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현장 교량 보수 작업 중 추락 사망 사건

교량 보수 작업 중 4명의 근로자가 추락하여 사망한 사고와 관련된 항소심 판결입니다. 원수급업체 현장대리인, 하수급업체, 재하도급업체 대표, 현장 작업자들에게 업무상과실치사 및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가 적용되었으며, 대부분의 피고인들은 유죄 판결을 받고 형량에 대한 항소도 기각되었습니다. 다만, 교량 보수작업 현장대리인 A에 대해서는 과실 및 사고와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가 유지되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교량 보수 작업 현장대리인. 과실과 사고 사이의 인과관계 부족으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 피고인 B: 교량점검시설 설치공사의 원수급업체 현장대리인. 하수급업체 관리 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은 과실이 인정되어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 피고인 C: 하수급업체 (법인으로 추정). 위법한 재하도급을 통해 구조적 문제를 발생시킨 것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 피고인 D: 재하도급업체 대표. 원수급업체 현장대리인의 관리 부실 하에 재하도급을 받아 공사를 진행하다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 피고인 E: 현장 작업자. 부실시공을 직접 수행한 것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 피고인 F: 현장 작업자. 부실시공을 직접 지시한 것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 피해 근로자들: 교량점검시설 추락 사고로 사망한 4명의 근로자.

분쟁 상황

이 사건은 2018년 5월 교량 보수 작업 중 발생한 추락 사고입니다. 사고 당일 4명의 근로자들이 G교의 교량점검시설 P3지점에서 작업하던 중, 약 80kg의 발전기를 들고 이동하다 교량점검시설이 붕괴하여 20미터 아래로 추락, 모두 사망했습니다.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앵커볼트 설치 작업 과정에서 교량 슬래브 내부 철근으로 인해 앵커볼트가 정상적으로 설치될 수 없었음에도, 현장 관계인에게 보고되지 않은 채 앵커볼트를 절단하고 설치한 부실시공으로 추정됩니다. 이 과정에서 하수급업체 현장대리인 P이 퇴사한 후 새로운 현장대리인이 선임되지 않은 상태로 공사가 진행되었고, 하수급업체가 N에 불법 재하도급을 주었으며, 작업자 F이 E에게 지시하여 부실시공을 수행하는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습니다. 또한, 피해 근로자들이 발전기까지 들고 이동하여 교량점검시설 경사형 출입계단의 설계하중인 300kgf를 초과하는 약 380kg의 총 하중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제기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피고인 A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 및 과실과 추락 사고 사이의 인과관계 인정 여부.
2. 피고인 B의 하수급업체 및 현장 작업자들에 대한 관리 감독 책임 소홀로 인한 과실 및 추락 사고 사이의 인과관계 인정 여부.
3. 피고인 B, C, D, E, F에게 선고된 원심 형량(피고인 B, D, E: 각 금고 1년, 피고인 C: 징역 1년 6월, 피고인 F: 금고 1년 6월)이 과도하여 부당한지 여부 (양형 부당 주장).

법원의 판단

항소심 법원은 다음과 같이 결정했습니다.

1. 검사의 피고인 A에 대한 항소(사실오인 주장)는 기각되어, 피고인 A는 원심의 무죄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 A가 피해자들이 현장에 투입될 것을 미리 알았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안전수칙 교육 의무의 근거도 불분명하며, 과실이 인정되더라도 사고와의 인과관계를 합리적으로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시설의 부실시공 가능성이 인과관계 판단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2. 피고인 B의 항소(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는 기각되어, 피고인 B는 원심의 유죄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 B가 원수급업체 현장대리인으로서 하수급업체 현장대리인 P의 퇴사 사실을 알고도 새로운 대리인을 선임하지 않은 채 현장을 방치하고, 불법 재하도급을 인지하지 못한 관리 부실이 사고의 원인인 부실시공으로 이어졌다고 판단했습니다.
3. 피고인 B, C, D, E, F의 양형 부당 주장은 모두 기각되어, 원심에서 선고된 형량(피고인 B, D, E: 각 금고 1년, 피고인 C: 징역 1년 6월, 피고인 F: 금고 1년 6월)이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들의 이윤 추구와 관리 감독 소홀, 부실시공으로 4명의 근로자가 사망한 중대한 피해를 야기한 점 등을 불리한 정상으로 보았고, 피해자 측 과실도 일부 인정했지만 전체적인 양형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습니다.

결론

항소심 법원은 피고인 A의 무죄를 확정하고, 피고인 B, C, D, E, F에 대한 유죄 및 원심 형량을 그대로 유지하여 검사 및 피고인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업무상 과실치사 (형법)​: 업무상 필요한 주의를 게을리하여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에 적용되는 죄목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건설 현장에서 안전 관리 및 감독의 의무를 다하지 않아 4명의 근로자들이 사망한 것에 대해 피고인들에게 이 혐의가 적용되었습니다. 주의의무 위반과 사망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가 형사 책임을 묻는 중요한 쟁점이 됩니다.
2.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건설공사의 하도급 제한 규정 등을 위반한 경우에 적용됩니다. 이 사건에서 하수급업체인 피고인 C가 불법적인 재하도급을 통해 사고의 구조적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판단되어 이 혐의가 적용되었습니다. 이 법은 건설 공사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고 건설 산업의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한 규제들을 담고 있습니다.
3. 공동정범 (형법 제30조)​: 2인 이상이 공동으로 죄를 범한 때에는 각자를 그 죄의 정범으로 처벌한다는 규정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원수급업체 현장대리인, 하수급업체 관계자, 재하도급업체 대표, 현장 작업자 등 여러 피고인의 각기 다른 과실 행위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4명의 근로자 사망이라는 하나의 중대한 결과를 야기했다고 보아 이 규정이 적용되었습니다.
4. 주의의무: 사회생활상 요구되는 타인의 생명, 신체, 재산 등에 대한 침해를 방지하기 위해 기울여야 할 일반적인 의무를 의미합니다. 건설 현장에서는 현장대리인, 공사 관리자 등에게 작업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주의의무가 부과됩니다. 여기에는 작업 현장 확인, 안전 수칙 교육, 불법 하도급 관리, 설계 및 시공 기준 준수 감독 등이 포함됩니다.
5. 인과관계: 특정 행위(과실)가 특정 결과(사망)를 발생시켰다는 논리적 연결을 의미합니다. 형사 책임이 성립하려면 과실과 결과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합니다. 피고인 A의 경우, 과실이 인정되더라도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시설의 부실시공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 등으로 인해 인과관계가 합리적으로 입증되지 않아 무죄가 유지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건설 현장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점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철저한 현장 관리 감독: 건설 현장, 특히 고위험 작업이 이루어지는 곳에서는 원수급업체는 물론 하수급업체의 현장 대리인 유무와 실제 역할을 철저히 확인하고 관리 감독해야 합니다. 현장 대리인이 변경되거나 부재할 경우 즉시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2. 불법 재하도급 방지: 건설 산업에서는 불법적인 재하도급이 만연하여 안전 관리의 사각지대를 만들 수 있습니다. 도급인은 수급인의 재하도급 여부를 면밀히 확인하고, 불법 재하도급이 발생하지 않도록 계약 및 관리 체계를 확립해야 합니다.
3. 설계 및 시공 기준 준수: 교량점검시설과 같은 구조물 설치 시 설계 하중 및 시공 지침을 엄격히 준수해야 합니다. 철근 등 기존 구조물과의 간섭이 발생하면 임의로 변경하거나 부실하게 시공해서는 안 되며, 반드시 현장 관계자에게 보고하여 적절한 공법 변경이나 보강 조치를 거쳐야 합니다.
4. 작업 환경 및 장비 관리: 작업 현장에 투입되는 인원 및 장비의 총 중량을 항상 고려하여 설계 하중을 초과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특히 이동식 장비를 사용할 경우 안전한 운반 및 배치 계획을 수립하고, 작업 중 불필요한 집중 하중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합니다.
5. 안전 교육 및 수칙 준수: 추락 위험이 있는 고소 작업 시에는 안전벨트 착용 등 기본적인 안전 수칙에 대한 교육을 철저히 하고, 모든 작업자들이 이를 준수하도록 감독해야 합니다. 작업 전 위험성 평가를 통해 잠재적 위험 요소를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