유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행정법규 위반에 대한 제재 조치는 위반자의 고의나 과실 여부와 상관없이 객관적 사실에 근거하여 부과될 수 있다는 원칙을 따릅니다. 따라서 원고가 출연금을 용도 외로 사용한 객관적인 사실이 인정되는 이상, 환수 처분 자체는 적법하다고 본 것입니다. 그러나 참여 제한 처분에 대해서는 「중소기업기술혁신 촉진법 시행령」 제20조 제2항 [별표 2]가 용도 외 사용 금액이 해당 연도 사업비의 20% 이하인 경우 '3년 이내'의 제한 기간을 두도록 하여 행정청의 재량 행위임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재량권을 행사할 때 비례의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즉, 처분으로 달성하려는 공익과 당사자가 입게 되는 불이익을 비교·교량해야 한다는 「행정기본법」 제18조 및 제19조의 원칙을 적용하여, 원고의 비난 가능성이 낮고 과제 성실 수행 판정 등 여러 정성적 요인을 고려했을 때 3년의 참여 제한은 지나치게 과중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행정청의 명확한 불복 방법 고지에 대한 당사자의 신뢰를 보호해야 한다는 신뢰보호의 원칙도 이 사건 2차 통지가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으로 인정되는 근거 중 하나로 작용했습니다.
정부 지원 사업에 참여하는 경우 다음과 같은 점들을 유의해야 합니다. 첫째, 사업비 집행은 협약 및 관련 지침에 따라 철저히 관리해야 하며, 사업 계획서에 명시된 비목별 용도에 맞게 사용하고 모든 지출에 대한 증빙 자료를 명확하게 보관해야 합니다. 둘째, '성실 수행' 판정이 반드시 모든 종류의 제재를 면제하는 것은 아님을 인지해야 합니다. 특히 출연금의 '용도 외 사용' 여부는 별도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셋째, 행정기관의 통보 내용 중 불복 방법에 대한 고지를 주의 깊게 확인하고, 만약 통보 내용이 모호하거나 신뢰에 반하는 경우 적극적으로 이의를 제기하고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신속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넷째, 용도 외 사용 금액의 비율이나 사용 경위 등 정상 참작 사유가 있다면 이를 적극적으로 소명하여 참여 제한 기간 등 제재 수위가 과도하지 않도록 주장할 필요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