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D회사 주주들이 회사 정기주주총회에 자기주식 취득을 포함한 여러 의안을 상정할 것을 제안했으나 D회사가 이를 주주총회 결의사항이 아니라고 판단하여 거부했습니다. 이에 주주들은 의안 상정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고, 법원은 자기주식 취득이 주주총회 결의사항이라는 판단 아래 주주들의 신청을 받아들였습니다.
코스피 상장법인인 D회사의 주요 주주들(A, B, C회사)이 D회사의 2023년 정기주주총회에 자기주식 취득 등 7개의 의안을 제안했습니다. D회사는 일부 의안(자기주식 취득)이 주주총회 결의사항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상정을 거부했고, 이에 주주들은 해당 의안을 주주총회에 상정하도록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주권상장법인의 자기주식 취득이 상법에 따라 주주총회 결의사항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자본시장법의 특례 규정에 따라 이사회 결의사항으로 주주총회 결의가 배제되는지 여부가 쟁점이었습니다.
채무자인 D회사는 2023년 3월 개최 예정인 정기주주총회에서 채권자들이 제안한 자기주식 취득 의안을 상정하고, 주주총회일 2주 전에 주주들에게 해당 의안을 기재하여 소집 통지 또는 공고를 해야 합니다. 신청 비용은 채무자가 부담하도록 결정되었습니다.
법원은 자본시장법 제165조의3 제3항이 상법 제341조 제2항의 적용을 완전히 배제하는 특별조항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자본시장법 조항은 상법 조항과 중첩적으로 적용되어 주권상장법인의 경우 정관으로 정하지 않아도 이사회 결의로 자기주식을 취득할 수 있도록 허용함으로써 의사결정 기관의 범위를 넓히는 취지로 해석했습니다. 자기주식 취득이 주주의 이익과 직결되는 점, 상법 개정 및 자본시장법 정비의 목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주주총회 결의를 배제할 특별한 이유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채권자들이 상법상 주주제안 요건을 충족하며 회사가 의안 상정을 거부했으므로 보전의 필요성도 인정되어 신청을 인용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주로 상법과 자본시장법이 관련되었습니다.
상법 제341조 제2항 (자기주식 취득): 이 조항은 회사가 자기주식을 취득할 경우 미리 주주총회의 결의로 취득할 수 있는 자기주식의 종류, 수 및 총액의 한도 등을 결정해야 함을 원칙으로 규정합니다. 다만 정관으로 이사회 결의로 이익배당을 할 수 있다고 정하는 경우에는 이사회 결의로써 주주총회 결의를 대신할 수 있다는 단서가 있습니다. 이는 자기주식 취득이 원칙적으로 주주총회 결의사항임을 밝히는 일반 조항입니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자본시장법) 제165조의3 제3항 (주권상장법인의 자기주식 취득 특례): 이 조항은 상법 제341조 제2항에도 불구하고 이사회의 결의로 자기주식을 취득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법원은 이 조항이 상법 제341조 제2항을 완전히 배제하는 특별 조항이 아니라, 주권상장법인의 경우 정관에 특별히 정하지 않아도 이사회 결의로 자기주식을 취득할 수 있도록 허용하여 의사결정 기관의 범위를 넓히는 취지로 해석했습니다. 즉, 상법의 일반 조항과 자본시장법의 특례 조항이 중첩적으로 적용된다는 입장입니다.
상법 제542조의6 제2항 (주주제안권): 주권상장법인의 의결권 없는 주식을 제외한 발행주식 총수의 0.5% 이상에 해당하는 주식을 6개월 이상 계속하여 보유한 주주는 주주총회에 상법 제363조의2에 따른 의안을 제안할 수 있음을 규정합니다. 이는 소수 주주라도 중요한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제도입니다.
상법 제363조의2 (주주제안): 주주가 주주총회에 의안을 제안하는 절차와 방법에 관한 일반적인 규정입니다.
자본시장법 제165조의2 제2항 (특례규정의 우선 적용): 이 조항은 주권상장법인에 대한 특례 규정이 상법 제3편에 우선하여 적용한다고 규정합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특례 규정과 관련된 모든 경우에 상법 일반 규정의 적용을 배제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일차적으로 적용한다는 원론적인 의미로 보았습니다. 따라서 개별 특례 조항과 일반 조항의 내용이 전면적으로 배치되는 경우에만 특례 조항이 일반 조항에 우선하여 적용되고, 그 외에는 상호 보완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주권상장법인의 주주는 의결권 없는 주식을 제외한 발행주식 총수의 0.5% 이상을 6개월 이상 계속 보유하면 상법에 따라 주주총회에 의안을 제안할 수 있습니다. 회사가 주주 제안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할 경우, 해당 주주는 법원에 의안 상정 가처분 신청을 통해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자기주식 취득과 같은 주주의 이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안은 원칙적으로 주주총회 결의사항으로 다루어집니다. 상법에 예외적으로 이사회 결의로 갈음할 수 있다는 단서가 있더라도, 이는 주주총회 결의를 완전히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의사결정 기관의 범위를 확장하는 중첩적 적용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법률 조항을 해석할 때 ‘~에도 불구하고’라는 문구가 있다고 해서 항상 일반 조항이 완전히 배제된다고 볼 수는 없으며, 해당 특례 조항의 문언, 조문 형식, 다른 유사 조항과의 비교, 입법 취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특례 조항과 일반 조항의 관계를 판단해야 합니다. 특히 법률 문구가 '~할 수 있다'는 표현을 사용하는 경우, 이는 선택적이고 양립 가능한 해석의 여지를 남기는 경우가 많으며, '~하여야 한다'는 의무를 부과하여 일반 조항의 배제에 더 가깝게 해석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